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발티모어의 오영완입니다.

2007년 박스터 14,000마일 약간 못 뛴 차를 사서 거의 100마일을 달려봤습니다. 지금 주로 타는 차가 니산 무라노이므로 처음 박스터에 오르면 모든 것이 생소합니다. 키를 꽂는 위치가 왼쪽인 것은 전혀 생소하지 않습니다. 이것만큼은 충분한 세뇌가 있었습니다.

보기에도 단단해 보이는 차체, 낮은 좌석위치, 바로 등 뒤에서 울리는 엔진음... 어느 한 구석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습니다. 100킬로가 넘는 몸무게를 67킬로로 줄여 놓은 덕분에 승하차도 전혀 지장이 없구요 ^^

키를 찔러 넣습니다.
차의 좌우에 전기가 흘러들어가는 소리(?)가 납니다. 살짝 키를 돌리면 계기판 중앙에 오일레벨을 점검하는 타이머가 작동하고 6초후 레벨표시가 뜹니다. 당근 정상입니다.

부르릉~~~

등뒤에서 막 깨어난 말 몇십마리가 갈기를 털며 달릴 준비를 합니다. 나머지 말들이 다 깨어나려면 좀 더 지나야겠죠. 회전수가 1,000가까이에 있다가 잠시 후 700정도로 떨어집니다.


이제 출발!

우리 아파트에 단 한대 있는 포르쉐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따갑습니다. 시속 30마일 이내로 달릴때는 여닫을 수 있는 컨버터블을 열면, '왠 노란얼굴이 저런 차를 모나...'싶은지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공도로 올라서서 2단 3단... 부드럽게 그러나 절도있게 척척 변속을 해 나갑니다. 절로 입가가 당겨집니다. 이런 기분은 참 오랜만입니다.


첫번째 테스트. 코너링.
695로 진입하는 길은 오른쪽으로 길게 굽어들어갑니다. 속도제한은 25마일, 평소 무라노로는 40마일 이상으로 클리어하지 못하는 코너입니다. 60마일로 진입해 봅니다. 중심도 낮고, 엔진도 중간에 있고, 브레이크도 당연히 좋을 줄 믿고 저질러 봅니다.

끼기기기긱.....

소리도 없이 그냥 싱겁게 클리어 해 버립니다. 실망.... 왜 박스터를 과소평가한 제가 미워집니다...


<담에 계속 쓰겠습니다. 갑자기 급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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