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GTi VR6 튜닝기-1
2000년 캐나다 땅을 밟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중고차 딜러였다.
캐나다의 실정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첨부터 어떤 특정 차종을 정하진 않았다.
다만 독일차여야한다는 것과 수동변속기의 탑재, 그리고 6기통 엔진 이렇게 삼박자를 갖춘 차라면 OK였다.
지금의 애마를 찾기까지 수십대의 차종을 시승해보았다.
학교가 시작하기까지 일주일 정도 있는 기간동안 내내 중고차 리서치와 시승에 투자했지만  좋은 차를 찾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한국에서 이미 경험해본 차종들이 많았던 관계로 차를 타보면 상태를 짐작할 수 있었고, 안되는 영어지만 딜에는 자신이 있었다.
GTi VR6로 완전히 맘을 굳히기까지 고려했던 차종은 다음과 같다.
BMW E34 535i, 325iS, VW Corrado VR6, Jetta VR6, Passat VR6, MK2 Golf GTi 16V, AUDI 100, 200콰트로 V8 4.2, Mercedes 190E 2.3 16V 등이었다.
아우디의 두차종은 자동변속기였던 이유로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을 뿐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았다.
그 이외 나머지 차종들은 지금봐도 눈길이 가는 그런 차종이다.
중고차를 찾아 해매기 시작한지 10일이 흐른 후 GTi VR6를 시승할 수 있었다.
그 이후 맘을 완전히 굳히고, GTi VR6만을 위한 리서치가 다시 시작되었다.
인터넷과 신문, 벼룩시장 닥치는대로 차가 보이기만하면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찾아다니기를 시작한 것이다.
3주차되는 때 정말 맘에 드는 놈을 찾았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오너는 차를 차고에서 관리했으며, 주행과 수리에 대한 기록을 보관할 정도로 꼼꼼한 사람이었다.
세컨드카로 사용했기 때문에 겨울과 비가오는 날씨엔 주행을 하지 않은 차였다.
주로 장거리를 많이 탄 차여서, 컨디션이 최상이었고, 구입했던 97년 이래 밴쿠버에만 있었단 차종이다.
언젠가도 언급했지만 밴쿠버 local차량엔 항상 플러스 알파가 있다.
자세히 관찰해 보면 녹이 없다는 점 말고도 온화한 기후로 인해 하부고무들의 상태나 머플러 외관의 상태등이 타 지역의 차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월등하다.
3일에 걸친 마라톤 딜을 걸쳐, 2000년 5월 중순 드디어 GTi의 오너가 될 수 있었다.
번호판을 달고 집을 향해 내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콧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전 오너가 H&R스포츠 스프링을 장착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 상태로도 차는 시원스런 핸들링을 만들어 주었다.
독일내수형 GTi엔 순정에 강한 스프링이 장착되지만 어찌된 일인지 북미사양 골프의 순정 서스펜션은 그야말로 허당이다. 특히 스프링의 강도가 터무니 없이 부족해 바운스가 크다.
순정 쇽 업소버에 매치된 H&R 스포츠 스프링은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초고속 바운스에선 쇽 업소버의 감쇄력이 조금 아쉬웠지만 빨리 달리는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스티어링 반응속도면 큰 불만이 없었다.
전 오너가 장착한 타이어는 순정 사이즈 반갑게도 한국타이어 205/50.15VR 벤투스 Plus4였다.
빗길에서 기대치 이하의 성능이었지만 마른노면 성능에 큰 불만은 없었다.
172마력의 6기통 2.8리터 엔진은 같은 차종을 가진 친구들의 다이노 테스트에서 순정상태에서 153마력(휠출력)을 보일 정도로 출력에 거품이 없고, 내구성이 좋았다.
이렇게 아무것도 손대지 않고 4개월 정도를 주행하며, 골프의 진가를 확실히 맛보고 골프 중독자가 되어가면서 도저히 튜닝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to be continued...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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