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99년도인가 2000년인가 구형 아반떼 2.0 가지고 한참 쎄팅하고
그러던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제차는 235km/h 에서 리밋이
걸렸는데요 서울톨 지나서 경부 만남의 광장으로 이어지는 고속
내리막구간에서 w140 s320한테 쭈욱 앞서다가 내리막 탄력에서
최고속에서 따이고 나서(전 235 그차는 슬금슬금 앞으로 ㅠ.ㅠ)
그 다음날 바로 엔진 내리고 기어는 5단 0.780 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250을 클리어 할 수 있는 기어비였지요
그리고 며칠간 시내길들이기 후에 늘 하던데로 강릉을 향해서
길들이기를 하러 갔습니다. 영동고속도로는 언덕길 내리막 코너 등이
복합된 최적의 길들이기 코스입니다.
와이프와 그 당시 후배인 한 가마클럽의(몸무게가 한가마) 이환기를
옆에 태우고 강릉가서 회도 먹고 놀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로는
중이었습니다. 소사휴게소(지금의 횡성휴게소)에서 나와서
내리막 클리어 하고 길들이기 주행하는데 뒤에 붙는 bmw 별신경
안썼습니다. 길들이기 중이었으니 말이죠....,
제차를 스피듯 훑고서 추월해 가는데 머플러가 4개인겁니다.
앗~! m5 다~! 사실 그때 국내에서는 처음보는 m5였습니다(e39)
갑자기 시프트 다운 풀악쎌..., 엔진 또 내리면 돼 길들이기는 무신 #$%$#%
하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거리...., 알피엠은 7천을 넘기고
같이탄 일행들의 침 삼키는 소리가 귀에 들립니다(상상인가?)

그러던중 갑자기 m5 가 2차선으로 비켜주는 겁니다.
순간 음..., 롤링가속 해보자는건가? 라는 생각에 1차선으로 동선을 그리며
속도를 줄였습니다. 두대가 나란히 약 20초간 그렇게 갔습니다.
아무래도 롤링가속 하자는 얘기인듯 해서 4단 시프트 다운하며
풀 스로틀~! 약 두세대 정도 벌리며 제가 앞서갑니다.
이윽고 그차도 풀 스로틀 하는지 오른쪽 뒤가 자꾸 땡깁니다.
옆자리의 환기는 뒤를 돌아보면 중계를 해줍니다.형 가까워진다~!
그러다 잠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5단 리밋 근처까지 갑니다
그때 속도는 약 230키로 부근...,
조금 더 가면 제차는 리밋에 걸립니다. 그때는 그차에 대해서 아는게
없고 250에서 리밋이지만 풀면 300오버 가능 하다는 정도만 들었죠
그래서 제가 이번엔 2차선으로 빠지고 서서히 속도를 줄였습니다.

역시 제 생각이 맞더군요 1차선으로 변경해서 제 옆에 나란히
달리는겁니다. 이번엔 제가 후속가속이고 2차 롤링이 시작됐습니다.
물론 전 4단 다운한 상태고 알피엠은 5천을 가르키고 있었죠
이윽고 m5 가 튀어 나갑니다. 저속 풀악쎌~! 2~3대 벌어진채로
4단 풀 5단변속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됩니다.
어? 먼가 이상하다 저거 400마력이라는데 아마 아직 차에 익숙하지
않나보다 이러면서 우리는 수다를 떨며 가볍게 230을 넘어 240을
향해서 속도가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영동고속도로 특유의 코너가 나옵니다.
순간 생각에 만약 저차 차주가 아직 차에 익숙치 않다면 승부처는 여기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속도 줄이지 않고 그대로 코스인.....,
드디어 좁혀지는 거리 그리고 동선...., 그후에 백미러로 확인한
그차의 앞모습을 보면서 옆자리와 뒷자리 일행들은 환호성을 지르더군요
사실 전 후달렸습니다. 그 당시로는 하이앤드 타이어인 피랠리 p7000을
끼고 있었고 그 타이어 하나 믿고 진입했던거죠 그래도 영동고속도로에서
235로 코너진입은 무리 수 였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그후로도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가남휴게소까지 왔습니다.
지금의 여주휴게소지요 소사휴게소에서 여주휴게소까지 21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저기서 차 구경 좀 하고 가자는 생각으로 혹시나 하면서
비상등 점멸하면서 휴게소로 진입하는데 역시 같이 따라 들어오더군요
앞 뒤로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서 그차로 가는데 대 반전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분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뒷자리에서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분이 내리더군요 인사를 하는데 자신은 비서랍니다.
운전은 회장님이 하셨다고....,(속으로 윽! 회장님이라면 그리고 비서가
저정도 나이대면 도대체????? 하는데 운전석 유리가 내려가더군요)
헉~! 머리가 백발인 중후한 모습의 그리고 미소를 띈 모습은 어림잡아
60대 후반의 지긋한 연배이신겁니다.
죄송한 마음에 머리숙여 인사를 드리고 죄송하지만 엔진룸 좀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러자 웃으시며 본네트를 열어줍니다.
인테이크가 양쪽으로 가지런하게 정돈된 v8 5000cc 의 엔진....,
그 위용에 잠시 넋을 잃고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오로지 관심사는 엔진이었나봅니다.
그리고 그 비서란분이 명함을 주면서 도대체 그차는 모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이차는 엔진을 제가 이리저리 튜닝하고 어쩌고 저쩌고 설명을
드리니 운전석에 앉아계신 회장님이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그러면서 아까준 명함 가지고 한번 찾아오라고 하시더군요
자신도 자동차를 너무 좋아한다고 하시면서 옆자리엔 사모님으로
보이는 중후한 모습의 마나님도 타고 계셨습니다.

이제사 머리속이 정리가 돼더군요 코너에서 제가 앞지를 수 있던것도
또 그 연배에 하찮아 보이는 아반떼와 놀아주신것도 모두 자동차를
좋아하시고 지긋하신 연배에서 나오는 배려였음을 느꼈죠
그후 명함을 들고 한번 찾아가볼려고 생각만 했고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내돈으로 나도 내가할 수 있는 실험과 노력을 할 수 있는데
찾아간다는것이 속도 보이고 자존심도 허락치 않아서입니다.
지금도 가끔 그 생각을 하면서 그때 찾아갔으면 제 평생의 소원인
엔진연구소를 설립하는 꿈이 좀 더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후회반
그리움반으로 회상합니다. 꼭 한번 오라고 하시던 인자한 웃음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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