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 류청희입니다.


최근 아카데미에서 자동차 프라모델을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이번에 나온 것은 자동차 프라모델의 대표적인 축소비율 가운데 하나인 1/24 스케일 제품 두 종류, 그리고 레진 캐스트(흔히 개라지 키트로 많이 볼 수 있는)의 일반적인 축소비율인 1/43 스케일 제품 네 종류입니다.


우선 1/24 스케일 제품부터 보면, 클래식카로 분류되는 크라이슬러 임페리얼 페이톤과 부가티 로얄 쿠페 나폴레온입니다. 두 차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명차로, 비 클래식카 매니아들에게도 제법 인지도가 있는 것들입니다. 상품 자체만 놓고 보면 1/4분기에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S600(W220)과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SV처럼 이태리 이탈레리(Italeri) 제품의 리패키지 상품입니다. 박스 아트도 마찬가지로 이탈레리 것의 배경만 지웠습니다. 


하지만 앞서 출시된 두 모델들과 달리 이탈레리와 제대로 계약을 맺고 출시한 듯, 박스에 이탈레리 로고가 함께 붙어 있습니다. 설명서는 최근의 아카데미 양식에 맞춰 재편집했습니다. 이전 이탈레리 리패키지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우려되는 부분은, 새로 출시된 두 모델 모두 이탈레리 브랜드로도 인기를 많이 끈데다 비교적 오랫동안 생산되어왔기 때문에 금형열화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정식 수입된 같은 모델보다 40% 정도 싼 값에 같은 품질의 제품+한글 설명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현대적인 모델에 비해 조립은 조금 까다롭겠습니다만... 이탈레리 자동차 모형들이 완성 후 느낌이 꽤 괜찮은 편이라 만족도는 높으리라 봅니다. 크라이슬러 임페리얼 페이톤과 부가티 로얄 쿠페 나폴레온 모두 정식 판매가는 2만 원이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조금 더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1/43 스케일 제품은 비교적 최근의 인기 스포츠카들로, 람보르기니 2종(레벤톤, 가야르도 수페르레게라)과 포드 2종(포드 GT, 셸비 GT500 수퍼 스네이크)이 나왔습니다. 레벤톤은 그렇다 치고, 가야르도 수페르레게라의 상품명은 그냥 '람보르기니 슈퍼레게라'로 나왔네요. 이들 모델 모두 메이커와 정식 라이센스를 맺은 듯, 메이커 엠블럼이 박스에 똑바로 찍혀 나와 있습니다.


1/43 스케일은 길이 4.3m짜리 차가 10cm 정도로 축소되는 비율이라 만들어놓고 나면 무척 작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는 이들 제품 라인업에 '작지만 뛰어난 디테일을 느낄 수 있다'는 XQ프라(XQ Pla)라는 별도의 모델 라인업 이름을 붙였습니다. 최근 나온 1/24 스케일 제품들처럼 타 메이커 제품의 리패키지 상품이 아닐까도 생각해 봤는데, 유명 메이커에 비슷한 제품 라인업을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보아 아카데미 독자 설계 제품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제품들의 장점은 따로 색칠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색깔별로 부품을 사출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도색이나 디테일업은 해 주어야겠지요. 게다가 람보르기니 제품 2종에는 브레이크 디스크가 에칭 부품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금속 재질이 잘 살아 있어 실제감을 높여줍니다. 반면 포드 제품 2종은 브레이크가 멕기 부품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편 '간단한 조립'을 모토로 하고 있지만 부품을 끼워 맞추면 되는 스냅-온/스냅-타이트식 키트가 아니라 접착제를 써야 하는 방식이라는 점은 완구가 아닌 제대로 된 프라모델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식 판매가는 네 모델 모두 7,000원입니다.


프라모델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자동차 프라모델을 만들어달라!'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요구에 아카데미가 다양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반갑고 고맙게 느껴집니다.값 부담도 적으니 짬나는 대로 몇 개 구입해 만들어볼까 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산 미니 컨버터블 키트는 아직 비닐 포장도 뜯지 않았다는...


사진은 저작권 문제로 직접 올리지 못하고... 상세한 제품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43 포드 셸비 GT500 슈퍼 스네이크 자료는 아직 아카데미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