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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벳은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늘 꿈의 차였다.

그들의 아버지 세대 혹은 할아버지 세대때에도 콜벳은 늘 선망의 대상이었고, 이런 굵은 역사를 배경으로 콜벳은 늘 미국 스포츠카의 자존심 그 자체였다.

 

전종탁(45)씨가 81년 콜벳 C3 스팅레이를 만난 것은 2009 3월로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니다.

클래식카의 복원이 취미에서 이젠 클래식카들을 영화나 드라마에 대여하는 직업(www.myclassiccar.co.kr)으로 발전했음은 물론 나름의 전문성으로 어드바이스를 해줄 수 있는 일로서 자리잡은 그에게 C3 콜벳을 만났을 당시에는 복원시키지 못할차가 없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다.

 

이미 그가 소유하고 있는 차들이 이를 대변한다.

1990년식 포르쉐 964 C4, 1983년식 벤츠 380SL, 1977년식골프 MK1 VR6터보, 1970년식 피아트 124 스파이더등 소유는 할 수 있어도 복원은 그리 만만치 않은 차들이 이미 그의 수중에서 완벽한 달리기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콜벳을 처음 인수했을 때의 상태는 그야말로 그냥 수년째 방치되어 있던 상태여서 여기저기 부식은 말할 것도 없고, 차에서 쥐똥도 나왔을 정도라고 한다.

 

인수당시 가장 큰 문제는 차대가 틀어져있어 도어를 닫을 때나 본넷을 닫았을 때 전혀 간격이 맞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틀어진 차대를 교정하기 위해 와이어를 연결해 차체를 잡아당기는 작업도 해보았지만 2,3일 정도후 와이어를 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리는 바람에 매우 어려움을 겼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 15일 정도를 묶어둔 상태에서 열을 가하고 냉각시키는 과정을 반벽하면서 교정을 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한다.

 

차를 복원하다보면 닥치는 매우 특수한 상황은 이론적인 지식으로 극복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경험과 각종 시도를 통해서 문제를 터득하고자하는 끈기가 요구된다.

 

이렇게 손으로 일일이 바디를 교정하는 작업과 여기저기 녹이 슬어 구멍이 나기 직전의 바디 구석구석의 부식을 모두 제거해 완벽한 모습의 바디를 먼저 가꾸는 작업은 차대를 새로하나 만드는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투여되기도 한다.

천만 다행으로 엔진은 부조는 있었지만 약간의 누유 이외에 결정적인 고장은 없었고, 캬브레이터 세팅과 각종 소모품들을 모조리 교환한 후에 상당히 건강한 모습으로 도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4단 수동변속기는 인수 당시 변속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기어간 치합이 안되었기 때문에 오버홀은 물론 클러치와 관련된 모든 부품을 교환했다.

 

콜벳을 복원하기 위해 투입된 미케닉들은 크게 바디쪽과 엔진 및 변속기 하체등을 다루는 두분야로 나뉘어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콜벳을 복원하는 과정속에서 두 미케닉이 동시에 작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때론 한사람이 새벽 5시부터 작업을 먼저 시작하거나하는 매우 고단한 작업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전종탁님은 이번 작업을 통해 차를 고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호기심과 열정으로 차를 고치고 싶어하는 미케닉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차를 고칠 수 있는 미케닉은 많지만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차의 수리나 복원을 기쁜맘으로 맡아보겠다는 것은 금전적인 보상과는 전혀 다른 보상과 희열이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전종탁님이 콜벳에 이렇게 집착하게 된 계기를 살펴보면 그가 10수년전 자카르타에 주재원으로 있을 당시 너무나 멋진 스포츠카가 지나가길래 운전기사에게 따라가라고 했다고 한다.

 

그 스포츠카를 한참을 따라간 끝에 오너를 만날 수 있었는데, 너무나 그 차에 매료된 나머지 차를 얼마면 살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당시 한화로 9000만원을 불렀다고 한다.

 

당시 전종탁님은 그렇게 연식이 오래된 차를 9000만원이나 달라고 했다는 것에 괘씸해 사기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차를 상당히 좋아하는 이웃아저씨에게 당시 이야기를 했더니 최신형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포르쉐등의 차는 차값을 지불하고 전화만 하면 배달해주는 차가 아니냐? 클래식카를 직접 복원하는 것은 경제력만으로는 택도 없는 일이다. 차를 그렇게 오래도록 관리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돈으로 살 수 없는바 어떻게 쉽게 가격을 매길 수가 있었겠느냐?라는 말을 듣고 클래식카에 대한 복원의 의미를 간접적으로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 당시에 꿈꾸던 콜벳 C3를 장만했으니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 분명하다.

전종탁님은 60~70년대 나온 차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특히 재규어 E타입은 늘 그의 드림카 리스트에서 빠지는 법이 없다.

 

이제는 올드타이머인데다가 한국에서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꼭 가지고 만다는 생각으로 산다고 그는 말한다.

 

콜벳 C3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에 있다. 스팅레이라는 로고가 붙은 콜벳의 마지막 세대이고, 현행 최신형 콜벳이 훨씬 에어로 다이나믹을 고려한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지만 미적 감각은 스팅레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긴 본넷과 폭이 좁고 길게 빠진 디자인은 60,70년대의 낭만과 당시의 경제부흥으로 모든 것이 팽창하던 시대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이러한 아름다운 바디에 아메리칸 8기통의 비트는 70년대 영화의 자동차 추격전에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V8스포츠카들의 질주를 그대로 표현한다.

 

콜벳 C3를 시승하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는 캬브레이터를 가진 V8 5.7리터 엔진이 만드는 약간 부등간격으로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불규칙한 배기음이다.

 

캬브레이터 엔진들은 가속패달을 급하게 확 밟으면 그 순간 정교한 공연비(air fuel ratio)가 맞지 않기 때문에 약간 뜸을 드리다가 시원하게 가속해나간다.

 

이렇게 약간 묵직한 느낌을 주다가 매우 낮게 우다 다 다 다다다다하면서 가속해나갈 때의 시원스러움은 통쾌함 그 자체이다.

 

140km/h밖에 세겨지지 않은 속도계는 아메리칸 크루징을 고려했다해도 너무 적은 숫자이지만 실제로 달려보면 140km/h에서 속도계의 바늘이 멈추고도 회전계는 힘차게 올라가 160km/h이상을 달리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설계가 오래되었고, 80년대 미국차들이 제동력이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에 브레이크 패달을 좀 강하게 밟는다는 느낌으로 밟아야하고, 4단 변속기는 1단을 넣을 때 몸쪽으로 확실히 당겼다가 1단에 꽂아넣는 느낌이 아니면 빈번하게 3단으로 출발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워낙 저속토크가 높아 3단으로 출발하는 것이 그리 어렵진 않기 때문에 무감각하게 자신이 3단으로 출발한 것을 잊는 경우도 없지 않다.

 

독일차는 견고하고 꽉 조여진 맛에 타는 차라면 미제 스포츠카는 긴장된 하이스피드보다는 약간은 한가하고 조금은 게으른 듯한 느낌으로 매우 느린 회전수로 도는 대배기량의 여유를 만끽하는 주행이 어울린다.

 

스포츠카가 속도경쟁을 격렬하게 하는 요즘과 비교하면 8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차에 낭만과 달리기 실력에 있어서만큼은 약간 너그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

 

오래된 차를 타보면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살아있고, 그 당시가 어땠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하는 즐거움이 있다.

맘에 맞는 클래식카 오너들과 주말 늦은밤 모여 맥주잔을 기울이며, 수다를 떠는 중년의 신사분들을 떠올리면 자동차는 오너와의 소유개념을 넘어서 주변의 좋은 인맥을 빨아들이는 대단한 흡입력이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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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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