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on motors로 가는 기차역에서


기차역에 마중나온 RS2


베를린 호텔에 주차시켜놓은 후 한컷


RS2와 이별전날 독일 Wolfsburg근처에서 마지막으로 독일제 고옥탄 연료로 포식을 시켜준 후


한국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이별의 순간


부산 세관에서 출발을 위해 임시번호판을 장착하는 모습


부산 유카로 모터스에서 간단히 점검중


서울로 상경하던 날은 비가 억수같이 왔었다.


교환한 팬스위치





상경중 비는 그치고 중간에 휴계소에 잠시 쉬어가는 중


엔진은 완전히 부서졌다. 회상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가 분명했다.
Hamon motors측에서는 일단 엔진을 열어봐야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엔진 하부가 부서진 것은 아마 커넥팅로드가 부러지면서 크랭크 케이스를 때린 것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난 2일만에 완전히 새로 조립된 엔진이 부서진 것에 대해 납득을 하지 못한다고 했고, 그쪽에서는 일단 만나자고 했다.
차는 보험회사의 견인서비스로 베를린으로 10일 정도 지난 후 보내질 예정이었다.

Wolfsburg에 돌아온 후 며칠 뒤 Hamon motors에 방문했다.
그들의 태도는 뭔가 책임을 지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여전히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즉 부스트를 너무 높게 사용했다는 점을 꼬투리 잡고 약간은 늘어지는 분위기였다.
난 테스트를 위해 5단 풀쓰로틀한 후 부스트가 높게 뜨는 것을 보고 곧바로 가속패달을 떼고 전화를 걸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부스트를 제어하는 웨이스트 게이트로 가는 작은 파이프가 빠지지 않았다면 오버부스트가 걸릴 이유가 없었고, 이는 작업실수에서 시작된 것이니 내가 잘못한 것은 없다고 했다.
한시간 이상 주고받는 대화속에서 내려진 결론은 Hamon motors에서 새 엔진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마침 800마력으로 튜닝하기 위해 그들이 준비해놓은 A급 엔진블럭이 있었는데, 그 블록의 내부표면이 내가 사용하던 거보다 훨씬 좋은 것이며, 압축면에서 훨씬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단 나도 부품값의 일부를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그당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3일전이었기 때문에 작업내용은 모두 메일을 통해서 전달받기로 했다.

한국에 있을 때 메일하나가 왔다.
웨이스트 게이트를 열어보니 순정보다 두꺼운 스프링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형 터보 엔진들은 웨이스트 게이트 밸브안에 스프링이 들어있는데, 이 스프링의 장력을 강하게 하면 웨이스트가 열리는 시점을 지연시켜 최대부스트를 높게 그리고 길게 사용할 수 있다.

이전 오너가 칩튜닝을 하면서 쓸데없이 이 스프링을 교환해놓은 것이다.
엔진이 깨진 것과의 상관관계는 3단까지는 부스트가 순간적으로 오버부스트가 걸려도 엔진이 가속을 통해 공기를 웬만큼 소화해낼 수 있는데다가 오버부스트가 뜨면 ECU가 제어를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5단과 같은 고단의 경우 가속패달을 밟았을 때 오버부스트가 떠도 차를 견인할 때까지의 시간차가 워낙 높은 속도에 의해 발생하게 되고 이때 이 차가 가속 모멘텀을 받기 직전 순간에 엔진은 엄청난 부하를 받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같은 부스트 압이라고 하더라도 단수가 높아질수록 엔진이 느끼는 피로는 커지게 된다.

즉 당시 부스트가 높게 떴던 것은 웨이스트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던 것과 행여 열렸다 해도 그 포인트가 Hamon motors에서 설정한 것보다 늦었기 때문이고, 5단 오버부스트시 이미 커넥팅 로드는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크게 휘어버린 것이다.

다행인 것은 커넥팅로드가 부러졌으면 피스톤이 총알과 같은 속도로 날아가 헤드를 쳤을텐데 커넥팅로드가 기역자로 휘었기 때문에 피스톤은 그대로 매달려있었고, 휘어진 커넥팅로드가 크랭크 케이스를 박살내는 것으로 피해가 그나마 줄었다는 것이다.

RS2엔진은 근본적으로 S2와 엔진블럭이 같다.
중요한 것은 실린더 헤드이다. ADU라는 엔진코드를 가진 RS2 전용 헤드는 2800대 밖에 안만들어진 RS2의 매우 적은 생산대수 때문에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다.

포르쉐에서 튜닝된 이 ADU실린더 헤드에 하이캠은 물론 밸브의 재질이나 형상이 S2엔진 과는 다르다.
이제 원인도 밝혀졌고, 엔진은 무사히 재립되어 가고 있었고, 중간중간에 그들로부터 작업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3월달 출장으로 독일을 방문할 때 차를 픽업한 후 독일에서 며칠 타다가 한국으로 보내기만 하면 되었다.
출장때 행사장의 위치가 마침 베를린이었고, 오후 자유시간을 활용해 기차를 타고 40분을 달려 Hamon motors가 있는 Falkensee에 도착했다.

역으로 마중나온 나의 RS2를 보는 순간 눈물이 핑돌 지경이었다.
Hamon motors로 와서 약속했듯이 압축을 재보았다.
모두 12바 가까이 나왔고, 열간시였음을 감안하면 거의 냉간시 13바 이상 나오는 거의 완벽한 압축이었다.

아이들링시에 약간 불규칙하던 회전수도 아주 매끄럽고, 고회전에서의 밸런스도 웬지 더 좋게 느껴졌다.
단 테스트 주행을 했을 때 파워가 이전보다 못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었다.

Hamon motors에서는 출력마진을 높게 두기 위해 출력을 360마력 정도로 제한했으며, 원하면 420마력 1.8바 부스트를 발휘하는 칩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Hamon motors를 떠날 때 순정출력의 칩과 420마력 사양의 칩을 받아서 떠날 수 있었다.
현재는 1.6바 정도를 발휘하는데, 일단 연비가 좋고, 260km/h까지 밟아본 바로는 느낌은 확실히 이전보다는 못하지만 이 정도도 충분한 파워였다.

차를 찾은 후 냉각팬 1단이 작동하지 않고 냉각수 수온이 105도가 되었을 때 2단이 바로 작동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대개 팬스위치가 좋지 않으면 그러하기 때문에 신품 팬스위치를 구매한 후 RS2안에 넣어두었다. 차가 주행할 때는 맞바람에 의해 어차피 온도가 상승하지 않고 오랜시간 정차할 때만 그런 것이기 때문에 주행에 지장이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RS2와 다시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절친한 친구에게 차의 키를 맡긴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신없이 바쁜 시간들을 보내며 RS2가 돌아오길 기다렸고, RS2는 무사히 한국땅을 밟았다.
상경하기에 앞서 팬스위치를 교환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부산 유카로 모터스를 방문했다.

거기서 팬스위치를 교환했지만 1단 냉각팬이 돌지 않는 현상이 없어지지 않았다.
젠장! 그럼 뭐가 문제인지 서울에 올라가면 회로쪽도 점검을 해봐야겠다며, 일단 먼길을 나섰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뿌듯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워낙 많은 일이 있었고, 모든 것이 거의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 되었던만큼 게다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너무 허무맹랑하게 터졌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에 도착해 오일량을 점검해보니 300cc정도가 줄어 있었다.
달린 거리가 500km정도 되니 이상할 것은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신규검사를 받고 번호판을 교부받는 일이었다.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는 일은 나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엔진코드가 없다며 2시간째 차를 떠놓고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ADU가 찍힌 헤드를 보여주며 여기 엔진코드가 있지 않냐며 이야기를 했더니 실린더 헤드에 찍힌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실린더 블록에 찍혀 있지 않으면 헤드를 바꾸면 엔진코드가 바뀌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정기검사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었다.

난 검사소에서 직원에게 이 엔진은 포르쉐에서 아우디 블록을 가져와 튜닝된 엔진이다.
이 당시에는 여러차종이 엔진블럭을 공유했기 때문에 헤드에 찍힌 코드가 엔진코드를 뜻하는 것이다.

만약을 대비해서 차대번호를 통해 뽑은 Vehicle history에 엔진코드와 미션코드가 적힌 자료를 내밀자 수긍을 했다.
단 엔진블럭에 각자를 내야 나중에 문제가 없겠다면서 엔진블럭에 각자를 새로 새겨넣었다.

이제 완전히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또 한번 일이 터졌다.
엔진하부를 보니 오일범벅에 어디서 샜는지 하체가 오일로 엄청 오염되어 있었다. 엔진룸에서 보았을 때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 차를 떠놓고 보니 하체가 엉망이었던 것이다.

악몽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인가?
이번에는 또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십수년째 나의 수석 미케닉인 WABBP의 이웅걸 이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to be continued…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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