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찜찜했던 A/S를 깔끔하게 마치고 TG의 주행성능과 그 밖에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요사이 회사 일이 바쁜 관계로 지금 올리지 않으면 추석 이후에나 가능할 듯 하여..
 
부랴부랴 마무리 합니다.^^
 

 
 
사실 A,B.C필라에 에어백이 모두 내장되어 있는 국산차량은 처음 타 봅니다.  
심리적으로 참 뿌듯하군요.
 
A필라에 SRS로고는 제 눈높이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데 충돌시 주먹은 쥐고 가운데 손가락만 핀 모양의 에어백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어이없는 공상을 잠시 해봤습니다..ㅡ,.ㅡ;;
 
속도계의 30킬로 부분은 적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해 놓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당췌 알 수가 없군요.
 

 
 
사이드 시그널 램프를 작동시키면 사랑하는 여인이 귀속말을 하듯이 나지막히 똑깍 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주차장에서 차를 빼기 위해 후진 기어를 넣으면 뒷 유리창의 햇빛 가리개와 좌우 사이드 미러가 부지런히 모터소음을 내며 내려갑니다 

 

D드라이브에서는 기어가 몇 단에 물려있는지 계기판에 표시가 되지 않아 기어 셀렉터를 오른쪽으로 밀어서 봐야 하는데 이점은 개인적으로 다소 아쉽네요.

 
 

 

 

일반적인 주행시의 정숙함은 아주 훌륭하고(오히려 풍절음이 크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잔진동을 잘 걸러주는 편입니다. 요철 통과시 임팩트가 하거나 하지 않고 그 이후에 오는 여진감도 별로 없습니다.

 

엑셀 오프시에 알피엠이 떨어지는 시간이 도로의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일상적인 주행시에 재가속을 위한 알피엠 보상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걸 보면 상당히 똑똑한 미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고속주행시 안정감도 이전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데 180 킬로 미터를 오바하는 상황에서 코너라든가 노면이 좋지 않은 곳을 지나게 되면 공중에 떠 있는 순간이 약간 있어서 자세를 추스리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수준입니다.

 

ECS 같은 댐퍼의 압을 조절하는 버튼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걸 보니 없나 봅니다. 모젠만 뺀 최고 옵션의 모델인데 없는 걸 보면 말이죠. 그런데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이 정도의 세팅이면 없어도 될 것 같습니다.

 

고급 세단이니 만큼 기본적인 스트록은 있지만(그랜저가 퉁퉁 튕기면 않되겠죠.^^) 일정 이상으로 롤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괜히 어설픈 댐퍼압 세팅에.. 잔고장으로 인한 지출에 우울했던 이전 모델의 ECS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속 쿠루징을 좋아하고 점잖은 칼질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개인적으로 에쎔보다 나아 보입니다.

 

최고속은 4단에서 나올 것 같습니다. 4단 5500 알피엠에서 200 킬로 미터 정도가 나오는데 여기서 5단으로 변속을 하면 4000 알피엠 근방으로 떨어지며 가속이 힘듭니다.

 

일단 가속이 더디기 때문에 직선 도로가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TG의 속도 제한이 걸린다는 230 킬로미터를 내기는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3.8 이었으면.. 하고 아쉬움을 삼켰지만 사실, 이런 차급의 오너들이 그렇게 달릴 일도 별로 없겠지요.

 

하나 재미난 것은 고속에서 GPS 와 TG 의 속도계간 오차가 있는데 GPS가 더 나옵니다. 몇 번을 테스트 해봤는데 200 킬로미터를 유지했을 때 208 킬로미터가 나오는 걸 보면 다른 차량과의 편차는 더 클 것 같습니다.

 

 
 

브레이크는 17인치 휠이라 막연히 에쿠스에 들어가는 포 피스톤 캘리퍼가 사용될 줄 알았습니다. 일전에 순익님과 대화하면서 브레이크 밀리는 얘기를 할 때 원 피스톤이라 하더군요.

 

처음에는 패드와 디스크가 길이 안 들어서 밀리는 줄 알았습니다. 현대차량의 경우 하이드로백의 용량이 커서 초기 답력이 좋고 브레이크가 타사에 비해서 잘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안나고 밟으면 밟는 만큼 반응하는 식입니다.

 

캘리퍼의 피스톤 숫자가 비록 한 개로 줄었지만(그 만큼 자신이 있다는 건지는 더 두고 봐야 겠죠.^^), 노즈 다이브 현상이 이전 모델 보다는 현저히 적어져서 개인적으로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며 다소 밀리는 느낌은 들지만 솔직해진 브레이크 성능은 반갑네요.

 

우연히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투스카니 터보 차량과 베틀이 붙었을 때, 200 킬로미터를 자주 드나드는 상황에서의 풀 브레이킹은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휴게소에 내렸을 때, 탄내가 아주 진동을 했습니다.. ^^*

 

급제동시 바닥에 코를 쳐 박을 것 같다거나 몸이 앞으로 쏠리는 등의 경박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웬만하면 품위있고.. 세련되게 잘 서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 한남동이라 주유소 앞 삼거리에 이태원이나 하얏트 호텔 방향으로 유턴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VDC를 작동시켜 볼 심산으로 100킬로 미터를 약간 오버하는 속도로 달려와서 기어를 2단으로 내리고 풀 브레이킹을 시도하며..

 

차를 내동댕이 쳐보면 제가 어떻게 하지 않아도 전자장비가 강하게 차량을 제어해서 속도를 죽여 놓습니다.. 그 순간엔 가속 페달도 듣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성구님이 주로 애용하신다는 남산 순환도로에서 힐튼 호텔 방향으로 내려가는 급커브 길에서는 차량이 많아서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지는 못했지만 적당히 빠른 속도라면 후륜의 트랙션만 살려놓는 정도로 개입 하기도 합니다.

 

제가 수입차량을 그렇게 까지 몰아보진 못해서 모르겠지만 엔터프라이즈에 장착되었던 TCS 보다 훨씬 정교하고 활동 영역이 넓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작동 시점이나 개입량이 너무 찰라에 일어나는 것이라 공도에서 VDC 가 엔진 출력과 미션, 브레이크 까지 통합적으로 어떻게 제어하는지를 테스트 해보는 건 저의 미비한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인듯 싶네요...쩝.

 

에쿠스와는 다르게 VDC 기능을 오프 시킬 수 있는데 VDC 를 오프시키면 FF 의 특성상 언더 스티어가 기본이 되지만 엑셀의 양이나 핸들링으로 조절이 가능해서 운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결 재미나게 FUN TO DRIVE 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물론 CP를 찍고 나서 재가속을 할 때에 조금 굼뜬 반응에 다소 짜증도 나지만 VDC 를 오프 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이 있습니다.

 

235/55/17 인치라는 큰형의 신발을 신고 나와서 그런지 이전 모델보다는 타이어의 접지력도 괜찮고..

 

제가 그립 위주의 주행을 해서 한계 상황까지 밀어 부치면 오프시킨 VDC가 다시 개입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직 GAN TUNE 이 덜 되어서 VDC를 오프시킨 상태로 빡시게 몰아보는건흠흠.
 
 

 
 
 

이제 험한 달리기를 멈추고 요즘 자주 듣는 Ronny Jordan의 CD를 들으며 국도를 드라이브하니..

 

아! 내가 꼭 성공한 40 대 어쩌구 저쩌구 하는 CF 모델의 주인공이 된 듯한 필을 받으며 무쟈게 기분이 좋아집니다..껄껄.^^*
 
유치하지만 잠시 유리창을 내리고 고개를 들어 눈부신 햇살을 찡그리며 바라봤읍니다.. 아직은 많이 덥구 습하네요..ㅡ,.ㅡ;;

 

하여간 이런 식의 드라이브에는 더 바랄게 없을 만큼 편안하고 세련된 승차감을 연출합니다.

 

그리고 TG의 오디오 시스템은 JBL의 제품군인데 서브우퍼와 디지털 앰프 등이 내장되어 있고 베이스와 트레블, 미드레인지를 조절해서 제가 원하는 음역대에 맞게 세팅을 해 놓으면 가벼운 음악은 그냥저냥 들을 만 합니다.

 

아버지께서 오디오 평론 일을 하시는 관계로 어려서 부터 양질의 사운드에 익숙해져 온 제 귀에는 별로 큰 감흥은 없습니다.

 

은근히 민감한 연비는 계속 삼만원씩 주유를 하며 체크해 봤는데 150 킬로 전후로 달리는거 보면 리터당 7.5 킬로 미터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주로 국도나 고속도로를 달리긴 했지만 어느 정도 조지고 탔는데 이 정도가 나온 걸 보면 정속 주행시에는 현대가 보장하는 리터당 9 킬로 미터 이상의 연비가 충분히 나올 듯 합니다.

 

3.0 리터 이상의 배기량과 차의 무게로 봤을 때 연비는 좋다고 볼 수 있겠네요.  헉! 시내 주행에서는 당근 편차가 크겠죠..^^
 
 

 
 
 

이번에 시승한 현대의 그랜저 TG는 험하게 모는 것이 오히려 힘들 정도로 1단에서 4단에 이르기까지 배기량에서 오는 토크감만 느껴질 뿐 초지일관 조선 시대의 양반은 비가 와도 뛰어가지 않는다. 식의 반응을 보여줍니다.

 

현대의 불특정 다수를 위한 이러한 세팅은 나쁘다 라기 보다 차별화 되었다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결국 TG가 SM7을 경쟁상대로 삼고 있지는 않은 듯 싶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차를 인도 받기까지 거의 두 달이 소요된 걸 보면 판매량에 있어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내다봅니다.
 
문득 이전에 탔던 97년식 엔터프라이즈도 참 좋은차 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기량의 차이인지 토크가 조금 더 높지만 자동4단에 출력은 비슷했었고 세월차를 감안하더라도 200킬로 정도는 쉽게 나와줬고 한참 튜닝을 좋아하던 시절에 국산 고급 세단에 대한 편견도 말끔히 버리게 해 준 모델이었읍니다. 물론, 잔고장 한번 없었죠.
 
신형 그랜저 TG는 멋진 내 외관의 디자인과 이전 모델에 비해서 비약적으로 향상된 만큼이나 현대가 언급하는 경쟁 수입차종 들과 전면전을 벌이기엔 아직 국산차의 한계점 역시 동시에 지니고 있는 모델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국내에서 현대의 독주를 막을 국내 업체는 없어 보입니다. 르노삼성이 혹은 지엠대우가 그 역할을 수행할지는 모르겠지만 독일이나 일본.. 특히, 독일 자동차 업체간의 경쟁을 보면 정말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현대에서는 여전히 고급세단에 6단 수동기어를 장착할.. 혹은 스페샬 R 타입 같은 모델을 판매할 의지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기업의 태생이 이윤창출 인지라 팔리지 않는 모델을 만들 이유는 없으며 일부 환자들이 뭐라 할 일도

아니지만 기대치가 높고 애증이 교차하는 현대인지라 항상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람다와 세타 엔진이 장착된 TG와 NF는 현대가 심혈을 기울인 만큼 일반 유저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이 현대의 노하우와 더불어 많이 채용되어 있습니다. 

 

차후에는 배기밸브에도 CVVT 기능이 더해진다 하니 지금 같은 속도로만 성장해 준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3,342 cc  LAMBDA   /  230 km/h limited

 

6,000 rpm   233 ps          3,500 rpm    31 kg/m           6,800 rpm    Fuel Cut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꾸벅 _(_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