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중에서- 01 이윽고 자전거는 차 안으로 쏙 들어가서 누워있는 형태가 되어 있었고... “뭐야 이거. 그랜드 카니발인가?” 피식. 주차장에 어느 젊은 부부가 어린 아이와 함께 산책 후 소형 해치백 차량의 트렁크에 아이의 유모차를 넣기 위해 짐을 넣고 빼기를 수 차례, 테트리스를 하듯 짐과 유모차를 요리조리 재보고 간신히 트렁크를 닫는 모습을 보면서, 훌륭한 적재능력과 수려한 디자인을 겸비한 i30cw야 말로 바로 저 사람들에게 필요한 차가 아닐까?

02 남산엔 갑자기 비가 왔고 이 비를 피하려 i30cw의 트렁크로 175cm 가 넘는 건장한 청년 둘이 오붓하게 앉아 있었다. i30cw는 달리기 위한 차도, 뒷좌석을 위한 대형 고급차도 아니다. 실용성이 i30cw의 가장 큰 상품성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I30cw를 3박4일간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엔 테스트드라이브 정도로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지만 i30cw의 묘한 매력 덕분에 예정에 없던 일이 두 번이나 생기게 되었다. i30는 자주 타볼 기회가 많은 차였기에 파워트레인 및 상당부분이 흡사한 i30cw에 대한 기대는 사실 크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해치백 마니아 이기 때문에 실용성은 무척 궁금했었다.
시승 첫날, 퇴근 후 자동차동호회 모임에 합류하였고 코스는 남산 순환이었다. 몇 번의 남산 순환코스 시승을 통해서 운동성능이 파악될 무렵, i30와 다른 점을 찾기 시작했다.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은 크고 작은 코너들을 즐기는데 부족함이 없었지만 i30와 다른 점은 노즈-피칭(nose pitching)의 폭이 커졌다는 점이었다. 급 가속시 차량의 앞쪽은 i30에 비해 많이 들리는 편이고 급 브레이킹시 반대로 일어난다. 또한 전장이 230mm나 길어졌고 축간 거리도 50mm나 늘어남으로 인해 코너링시 뒷바퀴 쪽의 민첩성이 i30에 비해 약간 아쉽게 느껴진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곤 i30와의 운동능력에서의 큰 차이점은 찾을 수 없었고 이런 약간의 변화로 인해 i30cw는 잃는 것 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다.

운동 성능을 테스트 하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이 차량의 가장 큰 매력을 동호회원의 장난으로 바로 깨닫게 되었다. 키 175에 몸무게 65Kg 정도의 체구를 감금(?)하기엔 충분한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다.

남산엔 갑자기 비가 왔고 이 비를 피하려 i30cw의 트렁크로 175cm 가 넘는 건장한 청년 둘이 오붓하게 앉아 있었다. i30cw는 달리기 위한 차도, 뒷좌석을 위한 대형 고급차도 아니다. 실용성이 i30cw의 가장 큰 상품성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음날 일정을 무작정 잡게 되었다.

“그래 내일은 스키장이다!!”
스키나 스노우 보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장비는 필수!
하지만 장비의 부피가 만만치 않다. 세단은 장비를 싣기엔 턱없이 부족하여 추가로 캐리어를 사서 달아야만 하지만 뒷좌석이 폴딩이 되는 해치백과 웨건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조차 없다. 6:4폴딩시트의 한쪽을 접고 장비를 모두 싣고도 성인 3명이 편안하게 앉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뒷좌석 레그룸의 공간이 i30에 비해 36mm나 늘어나 중형세단의 레그룸을 제공하여 실내 공간활용을 극대화 하였다.

보드 장비를 풀셋으로 적재하고 다른짐까지 실었지만 아직도 적재공간이 넉넉하다.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스키장에서 반나절 가까이 몸을 혹사시키며 놀았더니 몸이 꽁꽁 얼어 붙어 있었다. 히터를 틀어보니 찬바람뿐, 곧바로 열선 버튼을 눌렀더니 5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등에선 땀이 날 정도로 몸이 녹아 있었고, 얼어붙은 손으로 잡은 스티어링 휠은 i30에서는 미끄럽게 느껴졌지만 i30cw에서는 그 느낌이 없었다.

스티어링 휠의 가죽이 바뀌어서 마치 농구공 표피처럼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어 마른 손에서도 쉽게 미끄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측에 문의 결과 가죽의 재질은 동일하고 성형만 다르다는 말에 소비자들의 말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고, 그것을 얼마나 빨리 양산에 적용하는지,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마켓 성공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i30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오디오의 성능 또한 기대 이상이다. 일부러 고음질의 MP3만 USB메모리에 담아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들어봤는데 나의 까칠한 귀로도 만족스러울 만큼의 밸런스 좋은 소리가 나와 놀랐고 메뉴로 들어가서 사용자가 조절 할 수 있는 범위가 꽤나 넓고, 고음/저음/중음까지 컨트롤이 가능한 세심한 배려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리에는 미세하나마 타임 얼라인먼트가 적용되었는지 고음에서 약간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음에서 공간감을 느끼려면 거금을 투자해야만 느낄 수 있던 소리를 그것도 순정 오디오에서 듣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자고 일어나니 몸이 여기저기 쑤시기 시작한다. 무리하게 운동한 탓일까? 무리한 운동으로 뭉쳐진 근육은 운동으로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아침부터 또 다른 취미인 자전거로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자전거를 i30cw에 싣고 좀 더 멀리 나가 볼까? 하고 마음 먹었으나 “설마 저게 실릴까?”하는 걱정이 내심 앞섰다. 자전거를 꺼내서 주차장으로 향하면서도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뒷좌석을 모두 폴딩 시키고 트렁크 가리개을 탈착한 뒤 자전거를 눕혀 천천히 넣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넉넉히 앉을 수 있는 상태 그대로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는 계속 차 안으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이윽고 자전거는 차 안으로 쏙 들어가서 누워있는 형태가 되어 있었고 난 멍하니 바라만 보며 속으로 “뭐야 이거. 그랜드 카니발인가?”하고 피식 웃었다. 자전거를 차에 싣고 한강으로 가서 두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다시 싣고 왔다. 주차장에 어느 젊은 부부가 어린 아이와 함께 산책 후 소형 해치백 차량의 트렁크에 아이의 유모차를 넣기 위해 짐을 넣고 빼기를 수 차례, 테트리스를 하듯 짐과 유모차를 요리조리 재보고 간신히 트렁크를 닫는 모습을 보면서, 훌륭한 적재능력과 수려한 디자인을 겸비한 i30cw야 말로 바로 저 사람들에게 필요한 차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i30cw형태의 차량은 지금까지는 국내시장에서 쓴맛을 봐야만 했다. 실용성이 떨어지거나 디자인이 불만스러웠기 보다는 유럽이나 북미의 생활 패턴이 우리완 매우 달랐고 우리나라의 다양한 미니밴 저변확대가 더 큰 요인이었다. 하지만 미니밴은 연비와 승차감이 떨어지고, 크기는 필요 이상으로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고, 더 이상의 승합차량으로 자동차세를 면제 받을 수 도 없는 상황이며,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다양한 레저를 즐기면서 적재 공간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단순히 적재함만을 늘린, 소위 뽀대가 나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했다면 i30cw는 휠베이스를 늘려 디자인 밸런스를 적절히 갖추었기 때문에 외형에 대한 고민은 한시름 덜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 i30cw이라면 최상의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승용차의 안락한 승차감, 훌륭한 연비, 비교적 저렴한 자동차세, 넉넉한 적재공간, 유럽형의 트랜디한 스타일의 외관, 중형차 못지 않은 편의 장치와 안전장치들… 보통 차를 고를 때 어느 하나를 만족하면 다른 것들을 포기해야 하지만 i30cw에서는 그다지 포기할 것이 없어 보인다.

백문이 불여일견, 경험해 보지 않고 i30cw의 진가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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