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리고 시작하는 글을 써본것이 얼마만인지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입니다.

그간 정비사 및 카매니아의 뱃지로 수많은 차종을 몰아보았고, 나름! 남들보다는 많은 경험을 해 보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여기....테드에 계시는 수많은 고수님들께 비할바는 아닙니다만...


서론은 그만 자르고, 시골청년 BMW 기함 시승기 시작해봅니다.



시작은 아주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꼬마일 적, 아부지께서 어떤 영화 한편을 보여주셨습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오토모빌 스턴트 무비 'Le transporter'.


어리던 저는 넋이 나가서 끝까지 집중에 집중을 하여 본 영화이며, 

그 즈음(?) 보았언 007에도 나온 그 차. E38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기 시작합니다.

정말 멋졌었죠.


그리고 현재 저는 스물다섯 청년이 되어

수많은 차들을 직,간접적 경험을 하였음에도 그 E38만은 머릿속에 지우질 못한채

어떠한 계기들로 인해 E39를 타고 있었구요.


또 어떠한 일련의 기회로...

정말 꿈같던 그 드림카의 키를 손에 쥡니다.


E38 740iL.


롱바디의 기함 차체에 V8 4.4라는 나름 거대한 엔진이 달린....


전 주인의 나름 정갈한 관리로....세월 대비하자면 나름 좋은 상태의 차를 데려옵니다.

그리고 현 시점은 1만5천키로가량 운행한 시점.



우선 인수한 시점으로 돌아가...

대구에서 노상수리를 끝내자마자 기름을 넣고 천안으로 출발합니다.


북대구ic에서 경부를 올리고 올라가는 느낌은

전체적으로 39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V8의 토크감과 큰차, 무거운 바디에서 오는 안정감은 한층 더 높아졌고 넓은 실내가 주는 안락함...기분 좋네요.

무엇보다도, 90년대 차인데도 ACC라는게 달려있습니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원하는 속도에 셋 해놓고 나면 핸들만 잡아주면 되는 신기한 아이템.....


일단은 하루종일 고생한 차에, 정신이 없어 이후 롱텀 필링으로 글을 이어갑니다.


38을 산 즐거움에 올드비머 매니아 힌분과 전화통화를 하다가

연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던중 고속도로 주행...100키로로 가는거 아무의미 없다고, 

1차로로 올려서 140킬로 이상 달리리고 하시네요.

바로 실행에 옮깁니다.

100킬로대와 별 다를것 없는 연비인데,

이 차의 승차감이 실로 놀라워지네요. 100키로나 140키로나 다를것이 없다니!

약간의 교통량을 빠져나와, 크루즈컨트롤을 잠시 끄고 살살 더 더 달려봅니다.


'V8이 이런거였구나!'


라기보다는, 고회전 짜는 맛에 달린 M54 530과는 전혀 다른

6000알피엠까지 플랫하게 밀어주는 꾸준한 토크감이 일품!


특히 고속도로 120~180구간 기속이 정말 기분좋습니다.

M54엔진의 530i의 변속은 악셀링에 발맞춰 상당히 적극적으로 들어가던 반면,

딱히 변속없이 무거운듯 스무스하고 리니어하게 쪼오오옥 밀고나가는 맛이

대배기량의 느낌을 새삼 더 즐거이 전해주네요.

특히나 새벽시간, 교통량 제로인 고속도로에서 250k 리밋을 물고 가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물론, S EDC의 역할도 크겠죠.


이전 무쏘를 탈때에 150~160정도 고속 크루징을 자주 하였는데...이때보디도 한층 나은 안정감...

경기용 차였고 셋팅이 그러했어도 어차피 무쏘는 무쏘였으니까요^^;;



어느날은 한적한 주말 오후인데, 천안 근교를 운행하다가 바이크군단과 마주칩니다.

가는 방향을 보아하니? 엽돈재로 향하는 그들.

그래 가보자! 동승석에 앉은 여친에게는 저수지 경치보러 가자 라고 뻥을 날린후..

그들을 따라 엽돈재로 향합니다.


리터급 R차들을 따라 힐클라임을 올라봅니다.

역시나 직선가속에선 제아무리 V8이라도 (포르쉐더라도 무리겠지만)

리터급 바이크를 따라가기는 무리가 있지만,

완성도 높은 DSC의 바디 컨트롤과 잘 숙성된 BMW하체로는 코너에서만큼은! 어느정도 따라붙을만 했습니다.

(물론 바이크 형님들이 살살 달리셨겠지만 ㅠㅠ)


무게도 무게이거니와

네비퀴 모두 컴포트 타이어(마제스티 솔루스) 셋팅인 38로는 사실 빠른 코너링은 기대히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중 대비 굉장히 날카로운 핸들링과, 제 예상보다도 한참 위에 존재하는 한계점에 적잖이 놀맀습니다.

한바퀴 살살 다운힐까지 돌아보고 본격적으로 한번 달려봅니다.


2단 풀스로틀, 3단 변속, 다시 풀스로틀

코너가 보이고, 쉬프트다운과 함께 브레이킹, 약한 트레일 브레이킹과 함께 진입

CP까지 들어가는 움직임은 풀사이즈 세단으로는 기가막힌 감성이 존재합니다.

큰 몽뚱이가 적당히 롤링을 만들어내어 그런지 안정감은 한층 더 높아집니다.

이후 CP, 악셀을 전개 해 봅니다.

적잖은양의 악셀을 주어도 리어는 쉽게 흔들리지 않고, 기분좋게 코너 아웃!

다가오는 우코너에 맞추어 레드존 까지 가속,  

M5와 M3 중간쯤 이는듯한 흡기음에 심취하기는 너무 빠른 시간이 흐르고

부드럽게 악셀 오프 후 조금은 급한듯한 우코너로 진입.

이번엔 풀스로틀로 탈출을 시도, 아주 약간의 오버스티어와 함께 부드라운 카운터스티어로 코너를 나와쥽니다.


좀 더 가니

엽돈재의 명당, 겔러리구역(?) 자이언트(?)코너가 보입니다.

전력으로 오르막을 올라

부드럽게 감속 후

제대로 하중을 실으며 트레일브레이킹을 CP까지 이어줍니다. 중량 세단의 무거운 스키드음이 울리고,

갤러리들 표정에는 (뭐야 저 미친놈은?!)하는듯한 기색이 역력하네요. 캬캬캬


풀스로틀로 파워슬라이드를 내 보려 하지만 LSD 없는 리어를 멋지게 흘려주기에는 무리네요.

 

 

 

20160320_160518.jpg


 

정상에 올라 여친에게 어깨좀 몇대 얻어맞고는 기분좋은 미소와 함께 보닛을 열어 열을 식혀줍니다.

몹시 뿌듯합니다. 트랜스포터에서 그 38의 움직임은 역시 거짓이 아니었음에.

 

 

 

 

주행성능은 286마력이나 4400cc등등의 수치가 주는 느낌 이외에

감성적인 면이 주는 무언가가 사실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요즘의 차량들에 비해 보잘것없는 수치를 내비치지만

본격적인 원가절감 시작 전의 모델로 기인하는 '품질'의 차이가 감성적인 면에서 부각을 참 많이 된다는 느낌.

 

 

 

 

유지에 관한 부분은, 제가 어떤 차를 타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부분이기는 하나

정비사이기에 가지는 이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부분을 제하자면 제가 체감상 느끼는 부분들만 콕 찝어 나열 해 보아,

 

1. 연비 - 배기량과 연식대비 상당히 괜찮은 편일지도...?

천안시내 100% 주행시 90리터 주유시 450~500킬로정도 탑니다.

리터당 5~5.5킬로가량이며 고속, 시내 반반 운용은 600이상이 되고

고속도로만 주구장창 탈 경우는 리터당 10키로가 마크 되네요.

 

오히려 장거리 운행할때가 유류비가 부담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그간 타던 차량들 모두 고속도로 안전운행 조건에서 리터당 13킬로 이상이 나오던 놈들이다 보니..ㅠㅠ

 

 

 

2. 수리비  - 공임을 제외한 부품대만 생각하여

국산 아반떼나 소나타들 공임 주고 수리하는 비용과 비슷한 유지비로 유지가 되는 듯 합니다.

 

 

 

3. 주위의 시선

7시리즈가 가지는 네임벨류 탓인지 소위 말하는 '없는돈에 굳이 구형 수입차 타는' 이미지로는 덜 비추어집니다.

차를 타고 가는 자리, 장소에서 보는 시선이 달라짐을 가장 많이 느끼며

운전하기가 상당히 편해졌다는 느낌이 지배적입니다.

택시들의 어처구니없는 공격이나 개념없는 끼어들기 등에 의한 피해가 거의 전무합니다.

 

 

 

4. 실용성 및 등등

실용성은 주차를 제외하고는 불만이 전혀 없다고 할만 합니다.

간혹 개념없이 경사가 꺾이는 주차장에서 배가 닿는 경우가 생기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닐것이고,

 

실내공간과 승차감은 올드카를 처음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매번 선사하고

트렁크 적재공간은 골프백 네개정도 우습게 들어가는 광활함을....^^

아마 이변으로 기름값이 리터당 1800원 이상 올라가거나 하지 않는다면 패밀리카로서도 아주아주 좋은 조건임에 틀림 없겠습니다.

 

 

 

 

드림카인지라 혹평은 사실 없습니다.

유류대가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이기는 하나

하드코어 튜닝카를 운용하면서 어마어마하게 지출되는 정비및 보수비용이 없다보니 전체적인 계산으로는

이런 차를 굴리는쪽이 더 절약이 되는 셈인지라서 심각히 와닿지는 않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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