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카렌스 LPG 수동

소나 말 생각을 하고 있을 때..누구에게나 크기는 다르지만 찾아 온다는 인생의 변곡점이 한 번 찾아왔습니다. 저는 중국을 대상으로 알리바바, 로드샵 등에 한국 고급 화장품을 수출하는 업을 하고 있었습니다.ㅋㅋ

저를 이 업계로 이끌어주시고, 피자가게 사장을 이 정도 살게 해주신 선배분께서 대림동에서 환전소 운영하며 화장품 따이공하는 한족이 재고를 많이 안고 있는데 중국으로 들어가게 되어 재고를 무척 저렴하게 아도 치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며, 잘 되면 조금 챙겨주라고 한족 하나를 소개시켜 줍니다. 만나보니 진짜입니다..

모든 현금을 탈탈 털고 전세 집 담보대출에 친구 친척 돈 까지 끌어다 잔금 지급하고 인도받는 당일에 물건은 이미 다른 업자에게 넘어가고 중국오빠는 돈 싹 들고 귀국 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매일 정신을 차려보니 뭔가 몰고 있었는데 이번엔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네요.

차라도 몰래 팔아 2~3억 정도는 들고 만세부를 수 있었습니다만,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차를 모두 팔고 가진 금붙이와 시계 전세 아파트까지 빼고 나니 알아차리신 아버지께서 레인지로버 가져가신 차값이라고 생각하라며 조금 주시네요. 제 돈은 모두 날아가고 빚 4억9천 갚으니 알거지입니다 ^^ 대신 신용은 지켰습니다. 업계 모든 분께서 고마워 하시고 저도 대신 빚은 없지 않겠습니까? 부도가 난 마당에 빚없이 모두에게 피해주지 않고 마무리되어 감사합니다.

업계 신용은 살아 있으니 살아 남으려 발버둥쳐야 하는데 발버둥치려면 차가 필요합니다. 집 도움은 일평생 받아본 일이 없기에 혼자 힘으로 다시 시작해봅니다. 처음 시작할 때 기분이 듭니다. 주머니엔 330만원..230정도는 초기 물건 사입비..월 180만원 정도라도 해보자..벼룩시장을 봅니다. 차가 70만원? 카렌스 수동입니다..아버지 예전 그 차와 같네요. 가스 만원에 120KM 갑니다..

두세시간 자고 배로 열심히 하니 230만원 남은 놈에게 물건을 2억씩 밀어주시네요. 밥도 많이 사주시고..26만 KM에 구매했는데 7개월간 3만8천 KM를 탔습니다. 이를 악물고 김밥 먹으며 일합니다. 다시 일어선다..

24. 카니발R 프레지던트

이런..카렌스가 퍼졌습니다. 헤드가 나가고 뭐가 나갔으니 80만원을 준비하지 않으면 차는 죽는답니다. 정말 고마운 차였지만 70만원이 이 친구의 값어치입니다. 갈때 폐차비까지 28만원 남겨주고 간 고마운 그 이름 카렌스..길에서 카렌스가 보이면 구형 신형 막론하고 무조건 끼워줍니다.

7개월간 죽도록 뛰고 물건을 많이 밀어주시니 다시 조그만 전세 아파트도 하나 얻고, 직접 사입까지 하러 다니니 큰 차가 필요합니다. 가용 구매가능금액 약 2500..카니발R 프레지던트가 딱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까만 카니발의 오너가 되어있는 날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등록증 잉크도 마르지 않았네요. 1년 되셨고 30600KM에 저에게 왔네요. 처음 328 받던 날의 기쁨에 비견되네요.

잘 나가고, 못 돌고 , 안 섭니다. 오로지 넓음과 약간의 옵션이 이 차의 미덕이고,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사람 4명에 짐 450kg을 싣고 190까지 달려주는 저력을 보여주지만 그 상황에서 A4용지라도 하나 끼어드는 양에는 차는 죽습니다. 물론 죽는 건 차 만은 아닐겁니다..용달차 일곱대씩 혼자 싸서 상차하고, 쉬핑하고, 보따리 이모들에게도 싣어주고 배에도 비행기에도 마구 싣어줍니다. 드디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 날로의 복귀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