GV60 마그마 행사에 참석해주신 마스터님과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갖던 중,
부족한 글 실력이지만 예전에 사내 게시판에 적었던 글이 생각나 테드에 올려봅니다.

이 글을 쓸 당시에는 GV60 마그마가 나오리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었는데, 
어쩌면 당시에 느꼈던 그 GV60의 감성이 첫 마그마의 차종으로 선택된 이유라는 생각도 듭니다.

독백하듯이 쓰다보니 경어로 쓰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일: 2021-10-25
제목: 나의 첫 차 e46 M3와 GENESIS GV60의 평행 이론

IMG_4234.png

BMW e46 M3, 2000년대 초반 차를 좋아했던 고등학생 모두에게 꿈이었던 그 이름.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서 까라라랑! 하는 특유의 깡통 차는 배기 사운드를 내며 내 눈 앞을 지나던 그 차는,
부드러운 e46 3시리즈의 기본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두툼한 전후면 범퍼, 부풀어진 오버 휀더, 가운데 쪽으로 가깝게 배치된 쿼드 머플러를 갖고 있었다.
푸르스름한 제논 헤드램프와 절도있게 작동하는 LED 리어 콤비 램프는 은은한 저먼 실버 컬러와 만나 차체의 곡선을 마음껏 드러내며 우아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뽐냈고, 그 당시 고등학생이던 나에게 꿈과 전설로 자리잡게 되는 건 시간 문제였다.
그리고 수 년이 흘러 사회인이 되고, 삶이 무료할 때쯤 내게 피로 회복제가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고,
우연히 다시 압구정 거리에서 만난 그 차는 나에게 학생 시절의 꿈을 상기시켜주었으며,
무엇에 홀린 듯이 끌어당겨져 어느새 나의 첫 차가 되어 있었다.

IMG_4235.png

IMG_4236.png

꿈꿔왔던 차를 소유하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하고 멋진 일이었지만 막상 가져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것이 더 숨겨져 있었다.

이 차는 빠르기만 한 차가 아니었고, ‘하이 퍼포먼스’이면서 동시에 '럭셔리 쿠페’였던 것이다.
살짝 들어올리는 방식의 독특한 손잡이를 열고 들어간 실내는 검정색 스웨이드로 감싸진 천장, 
노멀 e46 3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던 아기 피부 같은 가죽시트,
우드가 아닌 리얼 알루미늄 트림, 그리고 M 모델 전용의 타원형 룸미러 등 지금의 M 모델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급감을 갖고 있었고,
심지어 전동식 리어커튼도 있었으며 그 화룡점정은 하만카든의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었다.

IMG_4237.png

IMG_4238.png

IMG_4239.png

IMG_4240.png

처음으로 책이 아닌 CD를 사기위해 교보문고에 가서 EDM CD들을 인기 차트 1-5위까지 5장을 순식간에 쓸어담은 뒤 한 장씩 차에서 듣다보니 그야말로 마약같았다.

차체 내부에서 내 몸의 360도를 휘감으며, 사운드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명료함과 심장을 뛰게 만드는 우퍼의 펀치는 귀가 멀 것 같더라도 볼륨을 더 크게 올릴 수 밖에 없었고,
큰 볼륨에서도 소리의 찢어짐 하나 없이 세세한 사운드 들이 오히려 살아났다.
(최근 차종들은 BMW에 하만카든 이름표를 달고 있어도, 기본 사운드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데, 그 때 차들은 정말 좋았다.)
달리는 차를 샀는데, 달리지 않아도 너무나도 두근거렸다.
퇴근해서 지하주차장에 도착하면 내리지않고 30분씩 차에서 음악을 듣고, 내려서는 15분 동안 차의 외관을 감상하고 집에 들어갔다.

IMG_4241.png

그렇다. 차가 나의 삶의 취미이자 활력소가 되어주었고, 행복했다.

이에 비해 달리는 것은 처음엔 너무 어색했다.
수동 기반의 SMG 미션은 자동변속기에 익숙해져있던 나에겐 수동 운전의 원리를 이해하지 않고는 너무 거칠었고 마치 야생마 같았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노브와는 디자인과 조작법부터 달랐고, 적절한 엑셀 컨트롤과 변속을 해주지 않으면 차가 울컥거리거나
반클러치를 너무 쓰게 되어 차에 무리를 주게되니 어쩔 줄을 몰랐다.

IMG_4242.png

2달 정도 지났을까?

차를 서서히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되어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변속도 하고,
엑셀 감각도 조화롭게 익히자 이제 야생마는 내게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SMG의 클러치 미트 단계 설정을 최대한 올리자 풀가속시 내 엉덩이를 걷어 차는 것 같은 폭력적인 변속감도 즐기게 되었으며,
한국타이어의 RS3 라는 세미슬릭 타이어를 끼우고, 순정 배기 사운드에서 풍성한 음색과 아주 절제된 수준으로만 볼륨을 키운 하만 머플러로 바꾸니
바닥에 붙어가는 호랑이 같았다. (고등학생 때 정확히 하만 튠 M3에 로망이 있었음)

IMG_4243.png

IMG_4244.png

IMG_4245.png

특히 엔진에 독립 쓰로틀이 적용되어 엑셀 리스폰스가 굉장히 빨랐는데,

정글같이 복잡한 도심의 도로에서 얄밉게 내 앞으로 끼어들려는 차들을 참교육 해주는데 최고였다.
왜냐하면 어떤차가 무리해서 내 앞으로 새치기하려고 앞 공간으로 끼어들려는 그 순간에, 이미 내 차는 그 공간으로 순간이동 해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엑셀 페달을 밟는 즉시 차는 0.1초 안에 앞으로 튀어 나갔다.
보통의 운전자들이 생각하는 차량의 이동 속도를 뛰어 넘어 내 차는 이미 그 차가 끼어들려던 빈 공간을 선점한 건데,
주로 너무 얄미운 차들이 나의 주된 교육 상대였다.
출근 때에는 평범한 3시리즈 처럼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고, 퇴근 때에는 M3로 변신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마치 2대의 차를 가진 기분이었고,
작은 차체에 꽤나 와이드한 썬루프가 달려있어서 오픈에어링 비슷한 느낌까지도 났다. 
(요즘 M모델들은 운동성 때문에 카본 루프가 적용되어 썬루프가 없음)
차에 완벽하게 적응하자 매일 밤 ‘고급감&주행성능’과 ‘서라운드 사운드&가속 감성’의 어우러짐을 즐기며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남산, 경부선 등을 달리지 않으면 참을 수 없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가득 주유한 고급유가 꽤나 줄어 있었다.
그러면 안되었지만 드리프트에도 눈을 떠서 전문 드라이버분께 과외를 받아 활대링크가 부러질때까지 파워 슬라이드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서 블랙박스가 대중화된 지금은 못할 짓이지만 테헤란로에서 U턴할 때 무조건 드리프트로 뒤를 날렸다.
내가 봐도 타이어 연기를 모락모락 일으키며 제대로 멋지게 슬라이드 되었을 때는 반대편에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박수도 쳐줬다.
(물론 놀라는 분들도 있었을 것이고 지금은 당시의 철없음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엔진 부조, 변속기 슬립, 하체 부품 파손, 사운드 시스템 등 
마치 예약을 해놓은 듯이 한 곳을 고치면 다른 곳이 한 달에
1곳씩 고장나 센터에 서있기 일쑤였고, 고성능이다 보니 엔진오일, 브레이크 패드, 디스크 등 소모품의 교체 주기가 짧은 점도 부담이었다.
심지어는 약한 차체 강성으로 후륜쪽 차대가 찢어지는 차종 특유의 고질병도 있어서 혹시 내차도 찢어지진 않을지 걱정되어 부드럽게 타야만 했다.
또한 수입차는 세차장 가격도 더 비쌌고 무조건 고급유로만 주유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좋은 기름 S-oil 고급유만 찾는 것도 너무 힘들고,
너무 자주넣다보니 고급유로의 지출이 아까워서 일반유를 살짝 섞어도 보았다가
M엔진의 까다로운 식성으로 인해 미세한 엔진 떨림이 생기는 걸 확인하고, 100% 고급유만 넣었다. (나도 에비앙 못 먹는데…)
IMG_4246.png

이렇게 점점 차를 유지하는 것이 차를 타는 즐거움을 위협하던 중, 다른 차로 바꾸기 위해 헐값에 팔았고,

그 이후에 여러 차종들을 탔지만 결국 차를 모시고 사는 스트레스와 결혼으로 인해 모두 정리하게 된다.
결국에는 월드베스트 현대차들을 타게 된후 관리/걱정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었다.
(특히 LF는 무슨 5년 동안 고장이 0건이고 관리를 전혀 안해도 너무 차가 멀쩡해서 새차로 바꿀 명분이 안생길 정도임. 이제는 고장좀 나도 되는데..;;)
첫 차는 무슨 차를 사던 최고의 기억으로 남을 텐데, 그 차가 e46 M3이라니...이후에 탔던 더 상급/신형 차들은 그저 어렴풋할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나는 이동에 충실한 2.0L 패밀리 세단으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마트도 가는 평범한 가장이 되었고,
자동차라는 나의 취미는 가끔씩 필요한 궁금한 차들을 타보는 정도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차에 대한 금전/시간적 소비는 결혼/출산 후 허락되지 않고, 예전처럼 짜릿한 차들 또한 시장에서 멸종되었기 때문이다.
(페라리, 포르쉐는 여전히 짜릿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넘사벽).
 
가끔씩 몰아보는 최근의 BMW 모델들은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는다.
기본모델은 물론 M모델 또한 고급스러움은 물론 짜릿한 감성이 모두 실종되었으며 디자인의 우아함은 사라졌고,
편하지도 스포티 하지도 않으며, 고급스럽지도 않다.
그냥 벤츠 정도가 편안하고 쫀득한 감성이 여전히 좋지만 예전부터 벤츠는 달리는 즐거움을 느끼는 차는 아니었고
최신모델들은 S클래스급 아니면 쫀득하지도 않다. AMG도 빠르고 고급진데 재미가 영 없다.
이런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중에 GV60 임직원 시승에 선정이 되어서, 일주일간 차를 타보게 되었는데, 몇 일 타다보니 내 몸이 말한다. 
'형 이차 옛날 e46 M3 같지 않아?'
IMG_4247.png

난 몸에게 대답했다 '으응? 이 차는 변속감이나 배기 사운드 같은 가솔린 엔진의 감성이 전혀없는 전기차고,

껑충한 SUV인데다가, 20년이나 나중에 나온 전자장비 가득한 차인데 무슨 소리니?'
그 이후에도 내 몸은 계속해서 비슷하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GV60모델의 운전에 더 익숙해질 때쯤, 스티어링 휠에 있는 'BOOST'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한번 써볼까? 해서 누르는 순간 끼기긱!하는 순간적 휠스핀 (무려 4륜 휠스핀)과 함께 내 엉덩이를 걷어차면서 자동차가 달려보라는 도발을 했고,
마치 그 옛날, 차와 하나가 되었던 시절처럼 우아하면서 때로는 과격하게 도심을 달렸다. 그냥 찢었다.
그러기를 한참 후, 겨우 정신을 차리자 나는 마치 타임머신을 탄것 처럼 심장이 두근거렸고, 이 차에 대해 급속도로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IMG_4248.png

일단 차에서 내려 외관을 보자. 그 시절 좋아했던 전면 범퍼 하단부의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가 GV60에서도 보이고

동그라미 두개의 헤드램프는 두줄의 헤드램프로 유사한 느낌을 주었으며,
풍만하게 부풀어 오른 오버 휀더는 일반적인 차량에서는 볼수 없던 우아한 곡선의 볼륨감으로 숨이 막힌다.
거기에 빵빵한 후면부는 은은하게 완만한 쿠페 라인을 그리고 도톰한 리어범퍼로 마무리, 거기에 절도있는 동작의 LED리어콤비램프 역시 좋다.
IMG_4257.png

도어 손잡이를 열고 들어가려고 하자 팝업형의 아웃사이드 도어핸들은 그 때의 M3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문을 열어야 하는지 당황하면서도 신기해하던 모습을 보던 것 같아, 그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다.

실내를 보니 모든 부분이 스웨이드와 가죽으로 되어있고, 뱅앤올룹슨 로고가 새겨진 알루미늄 스피커 커버들과 무늬가 들어간 알루미늄 트림 장식이 곳곳에서 나를 반긴다.
여기에 아기 피부같은 가죽시트와 동일한 소재의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딱 그때 그 느낌이다.
이에 더해 기어 셀렉터는 크리스털 스피어가 뱅그르르 회전하면서 나타나, 동그란 주변 크롬 장식이 되어있었던 짧고 뭉툭한 SMG 기어 노브를 떠올리게 한다.

IMG_4258.png

IMG_4259.png

또 당시에는 귀한 옵션이었던 대시보드 모니터처럼 실내 곳곳에 디스플레이들이 가득해 화려하고,

프레임리스의 룸미러는 작지만 후방이 잘보이며 디자인이 고급스러워 그 시절 M모델 전용의 계란형 룸미러 같다.
실내를 온전히 느꼈으니, 화룡점정인 음질을 위해, 마치 CD를 고집했던 그 때처럼 블루투스가 아닌 아이폰을 유선으로 연결해 카플레이로 B&O를 들어본다.
IMG_4260.png

IMG_4261.png

IMG_4262.png

IMG_4263.png

데이빗 게타의 Titanium, Turn Me On, She Wolf를 연달아 틀고 사운드 설정 메뉴에 들어가 일반/서라운드, 베오소닉, 전후 배분을 맞춰보고

, 일반모드로 설정, 베오소닉은 저음을 강조, 전후밸런스는 한칸만 뒤라는 최적 세팅을 찾아냈다. (역시 제대로된 사운드 시스템은 서라운드 모드를 끄는게 오히려 더 좋다.)
자, 모든 준비가 되었으니 제드의 Clarity를 소리를 엄청나게 크게 키우고 들어보자.
이산가족을 찾던 절절한 심정으로 기다린 뒤, 노래가 나오자 갑자기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반가웠다.
그래 그 때 그 놈이었다. 어쩌면 더 좋았다. 우퍼는 심장을 패대기쳤고, 모든 소리들은 분리되어서 또렷이 귀에 쏙쏙 들어왔으며,
특히 고음은 대학생활을 함께한 B&O A8 이어폰의 청아한 음색과 비슷했다.
M3 때 사운드 시스템보다 객관적으로 성능이 더 좋았지만, 그 외에도 감성적으로 유사하게 관통하는 무엇인가가 분명히있었다.
됐다. 이제 달려보자. 그 때처럼 썬루프는 없지만 천장의 비전루프를 열고, 음악과 함께 달려보니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다.
호쾌한 직진가속 외에 코너도 4륜이지만 후륜베이스라 그런지 안쪽으로 말아주는 맛이 있고,
스포츠 모드에 두면 노면을 읽어주는 느낌도 같으며, 작은 차지만 운전할때 날렵하면서도 가볍지 않고 크고 묵직한 맛이 딱 좋다.

IMG_4264.png

예전과 다른점도 있었는데, 이렇게 신나게 달리고도 그저 전기충전료만 내면되고,

차에 무리가 가서 고장날 일도 없으니 엑셀 페달을 밟는 내 발에 거침이 없단 점이었다.
물보다 기름이 싸다는 중동 사람처럼 항상 풀악셀을 유지해도 심적 부담이 전혀 없이 축지법을 쓰는 느낌이었다.

IMG_4265.png

도로 위의 얄미운 무법자들을 참교육하던 그 것도 그대로 다시 할 수 있다.

빈 공간은 1초 만에 채워서 얍삽한 그들의 진입로 새치기 시도가 들어오는 즉시 방어한다.
배기사운드가 없으니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빠르게 달릴 수 있어서 눈치 보지않고 더 밟을 수 있다.
그리고‘ 호오와아앙~~’ 하는 futuristic한 가속 사운드도 오히려 엔진사운드 보다 마음에 든다.
V8이 아닐 바에는 엔진사운드는 더 이상 감성이 아닌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여기에 바나나 같은 4p 브레이크가 황송하게도 흰색으로 깔끔히 도색까지되어 이쁘게 달려 있기에,
예쁜건 물론이고 믿음직스럽게 딱 세워주며, 거대한 디스크도 든든하다.
회생제동을 패들시프트로 조작하면 패드에 부담도 없고 오히려 전기가 도로 생긴다.
브레이크는 조작감이 기본적으로 부드럽지만 스포츠로 변경하면 팍팍 꽂아주듯세워주며 묵직한 차체를 땅으로 누른다.

IMG_4266.png

여기에 또 ‘히든 드리프트 모드’가 있다고?

이제는 공도에서 드리프트를 하지 않기에 서킷을 못가서 테스트를 못해 아쉬웠지만
후륜차만 몰면 무조건 드리프트(파워 슬라이드) 부터 하고 보던 때가 생각나면서 또 재미있어진다.
GV60으로 테헤란로를 지나면서 여기서 하면 구속될 수 있음을 떠올리며 꾹 참았다.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가족끼리 이 차를 타고 한강에 가서 2열을 접고 테일게이트를 열어 요즘 유행이라던 차크닉(Tailgating)도 할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한강에 텐트를 못치는 상황 속에서, 차안에서 쉬는건 가능하기에, 세단 보유자로는 할 수 없던 SUV의 특권을 누렸다.
전기차라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3시간 내내 공회전 없이 히터, 열선시트, 음악을 틀어둘 수 있었으며,
실내에 220v 콘센트도 있고, V2L로 외부에서는 취사도 가능했다. (취사는 한강에서 불법이라 전기그릴에 삼겹살 구워 먹으려다 참았다.)
마치고 집에 갈땐 전기차라서 한강 주차비도 50% 할인도 받을 수 있었다.

IMG_4267.png

나오면서 생각했다. ‘와 이차는 뭐지? 차 한대를 샀을 뿐인데 여러 취미가 생기는 새로운 시대의 럭셔리 쿠페구나!'

중간에 지급받은 시승차를 4륜 퍼포먼스 모델에서 2륜(FR) 스탠다드 모델로 바꿔서 시승했는데,
실내가 화이트고 퀼팅이 있어서 더 고급스럽고, 후륜 모델 특유의 운전재미도 있으며 주행가능거리도 더 길어서 집에 전륜이나
4륜 차가 한대 있다는 전제하에 난 후륜 스탠다드가 더 매력 있었다. (후륜 모델에 타이어를 써머UHP로 끼운다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IMG_4268.png

IMG_4269.png

아이오닉5와는 같지만 완전히 다른차다. 그리고 N브랜드와도 다르다.

치밀한 고급감+짜릿한 고성능이 함께 조화를 이루었을 때 어떠한 결과가 나오는지 오히려 BMW조차도 잊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그 걸 해낸 것이다. 거기에 EV라면? 쿠페형 SUV라면? 엄청나다. 멈췄던 심장이 뛴다.
언젠가 이 차를 살 수 있게 될 날에 인도받은 차를 몰고 두무개 터널을 달리는 날을 꿈꿔본다.
10년쯤 뒤에 어린 신입사원 친구를 만났을 때, 그 친구가 GV60이 본인의 '꿈'이었다고 말하는 걸 듣는 날이 오지 않을까?

IMG_4270.png

IMG_4271.png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