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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이 공냉식의 종말을 짓밝고 수냉식으로 등장했을 때 많은 비난이 있었던 것은 비단 주행풍으로 엔진을 냉각시키던 방식이 라디에이터를 가지게 된 것만은 아니었다.


미래지향적인 방향성을 위한 디자인 터치는 궁극적으로 실내의 디자인 역시 전혀 다른 형태의 디자인이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에 걸맞는 실내를 가졌지만 전통이 강한 브랜드를 추종하는 매니어일수록 무조건적으로 변화를 싫어하다보니 이것저것 싸잡아서 강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997을 거쳐 현재 991이 나왔고, 991 MK2에는 카레라에도 터보 엔진이 장착되는 바로 지금을 한번 보자.

996이 수냉식 엔진을 받아들인 변화가 무색할 만큼 포르쉐는 991을 전자화시켜 더이상 기계적인 세팅능력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차가 아닐뿐더라 운전자의 개입의 정도가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되었다.


996을 다시한번 조명해보자.

993, 996, 997, 991로의 진화과정에서 주행감성은을 살펴보면 996은 993과 비교해 위화감이 없으며, 자연스럽게 같은 휠베이스를 가진 997에 멋지게 바톤을 넘겨주었는데, 991을 약간 사이보그 같이 만들어 버렸다.


996의 역할은 997을 보더라도 아니면 993을 보더라도 주행감성을 잘 이어받은 훌륭한 모델이라는 재평가가 되는 것이다.

냉각방식이나 디자인은 주행의 철학과는 큰 연관이 없다.

서스펜션의 구조도 993에서 이미 후륜에 멀티링크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현형 911에까지 하드웨어의 큰 변경없이 주행안정성이 세대별로 조금씩 높아졌고, 초고속에서의 공력과 안정성 그리고 전륜이 가벼운 느낌이 약간씩 상쇄되어 나갔다.


지금 잘 관리된 996을 타보면 진짜 997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수동이라면 금상첨화인 것이고, 터보라면 이보다 더 환상적인 조합이 없을 것이다.


시승차는 SKN칩튜닝으로 순정 420마력이 아닌 480마력 사양이었다.

996터보는 겉에서 보이는 본격적인 스포츠카의 모습과 비교해 운전이 매우 편하고 조작이 편한 편이다.

이런 느낌이 들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동변속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클러치 패달의 무게감과 체인지레버의 스트로크와 무게감 때문이다.


아주 가벼운 클러치는 장시간 시내에서 운전해도 피로하지 않아 GT3와 비교하면 정말 고급스럽고 부드러워 체력소진이 거의 없다. 약간 긴 듯한 작동거리를 가지고 있는 체인지레버는 숏시프터로의 교체로 많이들 가긴 하지만 그냥 이대로도 충분히 좋다.


993까지는 체인지레버의 치합느낌이 약간 뻑뻑하고 불명확했다면 996에서는 케이블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어 훨씬 명확해졌다.


제동감각도 997보다는 993에 가깝다.

공냉식의 브레이크는 정말 무겁고 특히 약한 힘으로 차를 세울 때 요즘차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많은 힘이 필요하다.

996은 여전히 약간 무거운 제동감각을 잘 간직하고 있어 최신형의 너무 예민하고 가벼운 감각보다는 전통적인 911에 훨씬 가깝다.


지금은 같은 배기량의 NA로도 400마력 후반대를 쉽게 만드는 포르쉐의 아꼈다가 꺼내놓는 기술적 스타일과 비교해

996터보의 420마력 순정 출력은 약간 초라할 수도 있다.

3.6리터 트윈터보 엔진은 최대회전한도 7000rpm, 레드존 시작 6500rpm이며 996의 경우 디지털 계기판으로는 0.9바 이상은 표기도 되지 않아 튜닝한 차의 최대 부스트가 얼마인지 알지 못한다.


시승차의 가속력은 스포츠카가 좀 그래야하 듯 과장된 듯 치고 나간다.

반대의 경우는 차가 아무리 빨라도 잘 안느껴지는 경우이니 전자가 훨씬 운전의 짜릿함은 좋다고 하겠다.


순정도 Z00km/h는 충분히 넘겨버리지만 튜닝된 996터보는 이보다 훨씬 빨리 Z00km/h를 점령하고 Y80km/h까지는 왠만큼 긴 터널이라면 순식간에 넘겨버린다.


공력적으로 봤을 때 초고속에서 전륜의 무게감도 좋은 편이고, 특히 4륜이라 전륜에 디퍼렌셜과 드라이브 샤프트등의 무게가 밸런스에는 도움을 준다고 봐야 한다.


GT3가 레이스카에 아주 근접한 로드카이다보니 터보는 이보다는 항상 핸들링과 코너링에서 주목을 덜 받는 점은 터보 입장에서 매우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공도의 와인딩에서 이차를 재미나게 타보면 GT3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잘 돌고 부스트를 터트리면서 후륜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할만큼의 강력한 토크를 가지고 있다.


평형성이 좋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스티어링 각을 살짝 준 상태에서 강한 제동을 걸면 큰 질량의 꽁무니가 아주 젠틀하게 던져지면서 머리를 안쪽으로 수셔 박는다.


무게중심의 이동을 코너에 잘 활용할 줄 아는 것은 고급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이차를 타보면 그냥 본능적으로 이런 운전이 되지 싶을 정도로 차가 가진 본능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적극적으로 하는 운전자와 본능이 통한다고 표현하고 싶다.


물론 996이 때론 극단적인 언더스티어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뒤가 심하게 날라가면 유투브 영상처럼 멋지게 드리프트를 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택도 없는 환상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911스럽다는 점에서 996은 과거의 비난받았던 불쌍한 처지에서 지금은 오히려 아주 훌륭한 샘플로 과거의 멍애를 씻을 정도로 재평가되고 있고, 그렇게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사람들은 공냉식이냐 수냉식이냐로 자로 줄긋듯 993 이전과 이후를 구분할 것이고, 다시한번 자로 이번에도 충분히 굵은 줄로 997과 991을 구분할 것이다.


996은 997과 함께 한 시대를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고, 후기형들은 아주 높아진 품질감과 내구성 특히 터보와 GT3는 메츠거 엔진이라는 타이틀, 특히 996에 사용된 터보 엔진은 997의 것과 하드웨어는 완전히 같고 터보에 VTG가 들어가느냐의 유무와 터빈 하우징사이즈 등이 다르다.


엔진블럭 실린더 스크레치에서 자유로운 엔진이고, 997처럼 온갖 온도 센서등이 절제되어 있기 때문에 800마력 오버 튜닝을 한다는 가정하에 같은 하드웨어를 사용해도 997보다 EMS쪽 튜닝이 훨씬 쉽게 마무리 된다.

센서가 많으면 출력을 제한하는 로직이 더 많아져 제출력을 내는데 방해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엔진을 보호하기 위한 로직이기는 하지만 997의 까다로운 튜닝과 비교하면 996은 한마디로 머리가 덜 아프다.


과부 제조기로 악명높은 GT2부터 GT3, 터보, 터보S 그리고 카레라 등등 다양한 엔진과 캐릭터가 서로의 영역을 최대한 넓게 잡고 있지만 겹치지 않고 전혀 다른 운전감각을 제공한다는 점도 996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했을 때 훌륭한 구성이다.


정속으로 달리면 상당히 좋은 연비를 가질 수 있어 장거리 여행시 항속거리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과 적응되면 승차감도 그리 과격하지 않다는 점, 뒤에서 보면 터보 특유의 빵빵한 엉덩이와 존재감으로 전혀 꿀릴 것이 없는 고성능 스포츠카로 손색이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 혹은 그들의 업적이 재평가 되듯이 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의 996은 이 차가 데뷔했을 때의 평가보다 지금의 평가에 훨씬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도 세대간의 특징을 정확히 간파하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는 무엇인지? 이런 깊은 고민없이 996을 비하할 수 있는 꺼리는 현재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말년에 맘편하게 편하게 지내는 운명을 타고난 996은 항상 좋은 주행 질감을 선사하고 최신형 911이 전혀 부럽지 않을만큼 모던 스포츠카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차이다.

이중에서도 996터보는 그중에서도 더욱 더 돋보이는 완벽한 샘플중 하나이다.

-test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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