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June, 2010 - M3 E46 구입 / 복원기

 

 

다음에 내가 탈 차를 고른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민되는 일이지만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저의 경우에는)늘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비록 자동차와 사람이지만 가끔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인연이 맺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 초 포르쉐 911(964)을 손에 넣을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다가 허무하게 무마된 후에는 제가 가진 예산에서 타고 싶은 차를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Manual M3나 M5정도가 타고 싶었지만 간발의 차로 괜찮은 E34, E39 M5매물을 놓친 후에는 왠지 지치고 풀이 죽어있었습니다. 나이들어서 배우자감 고르는 눈이 더 까다로워지듯이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눈만 높아졌습니다.

 

그런 나날들이 계속되던 두어달전 어느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친한 친구녀석이 메신저로 중고차매물 링크를 하나 보내줍니다. 수동 M3입니다. E46.

지방 매매단지의 차. 선입견인 것은 인정하지만 상태에 대한 큰 기대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진상 깔끔치 못한 상태..

친구 왈 어제 일요일에 올라왔는데, 오늘 시간내서 보러가자고 합니다. 둘 다 방학이었기에(Boss가 자리를 비운..)

 

까다롭다고 저를 타박하는 친구녀석이지만, 중고차 고르면서 깐깐하기는 누구 못지 않은 수준입니다.

 

바로 카히스토리 조회해보고 점심시간에 가서 차를 봤습니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는 인상좋고 시원시원한 딜러이시더군요.

대차받은 차인데 본인은 이 차 처음 보는 차종이라며 손사례를 치십니다. 잘모르신다며..

시승을 권하시는데, 제가 좀 쏴도 되겠냐고 여쭸더니 좋은 길을 안내해주시더군요.

친구와 상기된 얼굴로 눈빛을 교환하며 클러치 ok, 바노스 ok, 엔진 ok, 하체 ok, 다운스프링만 되있는 듯한 서스펜션의 댐핑은 좀 아쉽고.

어라? 의외로 상태가 좋습니다.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머리속에서는 이미 정비비용 계산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차를 세워놓고 내/외장을 꼼꼼히 보는데, 가죽시트는 좋은 케어제품으로 관리되어 왔던 것 같고 외관은 판넬간 이색이 좀 있더군요.

성능점검표를 보니 예상한 부분이 거의 일치했습니다. 룩X표로 보여지는 리어멤버/프레임 보강도 되어있고, 커스텀도장이 군데군데 벗겨진 맘에 들지않는 휠과 당장 몇군데 손볼 곳이 보이는 100점짜리는 아니었지만 - 여러모로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8만여킬로미터.. 생각치도 않던 Titan Silver. 어? 수동인데 몇 대 없다는 저먼 정식출고 차량입니다. 반쪽짜리 작은 모니터가 레어해보입니다.

가격 흥정후 저녁까지 결정하기로 하고, 친구의 도움으로 차량의 센터 정비히스토리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중요소모품이 정비되어있음을 확인하고 계약금 입금후 판매글 삭제를 요청합니다.

 

그리고 가져온 M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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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하면서 바로 새 번호판으로 바꾸고, 애초의 생각대로 무조건 순정으로 돌리기로 합니다.

친구와 지하주차장에서 머리를 마주하고 주저앉아 라이트 커버 분리후 조심조심 하얗게 빛나던 사제 앤젤아이를 탈거하고 세척.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발라스터가 굴러다니는 HID 안개등도 탈거하고 순정전구로 모두 교체후 LED 테일램프도 딸려온 제치 순정램프로 돌리고 이질적이게 하얀 LED 트렁크등도 순정전구를 찾아 끼웠습니다.

 

주말에 집 근처 친분이 있는 작은 정비소에 가서 리프트에 올려놓고 찬찬히 보고 기본적인 점검을 해보았습니다. 누유가 없었고 각종 케미컬류, 엔진컨디션/하체에서 큰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놀라는 정비소 사장님을 보며 속으로 우려했던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됨을 느꼈으나, 좀 더 정밀한 점검이 필요했습니다. BMW 하체 노이로제에 걸려있기 때문에.

 

그 후로 도이치, 한독, 코오롱.. 이전에 친구와 제가 많이 괴롭혀드렸던 어드바이져들을 모두 다 찾아가 상태점검을 부탁했습니다.

또 M3 잘본다는 개인 정비소의 미케닉과 함께 시승도 해보며, 현재 컨디션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철저한 확인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각종 업데이트 및 부품오더를 의뢰했고, 비교적 양호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늘 그냥 타시라는 그 말씀..ㅜㅜ

예상외의 수확으로 워런티가 남아있는 부품교체건도 있었습니다.

 

순정 엔진오일으로 교환(아집 -> 캐스트롤)부터 출고시 그대로인 배터리교환, 에어컨클리닝, 미지근했던 에어컨가스충전, 필터류등등 찜찜할만한 소모품들 교환을 하였고 오더중인 부품은 천천히 교환하기로 다급한 맘을 붙잡았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실내 복원(클리닝)이었습니다.

 

마스터님의 E34 M5 소낙스 작업을 함께 지켜보며 감탄을 하던 저였지만, 디테일링 관련 지식이 있는 친구녀석의 권유에 따라 한 번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만만한 검정색이라는 생각에.. 급한대로 친구의 지인분께 약재를 협찬받아(늦은 시간에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퇴근후 야밤에 경비아저씨께 후레쉬 빌려서 바르고 닦아내고 생난리를 칩니다. 역시 야근에 쩔어있는 친구와 함께..

 

며칠후 작업을 마치고, 과장 좀 보태서 늘어짐과 번들거림이 없는 2001년 출고당시로 거의 돌아간듯한 시트를 보며 너무나도 뿌듯했지만.. 운전석쪽 옆구리의 군데군데 끊어져있는 스티치와 기스들은 그대로였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가죽시트 작업후 앉을때 조심하라는 저의 권고에 조롱하듯이 앞으로 이렇게 앉으면 되냐는 여자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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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리뷰와 마스터님 차를 보며 눈여겨봐왔던 센스타 용현점에 스티어링 휠과 옆구리 기스 복원을 의뢰하기로 하고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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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번들거림을 죽이기 어려웠고 심지어 12시 방향은 살짝 닳아있었기에 작업을 결정했습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스티치를 유지하기 위한 정교하고 꼼꼼한 마스킹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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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휠은 분명히 만족스러웠지만 운전석 좌측 옆구리는 작업후에도 위의 사진처럼 군데군데 닳아 없어진 스티치가 오히려 눈에 띄었고, 아쉬움을 남긴채 스티치복원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따로 작업해줄 곳도 없고 직접 바늘과 굵기별, 컬러별, 성분별 실을 열 콘 정도 구해서 색상을 일일이 대조해가며 어두운 지하주차장에서 작업을 하는데 여자친구가 뭐하나 와서 보더니 기대놓았던 후레쉬를 비춰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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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무라도 끼고 할 걸 손끝이 구멍날 것 같은 아픔이 일주일은 족히 지속되었지만, 꽤 감쪽같은 모습에 만족하였습니다.

센스타에 재차 방문하여 스티치위에 도료를 고착시키고 강한 직사광선 아래에서나 보일만큼 미세하게 틀렸던 색상의 보정과 촉감을 보정하였습니다. 저의 까다로운 요구에도 함께 고민하며 최선의 결과물을 만드려 노력하시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 퇴근후 장안동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순정 18"휠을 찾아다녔는데 정말 없을 것 같은 지하창고에서 나오는등 몇 가지 후보들을 찾아냈지만 상태가 다들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장안동은 보물창고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에도 장안동투어를 한 번 더 했지만, 결국 나중에는 개인이 내놓은 괜찮은 상태의 19" 인디비쥬얼 휠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분 역시 대단한 매니아였는데, 즐거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과정 중간에는 이전주인이 제가 올려놓은 부품판매글을 보고 연락을 주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2001년에 처음 출고하여 오래 타던 차라고 하시며 룩X표 앞휀다보강도 되어 있고, 상태가 무척 좋다고 말씀하시는데 어쩐지 아쉬움이 묻어나옵니다.

(관리를 잘해주셔서 감사하고) 저의 취향에 맞추어 순정으로 복원하는 것이니, 부디 섭섭함이 없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군데군데 엉망인 도장상태의 외관도 손보고 싶고, 오더해 놓은 부품들도 교환 또는 장착해야할테지만..

몰아서 자잘한 작업들을 하다보니 짦은 시간 동안 정이 많이 들어버린 것 같습니다.

 

자기일처럼 함께하는 친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외지고 한적한 고기집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차를 보며 꽃등심을 먹였더니 친구도 차도 좋아라 합니다.

 

제 주위에 실로 엄청난 매니아들이 많아서 사실 복원기라고 하기에도 쑥스러운 글이지만,

간단 복원기 정도로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친구와 함께 포르쉐 카레라 수동에 PASM과 LSD만 넣고 신차출고하고 싶지만, 아직은 능력도 부족하고 또 이런 과정을 즐기기에 앞으로도 한동안은 쿨한 중고차 매물을 보면 흥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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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생시절 아파트주차장에 백미러를 쫑긋 세운채 서있던 플라스틱 장난감 컬러의 M3는 발길을 멈추게 했었습니다.

그 때의 드림카여서인지, 이번에는 더욱 특별한 인연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테드 회원님들도 애차와 좋은 인연 가꾸어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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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August, 2010 - M3 E46 서스펜션 교체 / 조수석 웨더스트립 교체

 

episode 1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차를 가져오면서 가장 싫었던 부분은 서스펜션의 느낌이었는데,(순정 댐퍼 + H&R 스프링 조합)

요철을 지나갈때의 경망스러운 하드함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음등은 BMW 하체 노이로제에 걸린 제게 큰 고민거리였습니다.

제대로 세팅된 서스펜션의 느낌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고속에서의 바운싱도 수축과 확장이 스프링과 이질적인 느낌을 낸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저속에서 깊은 바운싱을 할 때 스프링과 간섭이 나는 듯한 잡소리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

센터와 업체의 여러 사람에게 디테일한 시승소감을 묻고, 해외 포럼을 전전하며 자료를 수집했지만 속시원한 해결책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원인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각양각색인지라 그 중 하나만 선택해서 손을 댄다는 것은 중복투자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비슷한 과정을 겪어봤기에 알 수 있었습니다.(실제로 중복투자는 복원과 메인터넌스의 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댐퍼와 스프링, 마운트를 모두 순정품으로 교체하기로 마음 먹었고, 상태좋은 중고를 구하기 위해 야후 재팬 옥션을 틈틈이 뒤졌지만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전에는 가끔 보였던 순정 서스펜션 세트가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온통 조절식 사제품뿐.

엔화가 강세라 물건도 많은 미국 ebay가 더 싸게 먹힐테지만 상태가 중요한 소모품인 중고 서스펜션은 왠지 일본에서 구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일본인 친구때문에 그들은 모두 병적인 메인터넌스 대장이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소소한 작업을 지내던 어느 날 마치 저를 위해 등장한 것처럼 나타난 순정 서스펜션 세트!

 

사진상으로는 마치 닦아놓은 것처럼 깨끗해보이고(닦아놓은 거겠죠?) 아주 상태가 좋아보이는 마운트까지 모두 포함이었습니다.

번역 : 리어 쇼크는 지금 타고 있는 차의 와셔를 넣고 받을 수 있으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사진상에는 리어 스프링 위/아래의 고무도 없었는데 그것도 기존 것으로 사용하면 문제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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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순정치고는 꽤 높은 값이었지만(+엔고) 낙찰을 받아 대행 사이트 VIP의 우대를 받으며, 4일만에 제 손에 떨어졌습니다.

직장인이다 보니 토요일 아침에 집근처 잘 아는 정비소에 가서 물건을 풀고 장착을 시작했습니다.

전문 센터는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처럼 장착과정에 대해서 인지를 하고 갔으며, 비교적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리어 스프링을 장착하는 작업은 좀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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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물건은 정말 상태가 좋았으며 깨끗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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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된 서스펜션입니다. 방청처리된 리어 서브프레임 보강면이 보입니다.

(얼마전에는 운좋게 업체 룩X에서 제 차의 작업했던 사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중고장터에서 구해놓은 프론트 스태빌라이져 부싱도 교환하려고 부싱을 분리했으나 너무나도 멀쩡해서 꼼꼼하게 공업용 구리스 바른 후 다시 끼워넣었습니다. 프론트는 역시 리어에 비해 부싱 자체가 크고 두꺼워서 손상이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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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빌라져 부싱 윤활이 안되면 잡소리가 발생한다고도 합니다.

 

2시간여 작업후 리프트를 내려와 골목길 주행을 시작으로 제법 달려보는데,

정말 감동했습니다. 친구도 조수석에서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타이어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하체에서 나던 모든 잡소리는 사라졌고, 새 M3는 못타봤지만 새 차라면 이럴 것만 같은 승차감입니다. 행복하기 그지 없습니다.

밤에 고속테스트를 해보기로 하고 친구들과 근처에서 식사후 작업하면서 흘린 땀을 씼으러 집에 가는데..

 

집 앞에 거의 다 와서 움푹 파인 곳을 쿵! 밟고 지나가니 조수석쪽 뒤에서 미세한 요철에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하고 바로 차를 세웠습니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내장재 부직포를 뚫고 리어 쇽 로드가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부싱 안 고무가 고정된채로..

바로 내장재를 다 해체해보니 이런 모습입니다. 큰 충격도 아니었는데 부싱이 분리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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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로드에 기스가 생길 수 있으니 마침 트렁크에 있던 극세사 수건을 로드 주변에 감싼후 드라이버로 깊이 집어넣었습니다.

최대한 요철을 피해 정비소로 가는 동안(1~2km) 수건이 부싱역할을 한건지 다행히 덜그럭거림은 없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저 상태에서도 스프링으로도 섀시가 지탱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댐퍼 로드는 좌우로 놀고 있었습니다.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정비소에 도착. 다시 해체해서 원래 달려있던 댐퍼와 함께 비교해보니.. 원인을 알 수 있었습니다.

리어 쇽 마운트의 위쪽 와셔는 챙겨서 옮겨 끼웠지만, 아래쪽 넓은 와셔는 마운트에 가려 미처 보지 못하고 끼우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시 보니 야후 옥션의 판매자도 와셔 관련해서 본문에 적어놓았었는데..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지시하지 않은 완벽한 저의 실수입니다.

작업자의 실수라고 하기엔 제가 관여를 많이 하기에..(대신 공임이 저렴한 편입니다.)

양쪽 와셔를 옮겨 끼우고 분리된 쇽 마운트는 제거 후 원래의 마운트를 장착했습니다. 워낙 상태는 깨끗하고 멀쩡했지만 찝찝한 기분입니다. 어쩐지 일이 이렇게 수월하게 풀릴 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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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호리병마냥 오목한 저 고무가 어쩌면 저렇게 깔끔하게도 빠졌는지 그 어떤 변형과 흔적도 없었습니다.

문득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이 떠올랐는데 저 상태로 고속주행이라도 했다면.. 지금도 눈앞이 깜깜합니다.

 

밤에 y00km 전후로 고속주행까지 두루 해보니, 수축과 확장의 빈틈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메꿔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끔 다니는 '터널안 완곡한 이음새 요철이 연속으로 있는 구간'에서 왕복 테스트를 하였고, 쇽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워링의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이런 스페셜티카들의 순정 서스펜션 세팅은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서킷에서는 이전 세팅이 더 장점을 발할 수도 있겠지만, 활용 비중을 감안한다면 지금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episode 2

 

며칠후 퇴근해서 아직 날이 밝길래 ebay에서 중고로 구입해놓은 조수석쪽 웨더스트립의 교환을 하기로 합니다.

차를 보러 갔을 때 딜러가 조수석쪽 도어 로크쪽이 찢어진 웨더스트립을 보여주며 "이건 갈아야 되요." 라고 일러주었던 부분.

센터에서 교환견적 43만원짜리를 받아본 후 있으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틈틈이 이베이 검색을 할때마다 찾아봤고,

미국의 부품 딜러가 '05 M3 30000k의 웨더스트립을 올려 놓은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운전석은 팔린 상태였고 조수석쪽만 있다고 메모 되어져 있었는데 마침 제가 필요한 쪽이었으니 다행이었습니다. 행운!

주한 미군인 지인을 통해 저렴한 배송비로 받아서 모두 $90에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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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의 사진입니다. 상태를 가늠하기는 어려웠으나, 상태가 괜찮냐고 물어봤더니 깨끗하다길래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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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물건을 전해준 지인은 박스가 터져서 봤더니 곱창같은건줄? 알았다고..;; 깨끗했지만 집에 가져가서 고무부분만 물로 세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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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웨더스트립의 찢어진 부분. 딱히 물이 새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문이 닫히는 느낌이 영 어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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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실외주차장에서 뜯어제끼고 끼워보고 했으나 사진에 보이는 저 잭(선)이 빠지지 않자 곧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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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인스톨 방법을 찾아냅니다. 이런 도움을 다 받다니 참 좋은 세상입니다. 스마트폰 간만에 제대로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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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필러의 볼트를 제거합니다. 별렌치가 없지만 급한대로 육각으로 대체. 지하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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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필러 내장재를 걷어낸 후 잭을 분리하면서 괜히 에어백이 터질까봐 얼굴은 멀리~

경비아저씨가 지나가면서 봤을텐데 자세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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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혀진 잭과 웨더스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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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고정 핀을 꼽아서 A필러 앞쪽 지느러미부분을 고정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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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스텝쪽도 핀을 뽑아낸 후 웨더스트립을 고정합니다. 원래 웨더스트립을 분리할때 뺐어야 하지만 그냥 무작정 뜯었기에;;

내장재 핀들이 작업하면서 많이 상하기도 하는데 다행히 부러진 것들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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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마무리한 후 꼼꼼히 밀어넣고, 좌측과 비교도 해보고 문을 여닫아보니 운전석보다 좋은 느낌입니다.

기존 것은 원래 접착재질이 군데군데 묻어있었지만 새로 장착한 것에는 거의 없더군요.

후에 구글링해보니 3M Super Weatherstrip Adhesive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지금도 튼튼히 끼워져있지만 운전석쪽 고무몰딩과 스웨이드부분이 살짝 벌어지는 부분이 있어 앞으로도 보수용으로 쓰려는 용도로,

한국3M에 문의해봤더니 요즘은 거의 테입 형식만 들어와 있고 최소물량이 크기에 판매가 어렵다고 해서 ebay에 주문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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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펜더등입니다. 늘 습기를 머금기도 했고 조수석쪽이 어느 날 튀어나와있길래 봤더니 속에 있는 쇠클립이 하나 부러져 있었습니다. 간단히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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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지난 번에 했던 작업인데, 번호판 볼트가 튀는게 싫어 인터넷으로 육각 볼트 주문후 도색을 맡겼습니다.

조금 떨어져 보면 흰볼트가 잘 보이지 않아 깔끔합니다. 선물받은 절삭가공 번호판볼트는 어디다 줘버렸습니다.

아래 사진은 재털이 커버에 있는 크롬도금의 플라스틱 바인데 빠지는 줄 모르고 실내작업하다가 양끝을 긁어먹어 터치업했지만,

흉하게 티가 나보여 크롬도금을 보냈다는 사연입니다;;

 

이번에 서스펜션 세트를 교체하면서 실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도가 굉장히 크고,

스티어링휠부터 하체 - 타이어의 탄탄한 직결감이 완성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어디 가서 자랑하고 싶지만 여자친구는 잘 모르겠는데? 다시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니까!;; 라고 합니다.

친구녀석만 같이 좋아해주네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이번 주말쯤 얼라이언먼트를 다시 봐야겠습니다.

 

이제 차를 구입할 당시 제가 계획한 목록의 80%가 끝이 났고 현재 이상이 있는 부분은 95% 클리어했으며,

최상이라고는 하지는 않겠지만 매우 훌륭한 기계적 컨디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부품이 남아 있지만 예방정비차원으로 주문한 것들이라 차차 작업해주려 합니다. 외관도 한 번 때 좀 빼줘야 할테지요.

 

앞으로도 규모가 크던 작던 간에 때때로 말썽을 부릴거라 예상합니다. 그 때 다시 뵙겠습니다.

요즘 날이 너무 습하고 더운데, 맛있는 음식 챙겨 드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