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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목표의 반을 채운 것 뿐이다.” 그의 애마 1992년식 BMW E32 730i로 얼마전 53만킬로를 돌파한 장형주님의 말이다.

 

그는 100만킬로를 반드시 타야한다며, 최근에 새로 복원하고 있는 BMW E30 325E를 많이 타느라 730i의 주행거리가 느는 속도가 더뎌졌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올해로 58세의 장형주님은 2002년 만 10년이 된 730i를 입양하였다. 그때 당시 23만킬로를 탄 차였는데, 단순히 구형 BMW의 키드니 그릴에 매료가 되어 생애 처음으로 독일차를 식구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 처를 가져왔을 때는 오일이 새는 것은 물론 시트의 주름이 깊어져 속살이 들어날 것 같은 상태였고, 엔진과 하체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법무사인 장형주님은 일단 차가 원래 가진 기능을 발휘하도록 고치고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730i의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가 새로 차를 입양하고 나면 하는 가장 첫번째 작업은 차를 몰고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일이다.

보통 오래되고 주행거리가 많은 차들은 이런 극한 주행에 건강의 문제를 즉각 표현하기 때문에 그당시 드러난 문제점을 하나씩 잡아나가는 것이 장형주님의 복원 노하우이다.

 

최고속도로 차를 몰아붙이면, 냉각수 수온이 오르고 엔진이 상당한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어딘가에 누유가 있다면 열에 의해 외부로 흘러나온 오일들이 연기를 내거나 매케한 냄새를 발산하게 되는데, 이렇게 표면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하나씩 때려잡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복원에 임하는 것이다.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복원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태파악을 하는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가 730i를 복원하면서 BMW정식 서비스센터에 참 많이도 들락날락했다고 한다. 그의 복원의 원칙은 반드시 순정부품을 사용한다는 것이며, 때문에 볼트 하나라도 순정이 아닌 부품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730i 28만킬로쯤 되었을 때 간헐적으로 냉각수의 수온이 레드존 근처까지 상승하는 것을 고치기 위해 찾은 BMW서비스 센터에서는 써모스탯과 냉각호스류들을 모두 교환했지만 오버히트의 양상이 호전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체 한달이 넘어가고 BMW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 맘같아서는 그때 차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을 정도로 간헐적으로 오버히트를 하는 730i를 고쳐주지 못하는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BMW서비스 센터를 수시로 들락거리던 와중에 은퇴를 앞둔 노년의 정비사 한분이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은 그당시 현장투입이 아닌 사무실에서 근무를 보다가 장형주님의 차의 문제를 보고, 자기 경험상 실린더 헤드 개스킷의 기밀이 유지가 안될 경우 간헐적으로 그런 현상이 있을 수 있다며, 실린더 헤드가스켓의 교환을 권했다고 한다.

 

천만다행으로 헤드가스켓을 교환하고 나서 그 문제는 말끔이 해결되었다.

실린더 헤드와 실린더 블록사이에 들어가는 헤드가스켓은 실린더내부의 압축압력이 새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가스켓에 문제가 생기니 압축압력과 열이 블록내부를 순환하는 냉각수에 직접전달이 되다보니 과도하게 오버히트가 되었던 것이다.

 

39만킬로가 되었을 때는 4단 자동변속기가 말썽을 부려 BMW정식센터에서 신품으로 교환을 했고, 연료펌프를 비롯해 주요한 부품은 거의 모두 교환했지만 엔진은 보링을 하거나 오버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53만킬로를 타는 동안 소모품만 교환했고, 지금도 730i는 계기판상으로 235km/h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내가 730i를 시승했을 때 고속화도로에서 좀 빠르게 달려봐도 되겠냐고 여쭈었더니 자기도 늘 고속화도로에서는 신나게 밟는다고 맘껏 밟아보라고 하셨다.

 

730i는 불혹의 나이를 잊은체 정말 시원하게 달려주었고, 200km/h를 넘나드는 속도를 완벽하게 소화해내었다.

장형주님이 730i를 복원하면서 각종 포럼을 드나들며, 얻는 정보와 그가 실제로 730i를 유지관리하면서 생각하는 부품의 내구성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일예로 장형주님의 730i에 장착되어 있는 쇽업소버는 앞쪽 두개를 제외하고 뒤쪽 두개는 여전히 차를 구입할 때 장착되어 나온 오리지널이라고 한다.

 

앞에 것은 누유가 있어서 교환했지만 후륜은 조수석쪽 쇽업소버 마운트가 나가서 소음을 일으켜 그 부품을 교환한 것 말고는 BMW에서조차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내가 테스트 주행할 때 200km/h가 넘는 속도에서 느낀 하체의 느낌은 짱짱함 그 자체였다.

쇽 업소버에 이상이 있었거나 내부의 오일이 물처럼 점도가 없었다면 차는 출렁임이 극대화되고 불안했어야하는 것이 맞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장형주님이 정비사들로부터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차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원래 그럴 수 밖에 없다. 살살 타시는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런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차가 원래 출고되었을 때도 그랬느냐?고 반문하고 차가 출고되었을 당시의 성능이나 내구력을 찾기 위해 차를 고쳐달라고 맡기는 것이지 나이가 든 차니까 천천히 달래면서 탈생각으로 차를 고쳐달라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따지신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는 차가 원래 부여받은 성능과 내구력을 잃은차는 생명을 잃은 뇌사상태의 차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비용이 들더라도 항상 차를 고칠 때 목표로하는 것은 차가 출고되었을 당시의 성능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처음 730i를 봤을 때 차를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가죽시트의 상태가 신품에 못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는 점이다.

깊은 주름도, 헤어진 곳도 없을 뿐더라 유독 쉽게 상처가 생기는 운전석 시트의 날개부분도 너무나 상태가 좋았다.

 

그만의 시트관리 노하우를 공개하자면 처음에 가죽이 트고 깊은 주름에 시트가 갈라진 곳에 캥거루 고체 구두약을 고운 천으로 천천히 발라주고 마른 천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다보면 갈라진 가죽틈이 매꿔지고 이렇게 복원시킨 후에는 일반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죽시트 로션을 발라주어 관리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장형주님의 730i에 오르는 순간 BMW신차 특유의 향은 물론 시트에 앉았을 때의 감촉이 과장없이 말해 신차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오래된 차는 낡았다에서 그 낡았다는 단어를 무지하게 싫어하는 그는 92식 자동차를 94년이나 95년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현재의 730i를 타고 있다고 말한다.

 

즉 차가 가다가 퍼지거나 장거리 주행을 하기에 전혀 불안한 상태가 아닐 뿐만 아니라 이제 모두 고치고 나니 특별히 고칠 것이 없어 유지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산에 거주하는 그는 평균연비가 리터당 8.5리터를 발휘하는 그의 애마가 매우 건강하고 잘 달리는 상태라고 자신있게 말했고, 앞으로 100만킬로를 달성하기 위해 동일 차종을 폐차로 통째로 구입해두었을 정도로 많은 순정부품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와 730i가 함께한 8 30만킬로는 그에게 차에 대한 많은 교훈을 주었다고 한다.

그저 단순히 키드니 그릴에 매료되어 인생의 첫 수입차를 얻고나서 오래된 차를 고치고 관리하는 요령을 처음부터 알았을리 만무했다.

 

차의 기본적인 원리는 물론 특정 현상이 발생했을 때 논리적으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관찰력과 분석력은 이제 어떤차를 새롭게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깡다구와 자신감으로 승화된 것이다.

 

보통 영타이머들을 복원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최신형차에 대한 욕심이나 미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E32 730i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일년전 E30 325E를 또 다른 복원의 희열을 선사할 친구로 맞이했고, E46 325i도 비교적 연식이 좋은차이기는 하지만 그와 그의 가족의 세번째 애마로 선택되었다.

 

730i는 장형주님께는 정말 훈련이 잘된 애완동물과도 같다. 언제 어느순간을 함께해도 신뢰할 수 있는 애마를 곁에두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그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모두 같은 모습으로 공장에서 생산되어 각자의 주인에게 뿔뿔이 흩어져 여러 주인들을 만나게 되지만 장형주님의 730i만큼 깊은 사랑과 애정을 받으면서 여생을 보내는 차도 흔치 않을 것이다.

100만킬로를 돌파하는 날 다시 만나 다시한번 시승하기로 약속한 것은 내게도 정말로 소중한 시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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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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