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본문과는 관련없습니다만, 3주정도 전에 판교 톨게이트를 나와 분당으로 내려오다가 미확인비행짱돌을 얻어맞아 파손된 앞유리입니다. 시력도 괜찮고 전방주시도 똑바로 하고 있었는데 예지없이 "빠악"했던걸로 보아... 판교신도시 공사지역을 지나면서 발파 공사 현장에서 돌이 날아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순간 얼마나 놀랐던지,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대처한것이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역시나 "사고는 언제 어떻게 날지 모르니, 안전운전 & 방어운전"을 절감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에에, 딴소리는 그만하고, 아래 쓰는 내용은... 지난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테드의 Street Battle에 올릴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네요.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경북지방에 출장이 있던 저는 전날 밤에 미리 지역에 내려가 있으려고 차를 몰고 나섰습니다 (뉴이엡 순정 무튠). 어떤 길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동백지구로 새로 난 길을 통해 용인 -> 양지에서 영동을 탄 후 중부내륙을 타기로 했습니다.

영동과 중부내륙의 조인트인 여주에 도착할 때 쯔음 시계는 밤 11시가 조금 안된 시간.. 도로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왠지 중부내륙에는 화물차가 많아서 갑갑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시원한 느낌에 중앙고속도로를 타기로 하고 영동을 계속 이어 갔습니다.

시간이 돈인지라, 피곤하기도 하고, 빨리 가서 푹 쉬겠다는 생각에 X50 정도로 약간 속력을 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고경험으로 1차선 기피증이 좀 있는 편이라, 추월을 할때에만 1차선으로 가고 2차선 들락날락하면서 가고 있었습니다. 원주쯤 갔을 때에, 뒤쪽에서 뭔가 압박이 느껴지더군요. 체어맨이 다른 차들을 제끼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꽤 괜찮은 속력을 내며 다가오길래 살짝 비켜줬습니다.

체어맨이 저를 추월하자마자 저도 풀악셀을 밟았습니다. 빨리 가는 차를 약간 거리를 두고 따라가면 고속 주행이 조금 더 덜 피곤하니까 활용하려는 심보였는데, 제가 체어맨의 브레이크등을 조금 싫어하기에 (솔직히 체어맨이라는 차종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 편입니다 ^^) 브레이크를 자주 밟지 말아주길.. 하는 바램을 가지고 열심히 따라갔습니다. 평시 X70정도로 주행하는 분이더군요.

운전실력이 꽤 괜찮은 분이었습니다. 라인 안배를 잘 하여, 브레이크도 거의 밟지 않더군요 (다행이죠 ^^) '제발 중앙고속도로로 같이 갔으면..'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문막을 지나 만종IC에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만종JC에서 오른쪽으로 빠져 중앙을 타야하는 제 입장인데, JC를 2km 정도 남겨두고 이 체어맨이 2차선을 차지한 상태에서 무척 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잘 모르겠지만 웬지 중앙으로 갈아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더군요. 암튼 고속 주행중이었고 마음이 급한 저는 그차를 1차선으로 추월하여 오른쪽 램프로 중앙고속도로를 탔지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체어맨 드라이버께서 자극을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 (무리스러운 상황을 드리진 않았는데 ^^;;; )

저와 마찬가지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는 체어맨이 뒤에서 열심히 가속을 하며 저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 램프 부분은 1차선인지라 압박감이 좀 있었습니다.. 저는 차도 위밍업 좀 된것 같고 어차피 빨리 달리던 상황이라 일단 엑셀을 좀 밟았습니다. 최고 속력을 내면서도 약간 오르막이 느껴지는 길이라, 체어맨이 더 빠르더군요.

중앙으로 들어서면서 다시 1차로를 내준 후 200미터정도의 거리를 두고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체어맨은 계속 1차선으로, 저는 추월시만 빼고 2차선으로 달렸습니다. 거리를 조금 두었기에 둘이 길을 막고 가는 상황은 피하려 노력 많이 했습니다 (우리 둘 사이를 추월하는 차는 다행히도 없었지만요). X70 이상의 항속 주행을 함께 하다가, 1차선을 계속 가리는 차가 나타나면 제가 잠시 추월하여 선행하기도 하고... 꽤 오래 같이 달렸습니다.

체어맨 오너분이 저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레이싱을 하는지 약간 종잡을 수 없다고 느끼면서 계속 같이 가고 있었는데, 터널이 연달아 나오는 곳에서 제가 약간 도로 상황을 좋게 만나서 차들이 많이 몰켜 있는 포인트를 먼저 헤치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연달은 터널 구간을 지나 한참 크루징을 한 후 백미러를 보니, 간혹 야간 고속도로에서 만날수 있는 시츄 - 뒤에 멀리까지 아무런 차가 없어 어두운 도로만 보이는 싸~한 상황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순간, 저멀리에 빤짝하고 나타난 밝은 라이트... 무서운 속도로 멀리서부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혹시 아까 그차일까 싶어 엑셀을 약간 느슨히 풀며 갑니다. 가까이 온 차량은 아까의 체어맨이 맞았습니다. ^^;; 왠지 저는 반갑고 기분도 좋은데, 그쪽도 그러한지 궁금해집니다. 쌍깜빡이를 켜보니, 저쪽도 켜더군요. 다시 함께 고속 크루징을 하면서 느껴보니, 운전 실력이 상당히 괜찮은 분인데도 코너와 내리막에서는 제가 빠르고, 오르막에서는 제가 살짝 느린걸로 보아... 차는 저와 마찬가지로 오토에 튜닝을 하지는 않은 것 같고 안전운전의 습관이 철저한 분인것 같았습니다. (누군가는 "간튜닝이 덜 되어 있다"고 표현하던데 - -;;; )

휴게소가 나오면 함께 들러서 얘기라도 나눠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마침 친구가 핸드폰 전화를 해서 전화를 받으면서 많이 뒤쳐지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끊었을 때에는 체어맨이 멀리서 앞에서 터널로 진입하고 있었죠. 터널을 지난 후의 어떤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채 우리는 열심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터널을 막 빠져 나가는 순간, 그 다음 1초의 순간은 아마도 긴세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짧은 순간에 인식되던 여러가지 상황들과 당황스러움과 두려움...

터널 건너편에 살짝 비가 왔는지 젖은 노면이 눈에 들어오면서, 터널을 나가자마자 우측에서 강한 돌풍이 불어닥쳐 차가 밀리는 지각과 동시에 앞차도 비틀 흔들리더니 문제의 브레이크등이 빤짝 들어오면서 앞차가 약간 돌면서 내 차 앞을 스치듯 오른쪽으로 지나갔습니다.

잠시간 머리속이 하예지고 아무 소리도 듣기 힘들었습니다. 다행이 제가 게을러서 아직도 끼고 다니는 스노우타이어... 제차는 똑바로 가고 있었고, 속도를 줄이고 싶지만 브레이크에 발이 가지 않더군요. 힐끗 백밀러를 봤는데, 길이 살짝 휘어서 가린건지, 자동차의 라이트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분 어떻게 되셨는지, 콘트롤이 되신건지 아니면 사고가 났는지, 크게 났는지, 다치지는 않았는지 많이 궁금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다음 휴게소에 들러서 발딱발딱 뛰는 심장을 커피로 가라앉히며...20분 정도를 게겨보다가... 다시 출장지를 향해 바퀴를 굴렸습니다.

다음날, 그 다음날 열심히 뉴스같은 것들을 뒤적이게 되더군요. 혹시나 어떤 얘기가 있나 싶어서... 아무런 뉴스를 찾지 못한 것을 보면, 큰사고는 안난것 같아 약간은 안심이 됩니다. 그분.. 다치지 않으셨기를 절실히 빕니다.

정말이지 몇번이고 듣는 말이지만... 사고는 한순간, 예측할수 없더군요. 다들 안전운전 하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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