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에 미국으로 장기출장을 왔습니다.

지역이 차 없으면 살기 힘든 지역이라서 개인별로 차를 렌트를 해서 타고 다니는데요.

이런 저런 렌트카 타는 것이 출장지의 소소한 낙이네요.


1. 도요타 코롤라

도착해서 공항에서 빌린 차입니다. 회사규정이 미드사이즈까지 라서 직워이 계속 풀사이즈로 올리라는 꼬심을 무시하고 빌린 차입니다.

렌트카들은 오래된 차가 별로 없는데, 렌트카 치고 좀 낡았습니다. 물론, 거의 깡통옵션이라서 실내로 정말 썰렁합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산호세 사무실 그리고 숙소까지 타고 다녔는데, 그냥 차 자체가 매우 가벼운 느낌입니다.

왠지 바람불면 날아갈것 같은 느낌인데, 운전하기는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한국판매용보다 옵션이 빠지기는 하지만 이제는 코롤라보다는 아반떼나 포르테가 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비는 매우 좋다고 하던데, 그리 오래 안 타서 실감은 못 했습니다.

원래 몰던 차는 오토라이트가 있던지라 이 옵션에 익숙해져있던 저는...라이트를 깜빡 안 꺼서 방전됐습니다...ㅡㅡ;;;;

Hertz에 전화해서 점핑해서 살렸네요.


2. 쉐보레 임팔라

점핑해서 차는 살렸는데 한 20-30분 정도 엔진을 돌려야되고 저를 뺀 다른 분들은 다 풀사이즈 차(새것같은 알티마/캠리/말리브)를 빌렸길래, 나도 차를 바꿔야지 생각했습니다.

바로 다시 산호세 공항렌트카로 가서 풀사이즈로 업해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가서 그런지 네비달린 한국/일본차는 없다고 하더니 가격 안 올릴테니 임팔라를 가지고 가라 합니다.

뭔지 모르지만 풀사이즈라길래 나와서 보니 말리부보다 한 사이즈 더 큰 차더군요.

이 차는 내장이 매우 중후하지만 허접합니다. 미국애들이 정신차리기 전에 나온 차라서 그런지 전형적인 예전 미국차입니다.

시트는 소파같이 푹신하니 좋고 트렁크는 넓고 깊어서 짧은 저는 트렁크 속벽에 손이 안 닿습니다.

나름 고급모델이라서 그런지 오토라이트나 BT핸즈프리도 있습니다.

엔진은 3.5L인데 힘은 200마력 정도밖에 안 나옵니다. 거기에 요즘은 국산준중형에도 없는 4단 변속기입니다.

배기량이 있어서 묵직하지만 첨에는 좀 나가기는 하는데...좀 달리면 킥다운을 해도 그다지 속도가 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2,3단으로 변경을 해도 엔진브레이크도 잘 걸리지가 않습니다.

운전하는 기분은 매우 재미가 없습니다. 푹신푹신한데다가 차도 길어서 코너를 돌고 있으면 참 우울합니다.



3. 볼보 C30

임팔라에 대해서 불만이 쌓이던 중에 공항보다 로컬지점에서 차를 빌리는 것이 더 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려운 회사사정에 비용절감이라도 하려고 로컬에 전화를 해보니 알티마 하이브리드가 있다고 해서 쌩 갔습니다.

웹에서 제원을 보니 3.5L급 정도로 달리고 연비도 좋고 트렁크 작은것 빼고는 맘에 들더군요.

근데 막상 지점에 가보니 네비가 없는 겁니다!!! 직워이 실수로 잘못 알려줬더라고요.

그러더니 네비 달린 다른 알티마나 캠리가 없으니 조기 볼보를 가지고 가면 어떻겠냐고 합니다.

볼보? S60인가? 하고 가보니 C30이네요. 쪼오금 실망했다가 뒤를 가보니 T5입니다. 앗싸~ 좋아라했습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미국은 T5가 베이스 모델이네요. 근데 2010년식 치고는 마일수가 많기는 합니다. 3만마일이 넘네요.

다른 동료들 차는 새것 같은데, 전 계속 약간 낡은 상태의 차만 받네요. 쩝 그래도 볼보 C30!!!! 아주 만족했습니다.

차가 좀 작고 쿠페라 여러명이 타기가 불편하지만 다른 동료들 차가 있으니 같이 다닐때는 그분들 차를 써야지 하고 빌렸습니다.

역시 좀 깡통옵션이라서 BLIS나 기타 첨단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볼보의 기본 안전장치들만 있네요. 

그래도 고급브랜드 차라서 그런지 시트도 가죽에 오토에어콘이고 USB메모리나 iPod도 지원을 합니다.

조작판넬이나 수납공간등도 쓰기가 편합니다. 센터콘솔은 여는 버튼이 2개인데 큰걸 누르면 깊은 놈이 작은 것을 누르면 위에 얕은 것이 열리는 것도 편하더군요.

뭐 이런저런것 잡다한 얘기꺼리들이 많지만...이 차 매우 만족스러운 이유는 잘 달립니다!!!

고속도로 올라가서 지긋이 밟아주면 부스트 걸리느라 살짝 머믓거리는것 같다가 바로 쭉쭉 나갑니다.

핸들링 느낌도 코롤라나 임팔라 따위랑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운전하는게 즐겁습니다.

거기다가 차가 작아서 운전이 편합니다. 임팔라는 한국서 타는 제 차에 비해서 길고 커서 주차할때 감이 안 왔는데, C30은 차도 자그마하고 뒷쪽이 유리가 뻥 뚫려서 후방시야도 매우 좋습니다.

USB메모리에 음악들고 다니면서 듣고 BT에 전화기도 연결해서 편하게 씁니다.

BT는 전화기를 연결하면 바로 주소록 동기화를 해줘서 더 편한것같습니다.


C30이 만족감이 너무 커서 당분간은 계속 타고 다닐 것 같습니다. 운전하는 것이 잼있어요.


캘리포니아에 오니 하이브리드 카가 정말 많습니다. 특히 프리우스는 무지하게 많습니다.

돌아가기 전에 1번은 프리우스를 빌려서 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를 느껴보고 싶네요.


BT가 임팔라에도 있었는데 C30에서만 쓴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게 좀 사연이 있습니다.

임팔라에 BT는 무려 '음성인식'으로만 동작이 가능합니다. 전화기 연결만 해도 'bluetooth', 'pair' 등을 말로 명령해야되는데...

음 제가 영어발음이 전형적인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인식이 안 되더군요...ㅠ.ㅠ

같이 간 동료들도 3명이 시도해봤지만 1분만 성공했고 다 실패했습니다.

결국 네이티브 발음이 안 되서 못 썼습니다...ㅡㅡ;;;;;


동료들 차도 잠깐 잠깐 타보는데

알티마는 가볍게 잘 나갑니다. 근데 브레이크가 매우 민감해서 운전하기가 피곤했습니다.

살짝만 밟아도 팍 서서 브레이크 조작을 부드럽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말리부는 임팔라랑 비슷한데, 계기판 디자인등이 요즘 차 같아지고 빌린 차에는 선루프도 있더군요.

뒷좌석쪽에 시거잭 말고 110v 콘센트가 있는 것은 좀 신기했습니다.


장기출장이 피곤하긴해도 생각치 못 한 낙이 있어서 나름 좋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