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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르노삼성덕분에 르노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갔지만 르노삼성 이전에는북미에 판매되지 않는 이유로 상당히 생소한 브랜드가 르노였다.

 

F1에서 21세기에 들어서 페르난도 알론소에 의해 2번이나 우승한 르노팀이지만 정작 스포츠카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스포티함과 르노를 매치시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트윙고, 메간느, 클리오등 주로 소형차가 매니어들에게 알려져있다.

 

이번에 시승한 클리오 V6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에 엔진과 변속기를 탑재해 2인승 구조에 트렁크가 앞쪽에 와있는 특이한 구성은 실용성의 상징인 해치백으로는 거주성, 실용성면에서 최악의 레이아웃을 선택한 것이다.

 

V6 3.0리터 엔진이 운전석 뒤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엔진자체에서 발생하는 열량이 상당해 한겨울에는 히터를 켜지 않아도 따뜻할 정도다.

 

저속주행시에는 맞바람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냉각팬 돌아가는 소리가 대형 진공청소기의 소음이상일 정도로 엄청난 회전수로 돌아가는 냉각팬 소리에 깜짝 놀라게 된다.

 

원래 엔진이 들어가 있어야하는 앞쪽 트렁크는 라디에이터가 위치하는 것을 감안해도 공간이 너무 좁아 왠만한 여행가방 한 개도 제대로 싣지 못한다.

 

911이나 복스터가 20리터짜리 말통 2개를 가뿐히 소화해내는 것과 비교해도 실용성에 있어서만큼은 클리오 V6는 빵점이다.

 

초창기 클리오 V6 233마력이었지만 후기형에는 257마력의 엔진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수동이외에는 준비되지 않았다.

 

시승차는 배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순정이었다.

엔진이 실내에 아무런 격벽없이 놓여있다보니 실내에서 엔진사운드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보통 짧은 배기시스템, 그리고 엔진과 승객간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엔진음이 건조하게 들리는 법이다.

 

장착된 배기시스템은 승객에게 고통을 줄만큼 머리아픈 부밍음 때문에 시달리지만 엄청난 배기음을 뚫고 들려오는 엔진의 건조한 작동음은 아주 듣기 좋았다.

 

체인지레버의 조작감은 로터스의 그것과 아주 흡사했다. 상당히 앞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팔이 짧으면 3단이나 5단 넣을 때 팔이 미치지 못할 정도로 앞에 놓여있다.

 

1 60km/h, 2 120km/h 1,2단의 기어비가 상당히 낮다. 2단으로 100km/h이상을 마크하는 기어비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0->100km/h가속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때문에 클리오 V6 6.6초의 다소 평범한 가속성능을 마크했다.

 

150km/h에서 4단으로 190km/h에서 5단으로 변속하고 나면 220km/h가 되는 순간 급격히 가속력이 떨어진다.

평지에서 그 이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가속패달을 밟고 한참 있어야 한다.

 

6 6000rpm을 넘어서 계기판상 255km/h를 내리막에서 발휘할 수 있었지만 왠만한 조건에서는 240km/h를 찍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190km/h까지 속도가 상승할 때는 엄청난 고속빨을 보여줄 것 같은데, 막상 220km/h이상이 되면 비슷한 급의 R32에 비해 가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R32가 계기판상 270km/h로 항속하고 있을 시간에도 클리오 V6는 여전히 250km/h을 점령하지 못하고 있었다.

클리오 V6에 사용된 엔진은 세단용 엔진을 드라이섬프 개조없이 그대로 뒷좌석에 올린 형태이기 때문에 높이가 상당히 높아 무게중심에서 불리한 구조이다.

 

더군다나 클리오 V6를 위해서 특별한 튜닝을 가하지 않아 엔진자체가 보여주는 스포츠성은 아주 미미하다고 봐야한다.

5000rpm을 넘어가면서 7000rpm까지 좀 뻗어주고 시원하게 솟구치는 맛을 기대했는데, 그냥 밋밋하게 넘어가기 때문에 4단 이후는 7000rpm이 되기 전에 변속하게 된다.

 

엔진이 너무 평범하고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이 클리오 V6가 가진 가장 큰 핸디캡이었다.

고속주행 안정성은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 접지력의 유지능력은 괜찮은 편이었다.

아무도 만들지 않는 구조로 시험적으로 차를 만들때는 분명 극소소의 인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행안정성을 가다듬는데 소홀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냥 대충만들어 놓고 어설픈 주행안정성을 스포츠성으로 미화시키고 까다로운 운전특성이 마치 의도된 시나리오인양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클리오 V6로 첫번째 고속코너를 들어갈 때 솔직히 좀 무서웠고, 범프에 대응하는 능력을 파악하기까지는 과감한 주행이 좀 힘들었다.

 

하지만 고속코너에서의 범프에 후륜이 밖으로 쉽게 날라버리는 어설픔은 최소한 클리오 V6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와인딩을 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디테일한 설명은 좀 힘들지만 과감한 속도로 램프를 여러 개 타보면서 느낀 점은 미드엔진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고, 넉넉한 엔진파워를 활용하는 맛이 있었다.

 

액셀질에 아주 정직하게 반응하는 점 특히 가속패달의 가감이 매우 리니어하기 때문에 컨트롤하는 정교함이 있었다.

이런류의 엔진은 곧죽어도 NA엔진이 제격이지 파워커브가 급격한 터보엔진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고속보다는 와인딩이나 고갯길에서 재미있는 차이다.

 

클리오 V6는 르노가 자체로 개발하는 F1엔진을 탑재한 머신과 연결고리를 찾으면 더 특별해지는 차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미드엔진을 탑재한 해치백을 개발하기 위해 나름대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었을 것 같은데, 그 비용의 1/50이면 충분했을 엔진튜닝에 너무 소홀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특별한 차체에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아니 독일제 비슷한 출력대의 엔진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엔진이 탑재되는 결과를 나았다.

 

클리오 V6는 도전정신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된 차종이고 북미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매력일 수 있어 차가 가진 독특한 컨셉과 와인딩능력 그리고 양산엔진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신뢰성과 내구성등이 장점이다.

 

갈수록 실험적인 모험을 하지 않는 브랜드들의 최근행보를 고려했을 때 르노의 클리오 V6의 대한 도전의 가치는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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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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