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차만들기 추세가 다운사이징, 경량화, 과급쪽으로 가다보니 이제는 무식하리만큼 큰 엔진이 아니더라도 독일 메이커 모델 라인업에서 3리터 이상급 가솔린 엔진을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NA대배기량을 터보 저배기량으로 대체했을 때의 긍정적인 의미의 효과는


1. 출력을 유지 혹은 더 높일 수 있으면서도 정속주행시 작은 배기량에서 오는 낮은 기초 대사량 개념의 고연비

2. 저, 고압 터보 세팅으로 같은 엔진으로 다양한 출력대의 엔진 제작 가능(제조원가 낮아짐)

3. 터보 엔진의 플랫토크와 더 낮은 rpm에서 발생하는 최대토크 등으로 운전이 더 쉽고 경쾌한 느낌

4. 전체적으로 엔진 몸통이 작기 때문에 무게 밸런스를 맞추기 좋고 핸들링에 긍정적인 영향

5. 튜닝 잠재력 NA대비 훨씬 높음


부정적인 부분은


1. 6기통 이상의 엔진이 발휘해주는 곱고 부드러운 회전질감과 비교해 4기통 회전질감 및 감성 만족도 현저히 낮음

2. 터보 엔진의 구조상 센서들의 숫자가 많아 엔진이 나이가 들수록 실질적인 정비 비용 상승

3. 과급압이 크고 리터당 출력이 높을 수록 외기 온도에 따른 출력의 변화 큼

4. 하나의 엔진으로 다양한 출력대를 발휘할 수 있으나 모델별 개성이 없고 모두 똑같은 느낌에 출력만 차등화되어 개성상실


여기서 위 3번에 해당하는 부분은 요즘과 같은 폭염 도심속 에어컨 빵빵하게 켜고 서다가다를 하다보면 엔진이 힘들어하는 것이 현저히 보이게 됩니다.

과급 엔진은  NA직분사 엔진과 비교해 압축비가 낮기 때문에 실제로 부스트가 걸리지 않는 영역에서도 부스트가 차올라 과급으로 인한 가속이 시작되기 이전 시점에 엔진이 전체적으로 무겁게 움직입니다.


가속패달의 감촉이 직선적이지 못하고 좀 말랑말랑하게 느껴진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뜨거운 흡기온도와 공회전 부근에서 발휘되는 토크의 크기는 최대출력이 얼마이든지 엔진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달리면서 인터쿨러가 냉각효율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엔진반응은 극도로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운행조건에서 연비가 좋을 수가 없지요.


NA3리터급 엔진이 독일 중형 세단에서 흔하던 시대의 차들과 비교해 요즘 저 배기량 과급엔진들이 소위 시내바리 운전에서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런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폭스바겐이 초기 1.4 TSI 엔진에 저속에서 작동하는 수퍼차져를 장착하고 아우디에서 모터에 의해 저속 과급을 돕는 장비를 도입하려고 하는 등 다운사이징 엔진이 가진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별도의 하드웨어가 추가되는 쪽으로 기술적 경향이 전개될 것입니다.


엔진은 엄청 작은데 구성품의 숫자가 늘어나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동반상승함은 물론 엔진 본연의 수치적인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환경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하드웨어적 이점이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폐부품을 양산하며, 고온 저속 구간에서 실질적인 연비의 혜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수 있음은 물론 운전의 재미가 상황에 따라 바닥을 찍을 수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 반대되면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해도 사장되는 분위기속에서 탄생한 다운사이징에 대한 개념이 실질적으로 연비를 높이고 탄소배출량을 줄인 듯 보이지만 다운사이징이 위력을 발휘하는 운행조건 역시 한정적이기 때문에 이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조건에서 탄소배출량이 정말 확실히 줄었는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다운사이징 엔진들의 고부하 고속주행 연비는 배기량이 컸던 시절의 그것에 비해 결코 좋다고 보기 힘들다는 경우만 보더라도 최적화된 조건에서의 운행이 보장되지 않았을 경우 엔진의 객관적인 효율이 항상 우수하다 말하기 힘듭니다.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좋은건 알겠는데,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이런저런 이론적인 개념을 떠나 가슴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BMW의 실키 식스의 질감도 6.2리터 63엔진의 멋진 배기음도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을 생각하니 한숨만 나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