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권 영주입니다.
현대와 기아의 첫 공동작 옵티마의 시승느낌을 적습니다.



EF소나타를 베이스로 EF의 판매에 간섭을 주지 않는 한도내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다는 것은 어쩌면 완전히 새차를 개발하는 것보다 힘든 일일 수 있다.
일단 기존 제품이 소비자에게 비춰지는 이미지를 나름대로 모니터해서 새로운 이름이 부여될 차종의 컨셉을 명확히 하는 것이 최우선이 된다.



EF는 디자인이 과감하고, 나름대로 젊은 기분에도 어울리는 그런 차종이었다.
옵티마는 엔진과 섀시, 그리고 변속기를 비롯한 주요부품을 EF와 공유하면서 어퍼보디의 라운드되어 있는 모서리부분에 약간씩 각을 주었고, 특히 뒷모습은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EF소나타보다 약간은 보수적이어야한다는 컨셉은 차별화를 위한 시도자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전체적으로 도어핸들만 제외하고는 EF소나타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전혀 새로운 디자인이다.

실내로 들어가면 개발비가 조금은 아쉬울 정도로 EF와 XG의 부품이 곳곳에 눈에 띄지만 운전자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곳인 계기판을 확실히 구분시켜둔 기아측의 노력에 나름대로 박수를 보낸다.
오디오의 위치가 에어콘 공조장치 위쪽으로 위치시킨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오디오의 사용빈도가 에어콘 공조장치의 사용빈도보다 높고 운전자의 손에 최대한 가깝게 위치해야할 장비 1순위이다.



수동겸용 자동변속기는 뉴EF가 등장하기 전까지 확실히 옵티마의 전유물이었다.
말이 수동이지 거의 자동이나 다름없는 것은 rpm에 레드존에 다다르면 자동으로 기어가 올라가고, 정지하면 자동으로 1단에 위치시킨다.
어설픈 운전자가 변속타이밍을 잃을 경우 엔진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요즘은 스텝트로닉에도 최대한 자동제어의 손길이 뻗친다.



주행을 살펴보면 EF소나타와 동일하다.
3세대 소나타바디의 옵티마의 주행은 상당히 숙성된 것으로서 승차감이 충분히 우수하고, 소나타 2,3의 2세대 소나타처럼 그렇게 출렁이지도 않는다.
평지에서 190km/h를 발휘할 수 있는 성능이며, 140km/h-160km/h를 오르내리기에 부담없는 정도로 여느 2.0사양과 비슷한 주행성능이다.



옵티마에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면 브레이크다.
시승전에 예상하기론 주요부품을 전부 EF와 공유하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하진 않았지만 브레이크의 경우 기아쪽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받은 것 같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디스크 로터가 열에 견디지 못한다.
쉽게 얘기해 고속에서 브레이킹을 할 경우 디스크가 어느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변형이 되어 제동시 스티어링 휠이 심하게 떨린다.
브레이크 패드가 울퉁불퉁해진 디스크와 마찰하면서 생기는 진동이다.
EF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이 현상은 크레도스에 흔했던 현상이다.
한때 기아에선 크레도스의 브레이크 로터를 무상으로 교환해주던 때가 있었을 정도다.
주로 140km/h이하의 평범한 브레이킹에선 이 현상을 느끼기 힘들지만 180km/h가 넘으면 아주 살짝 브레이크 패달에 발만 올려도 바로 떨리기 시작한다. 시승차만의 문제이길 바란다.

국산차가 가장 가파른 속도로 발전되고 있는 분야는 실내디자인이다.
이 분야의 실력은 가까운 일본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으로서 그 중에서도 기능성이 돋보이고, 조작감촉이 나날이 발전한다.
조립품질 역시 어설픈 미제차보다 나으며, 이 이야기는 조립라인의 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주행성능은 서스펜션을 만드는 노하우가 쌓이기 때문에 안정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바로 엔진을 꼬집기 위해 몇마디를 늘어놓았다.


EF와 옵티마의 모태가 된 엔진은 92년 소나타1 골드에 올려진 2.0 DOHC로 거슬러 올라간다.
139마력을 발휘하던 이 시리우스로 불리우는 엔진의 좌우 위치를 바꾸고, 헤드부분을 개량해서 만들어진 신형 시리우스 엔진이 98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옵티마에까지 올려지고 있다.
9년 동안 광고를 통해 향상된 10마력 정도의 힘은 실제 주행에서 느끼기 힘든 부분이고, 성능은 거의 같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간 엔진의 내구성을 높이고 부속의 국산화를 높였다는 점은 인정하고 싶지만 출력이 너무 오랜시간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음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시대가 바뀌는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요즘의 차만들기에서 스포츠성을 빼먹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 보수적인 GM의 캐딜락이 모터스포츠에 뛰어든 것이 그 단적인 예일 것이다.
SM5의 베이스 모델인 맥시마의 경우에도 요즘 북미에 판매되는 맥시마는 6기통 3리터 엔진으로 0-100가속이 6초대를 보일 정도로 스포티함을 과시한다.


현재의 4기통 2리터 엔진으로 150마력이상의 힘을 만들기 위해선 저속토크를 포기해야한다는 것쯤을 모를 정도로 억지를 부리고 싶진 않다.
현재 소비자가 가장 만족할만한 파워를 이미 신형 시리우스 엔진은 만들고 있음 또한 현실이다.
티뷰론급으로만 스포츠성을 선전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메이커의 이미지를 리드할 수 있는 강력한 모델이 소나타급에서 나와줘야한다.
판매가 활발하지 못한 6기통 2.5리터 엔진은 이런 컨셉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엔진이다.
세금문제로 인해 방법을 간구하기 어렵다면 2.0터보엔진이 그 대안이 될 것이다.
메이커에서 200마력을 부여한다면 애프트 마켓에서 튜너들에 의해 250마력은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인해 새로운 소비계층이 생기고, 튜너들의 움직임이 활발해 짐은 물론 티뷰론이 튜닝 애프터 마켓을 휩쓰는 언밸런스를 깰 수 있는 카드로 작용할 것이다.


또 한가지 옵티마 소나타에 필요한 것은 서스펜션의 숙성도일 것이다.
그 아무리 훌륭한 지오메트리라해도 오랜시간 갈고 닦아 만든 구형 지오메트리를 능가할 순 없다.
어차피 선택한 훌륭한 지오메트리라면 시스템구조를 바꾸지 않고 오랜동안 튜닝하는 지긋함이 있어야겠다.
너무 최신 지오메트리에 민감할 필요가 전혀없다.
폴크스바겐 골프의 핸들링은 강한 바디는 기본이고 27년동안 만들어진 세미트레일링 암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