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션모터스에서 적어준 글에 대해 매우 공감하는바가 크고, 짧게는 1년 길게는 15년 이상 한차종을 계속해서 복원 및 관리해오는 입장에서 실제로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그 즐거움의 깊이나 크기를 알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동차를 상품으로서의 기획을 했던 경력으로 차는 곧 돈이나 객관적 가치 즉 Value for money에 충실하게 기획해 시장에서 많이 팔리게 한다는 목적만을 위해서 일을 했던 경험에 비추어 사적인 취미는 이런 부분과는 완전히 상반된 쪽에서 바라보는 취미와 감성 그리고 소장의 가치 등등 일과 취미를 섞이지 않게 하는 큰 노력이 있었습니다.


<복원과 소장>


대부분 소장하기 위해 차를 구입했다고 합니다만 실제로 한차종을 10년 이상 타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맘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그렇게 바뀌는 맘 자체에 누가 뭐라할 것도 없지만 실제로 10년 이상을 한차종을 혹은 여러대의 차종을 소유하면서 관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때문에 소장을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도 차를 구입해서 관리하고 복원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고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구매한 영타이머에 얼마만큼의 자금을 투입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과 가치의 문제입니다.


예를들어 1000만원짜리차에 2000만원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느냐의 문제?

이는 그 사람의 경제력이 어떠하냐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돈이 많아서 차에 돈을 많이 쓴다? 결코 반드시 성립되는 공식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만큼 그 차에 투자할만한 가치를 느끼고 그렇게 실제 행동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복원 그 자체와 과정>


전 순정 부품을 사용하는 것에 절대적인 찬성을 하는 일인입니다.

순정부품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OEM의 경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저렴한 염가의 부품은 결국은 중복 수리를 불러옵니다.


이는 복원에 경험이 많은 경우 100% 진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냥 대충 고쳐서 업자에게 넘기기 위해 임시방편이 아닌 이상 수리는 제대로 된 부품으로 숙련자에 의해 수리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냥 싸게 수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차를 타는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복원이나 수리된 차는 값어치가 떨어진다는 부분입니다.

차를 고쳐서 팔아서 산 돈보다 더 받고 팔겠다는 장사의 의미가 아니더라도 차는 어떻게 관리하고 타왔느냐에 따라 그 값어치가 올라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차에 뭘 장착하거나 붙이고 하는 행위는 절대적으로 차의 값어치를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요소로 바로 순정화시킬 수 있는 형태의 모습이 아니라면 본인의 일시적인 만족감 이상의 것은 없습니다.


부품만큼 중요한 것이 누가 차를 고쳤느냐입니다.

일반인들의 수준에서 숙련된 미케닉의 세심한 기술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즉 수준이 높은 미케닉과 중급 혹은 하급 미케닉의 수준이 그리 쉽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차를 봐주는 미케닉이 수준이 높다고 믿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강조하건데 수준 높은 미케닉을 찾아서 맡겨야 차가 똑바로 갑니다. 그리고 그 기술료나 숙련도에 따른 차별화된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여유도 영타이머 오너들에게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상에 염가의 비용으로 큰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자동차에서도 변함없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복원 후 가치 상승??>


영타이머가 완벽히 복원되었을 경우 당연히 일반 동년식의 동모델 차량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스페셜 모델이 아닌 경우 그 가치 상승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시장가가 1000만원인 차가 2000만원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들여서 복원한 차라해도 신차 출고 가격 근방으로 중고차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스페셜 모델들의 경우 희소성 때문에 상태에 따라 값어치는 훨씬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관리 상태가 극상인 경우 그리고 어떤 사람이 소유하고 있었는지 등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다양해집니다.

그리고 그 차에 어떠한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이것이 어떠한 사람이 얼마만큼 오래 동안 소장했느냐와 맞물리면 세월이 흐를수록 가치 상승은 엄청나게 될 수 있습니다.


<영타이머의 진정한 재미>


복원이라는 것은 그냥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신차는 돈만 있으면 아무리 희귀한 차라도 전화 한통화로 내집앞에 배달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이 스페셜 차량은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매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 차를 복원하는 과정이나 비용 시간을 생각하면 아무리 빨리 진행해도 1년 혹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Financially 완전 삽질이지만 복원하는 과정과 즐기는 과정속에서 큰 기쁨이 있습니다.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네트워크>


특이 차종을 타는 사람들끼리 결국은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국내 E34 M5 3.8 유로 사양은 국내에 제차를 포함해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는 두대가 있습니다.

나머지 한대의 오너분과 거의 10년째 매우 친하게 지내고 있지요.

RS2 역시 국내에 두대가 있는데, 친분이 두텁습니다.


RS4도 마찬가지이고, 상대적으로 숫자가 좀 많은 RS6도 많은 오너분들과 교류가 이루어 집니다.

다만 해당 차종을 오래 보유하고 계시는 분들, 즉 차를 자주 타건 타지 않건 그 차를 소유하고 시간될 때 짬짬이 고쳐서 타는 것을 즐기시는 비슷한 부류의 분들과는 그 관계도 점점 깊어지고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또 누가 어떤 차를 가지고 있더라하는 내용이 알려지면 수소문해서 접촉이 일어나고 정보를 교류하는 등 재미난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어르신들이 비즈니스 때문에 골프를 친다고 하셨던 세대는 앞으로 그 비중이 여러분야로 나누어질 것입니다.

요즘은 골프를 20대부터 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세대들 입장에서 40대 50대에 골프는 그냥 여러가지 취미 중 하나, 이상 큰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취미로 하는 것은 이런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외국 친구들을 사귀고 교류하는 중심에는 항상 차가 있었기 때문에 그 파괴력과 의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집가?>


실제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영타이머들을 사서 모으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대부분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탐나는 매물이 나오면 속도 싸움이 벌어져서 누가 먼저 잡았네 놓쳤네 하는 말들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이 차를 복원하겠다고 맘을 먹으면 그 액수나 작업의 깊이가 분명 다릅니다.

그 분들께는 수집과 복원은 삶속에서 매우 중요한 취미이면서 활력소인 것입니다.


<복원과 수리의 차이>


고장난 것을 수리하는 것이 수리이고 이는 복원의 범주에 속해있는 행위입니다.

수리를 끊임없이 하다보면 복원이 됩니다. 때문에 경계가 매우 애매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목표로 하는 지향점인 것 같습니다. 어떤 목표지점을 정해놓고 가는 것이 막연해 보이지만 복원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100% 순정화되어 기능적으로 신차와 동일한 수준의 주행능력을 확보하겠다.

혹은 여기에 완벽한 형태로 외관과 내장을 복원하겠다.


수리는 고치고 나면 종료되는 행위이지만 영타이머나 올드타이머 입장에서 복원은 결코 쉽게 끝나지 않는 매우 연속적이고 차를 일부가 아닌 전체를 놓고 판단해야하는 숙제라고 봅니다.


당신의 취미가 뭔가요? 라고 물어보면 차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 자체, 즉 자동차가 워낙 넓은 세계를 대표하는 명사이지만 그 안에서 어떤 그 무엇? 자동차 복원이라는 것은 이제 우리들에게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고 보기에 충분할 정도로 실제로 이 분야에 심취해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고치다가 지쳐 포기할 것이라면 복원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져도 그 자체를 슬퍼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고민하고 결정을 위해 심사숙고하는 그 모든 과정이 복원의 즐거움입니다.


자동차를 평생 즐기겠다고 맘을 먹으신 분들께 영타이머는 최고의 장난감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