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라 하기엔 시승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서 체험기라 했습니다.

두 단어 사이에 실제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나 제가 느끼기에 체험기가 가볍고 시승기가 좀더 진지한 의미 같아서요.


현대는 아반테 스포츠 시승할때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 약간의 추가적인 시승을 허락했으나 기아는 그런 융통성이 부족하네요. 정해진 시승코스로 30분 정도 타 봤습니다.


차를 본 첫 느낌은 "평범하다"입니다.

예전 폭스바겐 CC나 벤츠 CLS같은 신선함은 없습니다.

익숙해져서 그렇겠지만, 그냥 세단처럼 보입니다.

디자인이 나쁘다는게 아니고 튀지않습니다.

이런 차를 선호하는 이들의 성향을 보자면 약간 더 튀어도 좋지 않나싶습니다.


운전하는 느낌은 기존 국산차에서 한단계 올라선 느낌입니다.

3.3 터보 후륜구동 모델을 시승했는데 와이프가 타는 A6 40TDI보다 운전하는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좀더 단단합니다.

약간씩 튀어서 뒷좌석은 불편하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더 좋았습니다.

뒷좌석을 고려하면 A6가 낫습니다.

스팅어는 A6 살때 시승해 봤던 A7과 비슷한 정도로 단단합니다.


가속은 370마력의 출력을 제대로 느낄수 있을 정도입니다.

K9 5.0과 에쿠스 3.8도 시승해 봤었는데 그 차들은 가속세팅이 너무 굼뜨고 부드러워서 심지어 스포츠 모드가 아니면 차가 너무 안 나가서 답답해서 못탈 정도였습니다.


특히 K9은 8기통 5리터 425마력짜리 엔진으로 얼마나 부드럽고 굼뜨게 나갈수 있나를 테스트하기 위한 차 같았습니다.

와이프와 같이 시승했는데 와이프도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서야 "이제야 차가 차같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절대 "잘 나간다"가 아닙니다.

완전 영감님 세팅입니다.


그에 반해 이 스팅어는 가끔 제대로 밟고 싶은 젊은 아빠들을 위한 차입니다.

370마력짜리 차가 어떻게 나가는지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스포츠카를 따로 세컨카로 두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그래서 패밀리카로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면 고려할만 합니다. 


브레이크는 살짝 민감한 세팅입니다. 브레이크 성능을 시험해 볼만한 시승은 아니었고 답력은 초반부터 잘 듣는 세팅이었습니다.

스티어링 느낌은 스포츠카 수준으로 민감하지는 않지만 적정합니다. 보통보다 민감합니다.


핸들링을 논할만큼 타 본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운전하는 느낌만 본다면 만족스럽습니다.

다른 세세한 옵션 같은 것은 잘 모릅니다. 아마 옵션은 최상급일겁니다.


차는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이 차를 살만한 사람이 적은게 문제일듯합니다.


저처럼 차가 1대가 아닌 사람은 차라리 스포츠카를 타지 스팅어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시승한 3.3터보 모델 가격이 제가 타는 카마로SS와 비슷한 가격인데 저로서는 비슷한 가격에서 스팅어를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가족이 다같이 탈 차가 따로 더 있기 때문입니다.


패밀리카로 타다가 가끔 달리기 위한 차로는 서스펜션이 너무 단단합니다.

A7과 비슷한 수준인듯 한데 실제로 모양 보고 반해서 A7 타는 분들 중에 승차감에 불만이 있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말을  안 할 뿐이죠. 심지어 BMW 5시리즈도 물렁 서스펜션 달고 나오는 세상입니다.

이 차를 패밀리카로 사려면 승차감에 대한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할겁니다.


또 한가지 가격도 문제입니다.

성능이나 편의장비에 비해 가격이 비싼것은 절대 아니지만, 이 차를 실질적으로 구입할 30-40대 젊은 아빠들에게는 소나타 사이즈의 실내크기에 그랜저보다 1천만원 비싼 가격은 부담입니다.


그래서 차의 성격을 보면 3.3 터보엔진이 더 어울리지만 실제 판매는 2.0터보가 더 많이 팔릴 것이라 예상됩니다.


2.0 터보를 시승해보지는 않았지만 255마력이라는 수치만 봐도 그랜저나 K7에 어울릴 수치이지 가끔 달리고 싶어서 사는 스팅어에 어울리는 수치는 아닙니다. 스팅어가 86이나 미아타 같은 핸들링을 갖춘게 아니라면 출력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타는 맛이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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