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에 스웨덴에서 볼보가 V90을 정식으로 공개했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다가 흥미로운 부분들을 모아 갈무리했습니다.


1. (semi) 자동주행장치

일단 1세대 semi-자동주행장치는 현재 판매되는 XC90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시속 30마일(50km/h)까지 가/감속, 차선 유지 기능을 담당합니다.

출처:

http://www.volvocars.com/intl/about/our-innovation-brands/intellisafe/intellisafe-autopilot/this-is-autopilot/semi-autonomous-tech


그런데 S90과 V90부터는 2세대 semi-자동주행장치가 달리며, 이것은 시속 80마일 (130km/h)까지 작동합니다. 앞에 차가 없어도 상관 없으며, 가/감속, 완전한 정지, 차선 유지 기능을 제공합니다. (기존 XC90의 시스템이 이 2nd gen으로 업그레이드 되는지 여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길에 차선이 잘 보일 때의 이야기이며, 길이 눈으로 완전히 덮여있거나 차선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안 좋은 길에서는 모르겠습니다.

출처:

http://autoweek.com/article/technology/volvo-s90-will-handle-highway-trips-now


시속 80마일이면, 독일 아우토반의 초고속 주행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주행 환경에서 다 자동주행모드로 달릴 수 있다는 말인데...  이즈음 되면 거의 autonomous driving이라고 명명해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만, 

semi- 라는 표현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 차선이 존재하지 않거나 눈에 덮인 열악한 노면 등은 자동주행모드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 아마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있지 않는 한, 아마 이 기능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일까요? 그 답은 몇 줄 아래에서 드리겠습니다. 


볼보는 자동주행(IntelliSafe Autopilot이라 명명) 을 2017년부터 제공할 예정입니다. (내년이네요) 

출처: http://www.volvocars.com/au/about/innovations/intellisafe/autopilot

이 링크의 영상을 보면, 차에서 

auto_1.png

이처럼 딴짓을 해도 차는 저절로 운전합니다. 다만 여전히 운전석에 사람은 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가능하면 공간 널찍한 조수석 쪽에 타면 더 편하겠죠)


도대체 Semi-autonomous driving이랑 그냥 Autonomous driving이란 무슨 차이인가. 

auto_2.png

출처: http://www.volvocars.com/intl/about/our-innovation-brands/intellisafe/intellisafe-autopilot/this-is-autopilot/autonomous-drive-in-detail


중요한 차이점은, 그냥 Autonomous driving은 운전자가 차의 운전 상태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Semi-autonomous driving은 여전히 운전자가 차의 운동상태를 지켜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 사고 시에 운전자가 책임을 집니다. 


그렇다면, 일단 출시될 S90과 V90의 semi-autonomous driving 이란, 기술적인 한계에 대해서보단 법적 책임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것 같습니다. 일단 자동주행을 시속 80마일까지 지원하되, 문제가 되면 소비자 책임 이란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17년 부터는 기술적으로 뭔가를 더 upgrade하기 보다는 (당연히 기술은 진보되지만), 법적으로 자동차 회사가 문제시 모든 책임을 지도록 법적 규제를 확립하는 것이 과제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2017년이 되어 모든 기술이 확보되어도, 관련 법령이 개정되지 않는 한 완전한 자율주행이라 불릴 수는 없다는 것 같습니다.


전 사실 완전한 자율 주행차 하면 예전에 공개된 Concept 26을 생각했습니다.

(출처: https://www.futureofdriving.com/concept26.html)



 


그러나 이 컨셉이 공개된 것은 좀 예전이었던 것 같고, 이 2020년은 되어야 적용될 것 같은 컨셉 보다는, 일단 2017년부터 위에서 서술한 IntelliSafe Autopilot으로 가는 것이 순서인 것 같습니다. 미래가 굉장히 빨리 왔네요.


2. V90 디자인과 사운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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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90_1.png

역시 짧은 오버행이 특징입니다. 이거야 S90도 마찬가지지만, 가로배열 4기통 엔진으로 이정도 오버행에 무슨수로 4륜 구동 옵션까지 넣었는지는 아직 미스테리입니다. (볼보에서 이걸 발표할 때도 이런 디자인 요소는 강조하는데 어떻게 이걸 했는지는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외부 디자인의 디테일은 이 영상이 잘 보여줍니다. S90의 것이지만 V90은 아직 이렇게 제작된 영상을 찾지 못해 첨부합니다. 상당히 상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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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파노라마 썬루프가 있습니다. 뒷좌석 중간을 관통하는 센터터널은 높이가 굉장히 높습니다. 이게 후륜에 전기모터를 쓰는 T8하이브리드 모델만 그런지 (배터리 저장공간), 아니면 전 모델 공통인지 모르겠습니다. 전모델 공통이면 좀 공간의 낭비 같은데요...

The 2017 Volvo V90 Is Beautifully Wagon-Tastic

뒷좌석은 앞으로 접히며 완전한 평면을 만들어냅니다. 전 이게 좌석이 접히는 모든 차가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스바루 포레스터는 일단 안 되고, 스바루 아웃백도 접히긴 하는데 완전한 평면은 안 되는 것을 보며 좀 놀랐습니다.


이게 완전한 평면이 되면 배게 올리고 누워서 하늘에 별을 보며 캠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상당히 강조합니다. Bowers & Wilkins가 들어있고, 스피커는 총 19개가 들어갑니다 (12채널, 120와트 앰프). 트위터7개, midrange 7개, 우퍼4개가 포함되고, 250mm짜리 서브우퍼는 차의 서브프레임에 붙어있습니다.


광고는 그럴듯 하게 들리는데, 실제로 들어봐야 알겠죠. 



키레스 엔트리 하면 이미 다른 모든 스마트키도 다 그렇지 않냐 싶어서 이 영상의 제목에 좀 의아해 했습니다만, 이걸 보고야 뭘 말하고자 했는지 이해했습니다. 스마트키를 주머니에 넣고 있는 것 만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건다는게 아니고, 말 그대로 키가 없어도 차를 열 수 있고 시동을 걸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블루투스) 내 차를 열고 시동을 걸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 스마트폰에 이 권한을 원격으로 전송해 다른 사람도 차를 열고 몰 수 있습니다. 특히 가정 당 차가 두 대 이상이 될 경우 여러 차 키를 들고 다니는 것도 고역인데,  이건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다른 사람이 줏어서 차를 훔치면 안 되니까, 스마트폰 자체에서 보안이 잘 되어 있어야 겠지요.


3. V90 VS V90 CC


V90은 어찌보면 현재의 V70/XC70 웨건들을 대체할 모델인데, 과거 V70보다 XC70이 훨씬 많이 팔린 것을 보면, V90도 전고를 높은 CC (Cross Country) 버젼이 나올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소식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소비자 입장에서 CC버젼이 어떤 이점/단점을 가져올 수 있는가 생각해봤습니다. 일단 현재 존재하는 S60 CC의 이야기를 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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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가 높아지면서 지면과 차체 거리 (전고) 가 7.9인치 (20cm)나 되었습니다. 기존 S60세단보다 2.5인치 (6.35cm) 가 더 올라온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자갈밭, 진흙밭, 눈밭 등 각종 오프로드에서 이점을 지닐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간혹 잘못 설계된 과속방지턱 때문에 차체 아래가 긁히거나 머플러, 드라이빙 샤프트 등이 나가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것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각종 팟홀 등 도로의 움푹 패인 위험 요소나, 비정상으로 움푹 튀어오른 맨홀 뚜껑 등에도 유리하겠죠. 또 운전자의 시야도 높아져서 운전이 한결 편해질 것입니다. 높아진 차체 덕에 승/하차 시에도 몸이 더 편할 것이고요. 뒷좌석에 아기를 앉히기도 쉽겠네요. 


이런 이유들이 현재 SUV, 크로스오버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일 겁니다. 볼보에서도 V70보다 XC70이 더 잘 팔린 이유일 것이고요. 


하지만 늘어난 서스펜션 길이 때문에 코너링시 휘청거리는 롤링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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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bYyWlescoGM

S60 CC의 문제를 매우 간락히 요약해놓은 스크린샷입니다. 핸들링에서 일단 A-를 받습니다. 롤링이 세단버젼보다 분명 더 발생할 텐데, 나쁘지 않네요? 그런데 승차감(Ride)는 B-에 그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볼보는 늘어난 서스펜션 길이로 인한 롤링을 억제하기 위해 더 강한 스프링을 장착했습니다. 때문에 정작 실제 도로 상태가 안 좋은 경우 (즉 오프로드는 아닌데 도로 상태가 별로인 경우), 오히려 기존 S60보다 더 강한 충격이 탑승자에게 전해진다고 합니다. 뭔가 SUV식의 물컹하고 물렁한 승차감을 기대하고 S60 CC를 탈 경우 예상치 못한 승차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겠죠. 


V90 CC의 경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합니다. 일단 S60/V60의 경우 후륜에 에어서스펜션 장착 옵션이 있습니다. (미국에 수입되는 초기 물량의 경우 몇 년간 모두 에어서스라고 본 것 같은데 그 자료는 지금 못 찾겠네요. 참고로 XC90은 사륜 모두에 에어서스)

출처: http://www.autoblog.com/2015/12/03/2017-volvo-s90-deep-dive/


충격 감쇄력에서 장점이 있는 에어서스인 만큼, CC모델의 경우 이것을 사륜 전체에 채용한다면 핸들링과 승차감을 다 잡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만, CC모델이 나와봐야 알겠죠. 


높은 전고를 원하지만 별로인 노면 상태에서 우수한 승차감을 원하면서 또 좋은 코너링까지 얻고 싶다면, V90 CC가 어떤 서스펜션을 달고 나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뒷좌석 시승을 해서 V90과 V90 CC 중에 누가 더 뒷좌석/앞좌석 승차감이 더 좋은지도 확인해봐야죠. 


4. 볼보의 비전?


이런 영상을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2020년부터는 새 볼보차에 탄 사람은 아무도 심각하게 다치거나 죽지 않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 볼보 새 차는 2020년부터 사라는 건가...)


근데 intro가 흥미롭게도, 모터 스포츠를 좀 디스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번아웃 하는 영상 보여주면서 왜 이런 짓을 하냐고 이해를 못하겠다 하는....


음... 폴스타 브랜드를 이제 완전히 자신의 산하에 넣은 브랜드가 이런 광고 만들면 이거야말로 셀프 디스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이 광고가 겨냥했던 시청자층은 폴스타 볼보들 구매고객들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