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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와 일반 승용 베이스의 스포츠 모델은 뚜렷한 차이가 나는데, 이 부분을 수치로 설명하기 어려운 까닭에 포르쉐를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그 차이를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포르쉐가 내놓는 신형 모델들이 가볍게 이전 모델들이 가지고 있던 기록들을 새롭게 써나가는 와중에서도 구형 모델들은 구형모델들데로 이 모델들을 갈구하는 매니어들의 애정이 식지않는 것을 보면 대단한 브랜드인 것은 분명합니다.

박스터와 같은 미드십 구성으로 지붕을 연결해 완전한 구조를 갖춘 스포츠카의 탄생은 등장하자마자 911을 위협하기에 충분한 핸들링과 주행능력을 갖추었습니다.
엔진의 차별을 두어 911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내부 작전은 사실 카이맨이 가진 운동신경을 상쇄시키기에 그리 쉽지 않은 작전이었지요.

911이 엔진의 위치를 옮겨 포르쉐의 상징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는 있지만 카이맨은 나름의 영역과 골수 팬들을 지속적으로 양산해낸 덕분에 점점 더 강력한 엔진과 구성으로 GT4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됩니다.

2015년 등장한 981 GT4는 991 카레라 S의 3.8리터 플랫6 엔진을 그대로 물려받았고, 여기서도 또 한번 서러운 디튠을 거쳐 991의 400마력이 아닌 385마력으로 출시되었습니다.

1340kg이라는 몸무게는 GTS보다도 20kg가벼울 정도로 경량화의 노력도 상당하며, 6단 수동으로만 출시되었습니다.

981 GT4는 5번 정도 시승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탈 때마다 그 짜릿함은 점점 더 강해지는 그런 차입니다.
의외로 가볍게 작동하는 6단 체인지레버는 아주 인체공학적인 곳에 위치하고 있고 적당히 높은 위치에서 조작하기 때문에 987의 길고 낮은 체인지레버하고는 확실히 차별됩니다.

MK1 991 카레라 S의 3.8리터 엔진은 모던 포르쉐의 엔진으로서 명기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높은 회전을 커버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저회전부터 반응이 아주 날카로우며, 회전수에 따라 변하는 사운드가 일품입니다.

991과 비교해 몇십 cm 더 가까운데서 들려오는 3.8리터 엔진의 고동은 카본 시트를 통해 몸에 직빵으로 전달되는데, 그 생동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합니다.

의도하지 않으면 잘 미끄러지지도 않을 정도로 본드와 같은 그립을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이 차의 한계가 어느지점인지를 파악하기 아주 좋다는 점입니다.

포르쉐가 전통적으로 어떤 면에서는 까다로운 핸들링(997까지의 911)을 가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진화하면서 좋아진 점은 바로 그 예측가능한 움직임속에서의 운전자의 컨트롤이 들어갈 수 있는 룸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끄러져도 뭔가할 수 있는 자신감이 충분하다는 점, 그리고 M3와 같은 승용 기반의 스포츠 모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제동 그립과 제동과 조향의 조화를 운전자가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은 승용 모델만 운전하던 감으로는 신세계에 가깝습니다.

981 GTS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GT4는 그 한계성능이 격을 달리하며, 전투적인 운전시 따라올 차가 없을 정도로 순발력과 말도 안되는 속도로 코너를 돌아 남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코너에서의 자신감은 예를들어 오버스피드로 진입을 해서 발생할 수 있는 언더이건 오버이건 다시 자세를 잡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입니다. 일부러 약한 언더를 내면서 가속패달을 놓지 않고 돌면서도 가속패달을 놓는 양에 비례해 갑자기 전륜의 접지력이 튼튼해지지만 후륜도 약한 오버를 유지하면서 속도를 양보하지 않고 코너링을 마무리합니다.

MK1 991 카레라 S의 다소 평범하게 치부될 수 있는 엔진은 991 MK1은 그 나름대로, GT4는 비록 엔진을 빌려왔지만 카이맨 자체가 어떤 엔진을 얹어도 웬만한 배틀에선 지지 않는다는 자만심에 가까운 자부심이 있기에 오히려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엔진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991 MK1이나 GT4에 얹힌 3.8리터 엔진은 지금 최신형 엔진 기준으론 그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997까지를 경계로 모던 포르쉐의 계보는 분명히 달라졌지만 전통적으로 911은 세대간 뚜렷한 격차를 보이며, 완벽하게 진화중입니다.

진화하는 과정에서 스포츠카가 스포츠카 다움을 잃어버리게 하는 정말 많은 방해요소(배기가스 규제, 다양한 기능이 투입되면서 늘어나는 무게, 하이브리드화에 대한 강력한 요구 등등)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으로 진화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로 포르쉐는 결정권자를 포함한 Top management가 가진 브랜드 철학에 대한 의지가 대단함을 느낍니다.

제눈에는 실제 현실적으로 전동화되어가는 추세의 속도를 앞지르고 싶어하는 브랜드의 지나치게 부자연스런 미래에 대한 광대한 계획은 사실 스스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서로 누가 먼저 포기하느냐의 싸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와중에 최신형 GT3에 역시 NA엔진을 선택한 포르쉐는 다시한번 뉘르브르그링에서 구형에 비해 뚜렷한 성능의 향상을 보여주며, 전동화와 포르쉐의 브랜드 정체성은 어느 한쪽에 편중될 수 없음을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내연기관용 친환경 연료에 대한 테스트에 가장 앞서 있는 브랜드로서 내연기관이 오래 남아 있어야 포르쉐의 정체성도 더욱 더 차별되고 돋보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요.

포르쉐가 쉽고 만만하게 볼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은 시대와 트렌드를 이끄는 넓은 시야와 자신들의 기술을 무엇을 통해 보여주었을 때 그것이 극대화되는지를 너무나 잘안다는 점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GT시리즈가 그저 그렇고 그런 차가 아니라는 점은 다음 세대에 나올 차들에 대한 기대가 각별하다는 차원에서 더욱 더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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