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Audi A8 D3 4.2롱바디 파이널버젼
"예..저 기억하시죠? 328컨버 가져가서 750대차해온.."
"아이고 그럼요. 두 달 되었나요? 혹시 차에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어디가.."
"아뇨..혹시 A8 있나요? 롱바디 까만걸로다가.."
"네?"
..역시 정신을 차려보니 A8 운전석에 앉아있는 저를 발견하고야 말았습니다. 당시 7은 최신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현역이었고 A8과 W221은 완전 현역 이었습니다. 뒷남바도 긴거에 조명회사 아우디의 led데루등..실내의 고급스러움은 7은 정말 우주선같은 느낌이면 A8의 그 빨간버튼에 폴딩모니터..실내의 느낌..뭔가 하이 테크놀로지 신형 느낌 이었습니다. 직진에서 이상할 정도의 특이한 안정감이 있던 기억이 있네요. 코너는 7에 비해서는 좀 휘청거렸지만 고속에서 순항할때의 그 앞바퀴에 무게가 실려있다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 날티나는 스타일까지도 사랑했던 차입니다. 콰트로라 그런가 싶었는데 친구도 제 차를 보고 06년식 3.0롱바디 샀었는데 그 차는 전륜 이었는데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아우디는 원래 이런 느낌이구나..동네 여자친구들이 환장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ㅋㅋ. 그러나 물레방아는 잘도 돌아가듯 시간은 흐르고 또 혼돈의 카오스로..

11. Benz S500L 10년식 후기형
동네에서 동네 금융업..이라고 쓰고 일수라고 읽는 사업을 좀 크게 영위하시는 형님과 삼촌의 경계에 계신 친한 분이 계셨습니다. 이 분이 이 차를 타셨는데..신차 출고하시고 1년 못 타실 때였을겁니다.
"A8은 어떠냐?
"차 죽이죠..첨단 4륜구동 콰트로시스템인데..볼스프롱 더치 테크닉 모릅니까..?"
"쥐방울만한 놈이 겉멋만 들어서..ㅋㅋ. 타보고 싶다 A8. 2천만 나 주고 바꿀래?"
달콤한 제안 이었습니다..키로수가 저보다 많기는 했지만 그때 시세로는 괜찮은 초이스였고 후기형 순정에 앞뒤 범퍼만 63으로 변경되어 있고 휠도 amg였으니..근데 직수..영어 메뉴..오갤 딜러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한글 변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여부가 있겠습니까?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성동구청 자동차민원실 이었네요. 네..또. 처음 가져오는데 악셀 페달이 망가진건가? 싶게 차가 안 나가네요. 시내에선 발목이 아플 정도? 드럽게 안나가네 생각하며 차 바꿨으니 놀러나 다녀오자 하고 고속도로에 올린 후 알게 되었습니다. 아..컨셉이 다르구나 얘는..처음 접한 파노라마 선루프의 개방감도 정말 좋았습니다. 옆집에서 인테리어 하다 볼트가 떨어져 선루프가 통째로 터져버리기 전까지는..ㅋㅋ. 보상받고 하는 과정이 꽤 걸려 실제로 탄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제가 받을 돈이 조금 있었는데, 돈 주실 선배분께 전화가 왔습니다. 기한을 조금 미뤄줘라..담보를 줄께. 기간내에 상환 안 되면 이전해 가라. 마음에 들거야. 빨라..

12.Cadillac CTS-V (동시보유)
아..첫 고성능 세단 입문 이었습니다. 차를 워낙 좋아하시던 분이라 E46 M3도 오래 타셨던 선배셨는데 이걸 사셔서 타고 계셨더라구요. 처음 받아서 인천공항 한번 가봤습니다. 무섭더라구요. 배기음 미쳤고 하체도 미쳤고 레카로 의자 편했습니다. 근데 통풍이 되구요. 차져 돌아가는 소리는 ET랑 손가락인사 하는 느낌이었구요. 4개월 잘 가지고 있었습니다. 선배가 으레 찾아 가시겠거니 하고 많이 타지는 않았네요. 역시나 차는 주인에게 잘 돌아갔습니다. 외계에서 소풍온 듯한 생김새에 배기음은 여성분들이나 동네 차 좋아하시는 남자분들에게도 어필이 잘 되었습니다. 탈때마다 뒤 휙휙 털리고 머리카락 서는 건 1등 이었습니다.

13. 벤틀리 플라잉스퍼 07년 뮬리너
잘 가지도 않는 강남에 갔다 국기원 뒷골목에서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아..우아하다 차가. 저게 신사구나. 나도 신씬데..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나요?328에서 75.."
"예 그럼요; A8은 잘 타시죠?"
"그게..지금은 S를 타고 있는데..혹시"
"그 사이에요?;"
"예..그게 그렇게..아 그게 아니고 혹시 벤트리.."
"있죠. 플라잉스퍼. 이제 3년 됐습니다."
"3년 씩이나요? 안되는데.."
"벤틀리는 영혼입니다. 연식은 중요치 않아요 고객님. 영국의 문화를 사시는겁니다. 그리고 아직 현역입니다. 짱짱합니다. 2800 더 주시고 가져가시죠."
"확실히 할 건 아니구요..시간 있을 때 차 한번 보러 갈께요"

그 시간있을 때는 정확히 네시간 뒤였습니다;..영국의 문화..신사..나도 신씨..사는 게 맞는건가..이게 데스티니..역시 정신 차릴것도 없이 타고 왔습니다.

실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속된말로 존나게 구닥다리 같은데 그게 다 가죽입니다. 플라스틱은 버튼뿐인 미친 가죽성애자..우드그레인 뭐지..각쿠스인가? 하고 가만히 보면 리얼 우드구요. 매트가 이게 뭐야..하고 보면 양털입니다. 차는 부드러운데 직발은 더럽게 빠르구요. 날아갑니다. 이래서 플라잉스퍼인가? 날아서? 이게 감성이구나..오일 갈 때 되서 센터에 전화하니 95만원..아니 뭔 놈의 신사가 95만원이냐 싶습니다.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차가 자고있는데 푹 자고 있네요. 납죽 엎드려서..센터에 전화를 거니 네? 얼마요? 이천 얼마요? 딜러분께 전화드려 조심스레 쌍욕을 퍼부어봅니다..그놈의 1개월 2천키로타령 지겹네요..견적도 이천 얼마던데..반 지원해 준답니다. 대신 양재동 공업사에서. 호환되는 쇼바가 있는 건 처음 알았네요? 페이톤 용 빌스테인..고쳐서 두달정도 신사가 된 기분을 만끽하다 처음으로 개인 직거래를 시도해봅니다. 신사가 되고 싶으신 분이 오셔서 마침내 신사가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