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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두대 모두 수동모델이다.

420마력의 996터보와 순정 480마력의 997터보의 엔진은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엔진이다.


경주용 엔진을 베이스로 단조 크랭크 샤프트, 단조 컨로드등이 적용되었고, 드라이섬프 방식에 한스 맷져가 설계한 매우 튼튼하고 고출력으로 튜닝하기에 이 엔진보다 더 좋은 엔진은 없다.

때문에 997 MK1터보때까지 적용된 마지막 MPI터보 엔진 버젼은 앞으로 그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996은 카레라 초기형부터 GT2까지 거의 모든 모델을 시승해보았지만 주행감각에 있어서 저평가되어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결론을 말하면 996은 대단히 잘 세팅된 스포츠카이며, 996과 997을 동시에 타보면 오히려 996쪽이 운전의 재미나 약간 더 거친맛을 느끼며 스포츠카의 참맛이라는 차원에서 996이 약간 더 우위에 있다고 본다.


997이 996에 비해 체감으로 느껴지는 강성이 확실히 크고, 고속에서 안정감이 좋아졌지만 무겁고 넓어진 차체와 고속에서 액셀링에 의한 모션변화 즉 슬립앵글의 변화가 작아 운전이 쉽고 얌전해졌지만 운전의 개입정도는 분명 약해졌다.


순정 996터보 수동 모델은 구간 가속을 해보면 순식간에 280km/h를 점령하며, 500마력대 수퍼세단와 엇비슷하거나 약간 더 빠른 가속을 보여주었다.


997터보의 경우 튜닝이 되어 있어 996과 롤링테스트를 해보면 순식간에 치고 나가느라 비교 자체가 힘들긴 했지만 996터보 수동의 경우 절대적인 가속성능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996터보쪽에 자꾸 손을 올리는 또다른 이유는 제동감각인데, 997의 경우 브레이크 패달이 너무 말랑말랑해져 가볍게 밟아도 쉽게 차를 세울 수 있지만 996까지는 공냉식 포르쉐의 브레이크 감각을 유지하기 때문에 좀 강하게 밟는 느낌으로 밟아 몸무게를 실어서 밟는 느낌으로 제동하기 때문에 힐&토우할 때 앞발꿈치의 지지가 튼튼해 편하게 힐&토우가 가능하다.


회전수의 하강이 워낙 빨라 재빠른 시프팅을 동반하며 운전하는 재미는 두대 모두 크다.


고속코너에서의 자신감은 997쪽이 더 높지만 4단에서도 부스트가 터지면서 뒤가 미끄러질 것 같은 약간의 불안감과 접지의 한계 영역을 몸으로 느끼면서 코너를 도는 느낌과 짜릿함은 996쪽이 높다.


분명 빠듯한 차대강성이라는 한계가 느껴지지만 트랙션을 힘껏 분출하면서 엉덩이가 땅에 파뭍혀 가속할 때의 약간의 요란함과 오버스티어의 경계를 명확히 몸으로 느끼게해주는 느낌은 정직성과 스파르탄으로 표현하고 싶다.


조악한 실내와 911의 존재감이 약하게 다가오는 디자인 등 996은 공냉과의 단절 이후에 어떻게 보아도 이쁘게 보기 힘든 디자인이긴 하지만 실제로 내용은 좋은 차다.


997은 매끈하고 여성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준수한 외모에 996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향상된 실내질감 등 전체적인 상품성에서 압도적이다.

996과 동시에 타보지 않는다면 997의 스포츠성에 의구심을 가질 필요도 없을 정도로 운전의 재미와 높은 주행성능을 보여주지만 선대 모델에 비해 확실히 운전의 개입 정도가 적어진 것은 사실이다.


NA엔진을 가진 911의 재미와 비교해 터보는 섬세한 컨트롤에서는 부족하지만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은 강렬함과 화끈함에 6단 탑기어에서도 강하게 밀어붙이는 그 파워는 터보쪽이 확실히 우위에 있다.


상태좋은 996의 숫자가 적어지는 요즘이라 관리가 잘된 구형차들을 타면 그만큼 희열도 배가 된다.

997 MK1 터보는 700마력 오버가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차원에서 오래 소장하고 있으면 분명 끝장을 보고 싶을 것 같다.


단단한 엔진을 가진 차들에게 유독 매력을 느끼는 내 기호가 앞으로도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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