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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ORIX 렌트카로부터 편지 봉투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CR-Z 를 탄 고객을 대상으로 보내는 CIVIC TYPE R EURO의 초대장이었습니다..

이름은 초대장이지만 물론 비용을 지불하고 빌려타라는 내용..

 

10월 1일부터 행사 시작..

하루 10시간 한정..

연장 불가능..

서킷 주행 금지.. 위치 추적 GPS 장착등..

렌트카로써의 의미보다 CIVIC TYPE R EURO 를 시승해봐라.. 라는 시승 기회를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예약을 했습니다..

쉽게 타볼 수 없는 모델이라는 생각과.. 이왕 탈거면 행사 초반에 타는게 차 상태도 좋을것이라는 제 나름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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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일본판 CIVIC TYPE R 의  단종 소식이 있기 이전에..

CIVIC TYPE R EURO 2010대가 영국으로부터 역수입되 일본에서 판매되었습니다..

 

일본판과는 디자인을 비롯해 엔진, 샤시, 서스펜션, 브레이크, 타이어 까지 전부 차별화 되있어서 

사실 같은 형제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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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일본판 CIVIC TYPE R 의 경우 딜러 시승차를 통해 30분간 시내 시승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느낌은 바로 서킷 들어가도 잘 달리겠다 싶은 세팅..

 

하체는 일상주행에서 좀 불편하고 동승자에게 미안함을 느낄정도의 단단함이었고..

 엔진 리스폰스도 빠르고 .. 하지만 공도주행에서는 좀 불편하겠는데..

혼다는 이런차도 시판하는구나.. 했던게 첫 느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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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달리.. 유럽의 지형과 환경에 맞춰 혼다가 영국에서 생산한 CIVIC TYPE R EURO 는 어떻게 다른지.. 어떤 차인지가..

차를 타보기 전까지 너무나 궁금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시내주행, 고속도로, 유료 와인딩로드 포함해서 약 380km 의 거리를 달리고 와서 간단한 시승 소감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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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항상 들리는 휴게소 입니다..

'하코네 스카이라인'을 빠져나와 후지산으로 향하는 도중에 있는 휴게소인데요.. 그 전망이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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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가 잡지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을때 어떻게 이렇게 생겼지.. 컨셉카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래지향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사실 건물 유리등에 반사되어서 보이는 실제 주행모습은 그 존재감도 확실했습니다..

영국 역수입 모델이라는 꼬리표가 달린것도 이유중 하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출시된지  꽤 지났음에도 구식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고 디자인실에서 스케치한 디자인을 그대로 만들어 준 느낌의 디자인..

컴팩트한 차 크기에 개성을 제대로 부여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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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앉아봤습니다..

사실 달리기 위한 장치를 빼고는 전무 기대이하였습니다..

 

재질이며 조립감이 CR-Z와 비교해봐도 확실히 수준이 떨어지더군요..

도어의 유리를 완전히 닫으면 갑자기 도어안쪽 패널이 쑥 하고 빨려들어 가기도 하고..

2단으로 구성된 계기판의 시인성도 좋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외부 도어손잡이를 당겼을때의 느낌도 어설프다고 해야할까요..

 

외부디자인처럼 멋스럽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없어서..

유럽에서 골프, 미니 등의 실내와도 디자인, 감성품질등에서 많이 비교되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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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리기 위한 장치 - 시트, 페달, 스티어링 휠, 기어노브는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시트 포지션을 최대한 낮춰도 약간 높게 느껴지는건 역시 태생이 스포츠카 태생이 아니라 생각하니 이해가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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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앤토하기에 전혀 무리없었던 페달입니다.. 4000km 주행한 차량이라 페달도 아직 깨끗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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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스티어링 휠은 언제 봐도 디자인 좋고 그립감 좋고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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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크기에 비해 무식하게 두툼한게 아닌가 싶은 TYPE R 시트는..

확실히 몸을 지지해 줍니다..어깨까지 빈틈없이 감싸주는데요..

여름에는 좀 덥지 않을까라는 괜한 걱정도 해봤습니다..

 

세미 버켓시트지만 승하차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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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노브 위에는 고유넘버가 찍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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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앉아보지는 않았지만 다리공간이 꽤 넉넉하게 보였습니다.

특이하게 시트 밑 공간이 비어있어 간단한 짐은 밑에 넣어놔도 좋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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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장치 스위치 입니다.. 스티어링 휠에 살짝 가려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조수석, 운전석 개별 온도조절에 풀 오토 에어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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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의 온도는 이걸로 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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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키는 아니지만 '엔진 스타트'버튼이 있습니다..

시동걸때의 기분은 확실히 업!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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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6단 수동입니다..

기어노브가 독특하게 좀 경사면에 위치해서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더군요..

로드스터와 억지로 비교하자면 그 느낌은 조금 마일드 합니다..

CR-Z 처럼 재미없게 쏙 들어가는건 아니고 그렇다고 로드스터 처럼 완벽히 기계에 밀어넣는 느낌도 아닌..

둘의 중간 정도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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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CIVIC TYPE R EURO 렌트카는 'ORIX'렌트카 두군대 지점에서 10시간 한정으로 렌트를 해주는 차였습니다.

오전 9시 출발 오후 7 도착.. 참 애매한 시간이죠..

 

지금까지 자주 가봤던 이즈-하코네-후지산 쪽을 선택했습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국도 옆의 고속도로가 집중공사를 한다고 하네요.. 그때문인지 국도가 장난아니게 밀립니다..

 

거의 4시간 가까이 가다서다하는 시내주행.. 클러치가 가볍고 출발이 쉬워서 수동이지만 크게 힘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렵게 도착한 유료 와인딩 도로의 휴게소에 도착.. 그 사진이 위의 사진입니다.

평일이지만 멋진 오토바이와 차들을 갖고 드라이브 나온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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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휴게소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사진을 여유롭게 찍고 싶었지만 시간적으로 촉박해서 '아 멋진데..'하고 그냥 지나친곳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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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 스포일러와 뒷 유리 사이에 공간이 있는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유리로 막혀있더군요..스포일러 아래부분도 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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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러 입니다..

배기음은 적당합니다.. 2000~4000 rpm 구간에서 그 존재감이 있고 그 이상은 엔진음에 뭍히는 거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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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과 다르게 영국판은 조금 출력이 낮아졌습니다..

그래도 7800rpm에서 201PS / 5600rpm에서 19.7kgf*m 의 스펙의 엔진입니다..

고회전용 엔진이라 계기판을 보면서 기어변속을 하는데도.. 아직 더 남았구나..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거칠지는 않지만 8000rpm 까지 돌려주면 정말 쥐어짠다는 말 밖에는 표현하기 힘들거 같습니다..

 

유료 와인딩 진입전에 이 엔진으로 이차는 얼마나 달려줄까 싶어..

마침 실시되고 있는 '고속도로 무료화' 구간을 지나면서 고속주행을 해보았습니다..

위쪽 계기판의 쉬프트업 시그널을 보면서 3단-4단-5단~~ 시내주행에서는 마일드하게 붙어주던 클러치가

빠르게 쉬트업하면서 과감하게 붙여주니 탕!~ 때리는 느낌이 날정도로 잘 붙어줍니다..

 

그런데 5단 7000rpm 쯤에서 갑자기 누군가 뒤쪽에서 당기는 느낌..머지..

185km/h 부근에서 리미트가 작동합니다.. 6단 으로 변속하고도 다시 리미트..

 

하지만 고속주행에서 불안함은 거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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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 스카이라인' ' 하코네 스카이라인' 둘다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유료도로이지만 충분히 그 만큼의 가치가 있는 길입니다..

노면 상태도 좋고  훅훅~ 지나가는 풍경들도 정말 멋진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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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에는 225/40/18 싸이즈 순정타이어 RE050A  가 장착되있습니다..

브레이크도 브렘보는 아니지만 TYPE R EURO 전용 브레이크로 달리기 위한 기본적인 장비는 충분히 갖춰져 있는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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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도로인만큼 차도 적고 또 뒤에서 빠르게 오는 차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양보를 해주기 때문에

앞차때문에 달리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4000km 이제 막 넘은 차 상태는 렌터카지만 최상..

'이즈 스카이라인'부터 달려보았습니다.. 이곳은 거의 3단 위주의 고속코너가 많았습니다..

시내주행에서 일본산 TYPE R 보다 확실히 마일드한 승차감을 보여주는 서스펜션 ..

공도주행 승차감은 작은차지만 정말 좋습니다.. 18인치 40 시리즈 타이어 임에도 쿵쾅 거리는 느낌없이..

충격은 제대로 흡수해줍니다..

 

와인딩에서는 어떨가..

A 급 타이어와 잘 받쳐주는 써스펜션, 공도주행에서 좀 밀리는건가 싶던 브레이크는

조금만 밟아도 팍팍 꽃히는 그런 브레이크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열을 받아도 그 성능을 잃지 않는 타이어와 브레이크는 이차는 정말 달려줘야하는구나 싶더군요..

 

롤링은 최대한 억제되어있고..  브레이크를 물고 들어가도 뒤의 움직임은 안정적입니다..

완벽히 길을 몰라도 전방시야가 좋은 낮이고 차에 대한 믿음이 가니 전자장비도 끄고 자신감을 갖고 달리는게 가능하더군요..

차가 작고 1320kg의 중량( 생각보다는 무겁네요..)에도 노면 기복이 있는 와인딩에서도

 노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끈질김까지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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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하코네 스카이라인'으로 진입했습니다..

이곳은 2단 3단을 쉼없이 오고가야하는 숏턴 느낌의 구간..

'이즈 스카이라인'보다 코너중 노면 기복도 있고 확실히 다른 느낌의 길입니다..

 

쭉쭉 올라가는 엔진 회전수에 2단 영역을 끝까지 쓰고 3단으로 올려주면 조금 후에 다시 2단 쉬프트 다운..

전륜이지만 엑셀에서 발만 때주면 앞 머리는 쓰윽 들어오고 업힐에서도 앞쪽 그립이 주는 느낌이 적었습니다..

 

역시 TYPE R 많이 만들어 본 혼다가 달리는 차 만드는 재주는 괜찮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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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이 '하코네스카이라인'까지 모두 달리고 요금을 지불하고 나와서 찍은 사진입니다..

지갑을 대충 컵홀더에 넣어놨더니.. 요금 지불할때 한 참 찾았습니다..

조수석 도어 사이에 껴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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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분위기를 위한 억지 설정도..

 

돌아오는 길도 최대한 신호가 적고 교통정체를 피하기 위해 와인딩 길을 택해 돌아왔습니다..

제 앞에 R33 GT-R 이 마침 달리고 있어 뒤에 붙었더니 TYPE R 이라는걸 알아봤나 봅니다..

1시간 넘게 다른 차량의 양보를 받으며 달렸는데요 코너에서 이 작은차 잘 따라 붙어줍니다..

 

연비는 연료 42L를 채우고 반납하였는데요 계기판상 평균연비가

와인딩을 달리나, 가다서나 시내주행을 하나 7~8km/L 떴었습니다..

 

아직 지난 로드스터의 재미가 남아있기 때문에 제가 자금적 여유가 있다면 과연 로드스터를 포기하고 이 차를 사게 될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달리기 위한 FF 차 중에서는 A를 줘도 아깝지 않은 차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