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재미삼아 보는글입니다.  오랜만에 써보려니 감이 잘 안 살아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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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밤. 밤 12시반경.

사패산터널을 지나기전 앞차에게서 온 전화.

 

   - 희재씨 오늘 감이 좋은데!
   - 그래? 무슨 감?
   - 오늘 재미있는 차 만날것 같아
   - 그래 앞에 잘봐봐

 

일이 바빠서 몇달간 사무실에서 숙식하다시피 하다가 간만에 바람쐬러 나선 토요일밤.
바람이 시원하다,. 절대 제목을 기억하는 못하는 인간이라 오늘도 CD에서는 빠른템포의

제목을 알수 없는 재즈피아노가 감칠나게 울리고 있다.

 

가끔 만나는 G35가 촉매도 레이싱용으로 바꿧다고 해서 산소센서 에러도 점검할 겸 나선길.

터널을 지나 자유로로 접어든다. 정속주행 수 킬로. 또 정속주행..그리고 정속주행.

 

   - 이보세요.
   - 응? 왜
   - 감이 좋다면서?
   - 그러게...

 

1~2분 지났을까.

빽밀러로 보이는 하얀색 에이치아디가 차량들 사이로 갈짓자를 그리며 쏜살같이 다가온다.

왼쪽인가? 역시나 크르릉 하고 왼쪽으로 치고나가는 백색차.
아싸 C63이구나! 앗싸~~    (요즘 내가 격무에 시달려서 감탄사가 좀 저질스러워졌다. 이해를... -.-)

 

3단 5000 풀가속..  가속한 두 대의 차는 바로 앞에서 상황파악이 늦어 어리버리하고 있던
G35와 9-3를 순간적으로 뒤로 보내고,  앞선 C63은 뒷차의 의중을 확실히 읽었다.

C63의 그르렁 배기소리가 쿠우항!하고 바뀌는 순간, 차 앞유리에 따다닥하고 비를 뿌려주시더니
뒤에서 접근해 오던것과는 확실히 다른 가속빨로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하하하! 하하하!~
시원한 뒷모습에    또 바보같이 혼자 웃는 버릇이 튀어나온다. -.-


1->3->2,     2->4->1 , 짧은 브레이킹 혹은 재가속을 해가며 부지런히 틈새를 찔러대는 백색C63을
3미터 간격을 두고 쐐애액 소리를 내며 미친듯이 쫓는 9-5. (내차는 배기음은 없다. 흡기음이 있다)
3-4 킬로의 짧은 질주 뒤에 드디어 9-5를 C63의 오른쪽에 갖다 붙힐수 있게 되었다.

 

C63의 화난 배기음. 그르렁! 그르릉!~ ~  짧고 위협적인 엑셀링은 해보지만 불과 10~20여미터 전방은
훵하니 뚫려 있는 도로상황이 아니라 풀가속이 어려운 상태.  인천공항이었으면 벌써 달아났겠지..

 

 '그래 답답하지?  '

순간적으로 길이 열린다.

 

9-5와 C63은 4차선이 열리고 있음을 눈치챘고 먼저 악셀개도한 C63은 2->4로 빠지더니. 거의 동시에
4차선 진입한 9-5.  앞차에서 정말 흉폭한 배기음이 터져 나온다. 이번은 정말 풀가속이었던 듯.

앞유리를 때려대는 돌비가 장난아니다.

 

아쒸! 새 범퍼 교체한지 몇달 안됬는데..최고급 강화 투명페인트도
마감한지 얼마전인데...이런 배틀 몇번이면 바로 곰보가 되어버린다. 어떻게든 앞서야 한다. 그래야 돌비 안맞는다.
이러한 절박하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기는 배틀 중 처음이다.

 

두대가 풀 가속중인 4차선라인은 어느덧 완만한 우측코너를 그린다. 그리고 전방 백여미터 3.4라인에 얼핏
보이는 차량. 선행차가 살짝 움찔하는듯하다 이미 속도는 *50에 가깝다. 잠시 멈칫거리는 순간 왼쪽으로
처음 조우했을때의 모양새로 왼쪽으로 내가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 복수다!  --였으면 좋았을텐데---

 

 
풀가속으로  3차선에 진입한 내차의 헤드램프가 간신히 4차선의 C63의 좌측부를 점거하고 있다.

 

 

 

자. 이제 어떻할거냐.   50미터 전방 3,4라인은 막혀있는 상태.

 

 

 

어떻게 할거냐...

 

 

 


3.4라인 전방차량에 막힌 C63을 뒤로하고 2차선 라인으로 시원하게 빠져나온다. 드디어 앞서는군아! 하하하
4차선에 위치한 C63 불빛을 백미러로 확인하며 다시 4차선 진입. 이제 부터 내가 비를 좀 뿌려 주겠어. 음하하!
빨리 붙으란 말야. 내가 비좀 뿌리거든..하하하..하하하...

 

 

 

....

 

 


4차선 C63은 오지 않는다.
저멀리 오백미터 뒤에 있다. 왜?

 

...................................

 


휴게소에서 캔커피 하나사서 담배한대 태운다.
 -00씨, 왜 그차 달리다가 잠깐 쳐지니까 왜 중단했을까?
 -왜? 그 이유를 몰라?
 -왜?
 -생각해봐. 희재씨가 C63 크림톤을 뽑았어.
 -그런데?
 -상대차가 앞에 있어. 그것도 고속에서.....당신같으면 달리겠어?
 -뭔 소리야?

 

뭔 소린지 알듯 하기도 하고....?  ?

제기럴 나만 당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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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몇달동안 업무에만 집중하느라 속세와 접하지 못했던 스트레스. 시원한 달리기에 날려보내고
다시 일에 몰두해야겠다.

 

PS: 오토 세단으로 여기까지가 거의 한계인듯 싶다.
    물론 다음단계 튜닝이 있어 20-30마력정도 더 올릴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마력좀 더 올린다는게 큰 의미가 있는 튜닝은 아니고.
   
    내년에는 996 터보하나 꼭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열심히 일이나 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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