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다가 잠깐 글을 써야지 하고 쓰다 보니 몇개의 글을 몰아서(?) 올리게 되네요. 혹 도배질(?)처럼 보일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만은, 덧글로 달만한 내용도 아니고, 다른 글과 주제도 다르다 보니 다른 글로 올려 봅니다.

 

이번에 한국에 카마로와 머스탱 그리고 젠쿱의 가격에 관련되어 이야기들이 많더군요.

 

아래 다른 회원분이 쓰신 글에 쓰인 덧글 중에 미국에서 MSRP 가 2천불도 차이 안나는 차가 어떻게 한국에서는 500만원이나 차이가 나냐? 라고 하신 내용이 있습니다.

 

일단 그 내용부터 설명을 드리죠.

 

미국에서의 MSRP 는 (Manufacturor's Suggested Retail Price) 라고 해서 한국어로는 '권장 소비자 가격' 입니다.

이 MSRP 가격과 실제 각 딜러쉽이 메이커로 부터 차량을 사오는 가격 (인보이스) 가격에는 일정한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브랜드 마다 몇 % 하고 정해져 있는게 대부분이라, 현대는 7%, 포드는 8~10%, GM 은 4~8% 같은 식으로 모델에 따라 유동적인 차이가 있지요.

 

한국에 들어가는 포드 머스탱(3.7); 4200만원 짜리 차량과 셰보레 카마로의 4700만원 짜리 차량은 미국내 MSRP 에서는 약 2천불 미만 밖에 차이가 날지 몰라도, 실제로 차량을 구입해 가는 '인보이스' 가격에서는 약 4천불 정도 (머스탱은 27000불 정도, 카마로는 31000불정도) 차이가 납니다. 이건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포드와 GM 의 딜러쉽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이 달라서인 부분 인거죠.

 

반대로 이 머스탱 V6 프리미엄 및 카마로 2LT 와 가격이 비슷하다라는 제네시스 쿱의 MSRP 는 30895이지만, 딜러 인보이스 가격은 29085 입니다. 여기에 심지어 다른 지역 광고 비용 (Regional Advertising Support contribution; 이거에 대한 이야기 하자면 이거만 몇페이지 나오니까요.. 일단 생략) 몇백불이 더 붙어서 딜러에서 '공식적으로' (뒤로 받는 다른 인센티브를 제외 하고) 사오는 인보이스 가격은 사실 카마로와 별 차이 없습니다. (머스탱 V6 프리미엄 보다는 당연히 비싸구요..)

 

한국에 차량을 수입해 올때는 GM 과 포드는 조금 다른 방식을 사용합니다. 포드의 경우 본격적인 '수입'업체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수입 '원장 가격' (FOB 가격)은 딜러 인보이스 보다 낮게 책정 됩니다. 미국에서의 딜러 인보이스 가격에는 미국내 워런티 가격이나 미국에서만 적용 가능한 사양등의 가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위성 라디오라던지..).. 제가 한때 일을 도와 주었던 회사에서 보았던 다른 유럽과 미국 메이커들의 '원장 가격'을 기준해 보면 포드 코리아의 머스탱 FOB 가격은 약 24000불 정도에서 결정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가격에는 수리에 들어가는 워런티 비용이나, 한국내의 물류 비용, 그리고 수입사의 마진과 딜러의 마진등은 표함 되지 않습니다. 관세도 이 FOB 기준으로 내게 되지요.

 

GM 의 경우는 일단 차량이 캐나다에서 생산이 되는 관계로 미국을 거쳐서 미국의 항구에서 수출 되지 못하고, 캐나다 횡단 철도를 통해 캐나다 항구에서 수출이 되어야 합니다. 이게 미국을 거쳐서 수출하는 것보다 비용이 싸긴 한데요. 미국 내에서 수출하는 머스탱에 비하면 수출시의 운송비용이 대당 300~500불 정도 더 들게 됩니다. 그래서 카마로의 FOB 비용은 28500불 정도로 보입니다.

 

GMK 에서는 물론 '수입' 한 차량이긴 하지만, 메이커로서 한개의 차량이 추가 되는 것이므로, 아무리 판매량이 작은 차량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준비 해야 하는 비용들.. 특히 포드에서는 '딜러'에 떠 넘길 수 있는 비용들이 GMK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책임 져야 하는 비용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각 딜러마다 깔아 놓아야 하는 '특수 공구' 들이나 정비 지원 혹은 기본적으로 구매 하야 하는 '부품 재고' 까지도 GMK 에서는 회사의 원가 계산에 포함되어야 하는것이죠.

 

반대로 포드의 경우는 간단하게 각 딜러쉽 마다 주는 마진이 조금 더 큰 대신에, 딜러쉽에 이러한 '특수 공구'나 '정비 지원 비용'(진단 장비 구입 비용과 이 소프트 웨어 업데이트 비용등)을 전가 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구'나 '진단기 업데이트'가 얼마 되겠냐 생각 하실텐데.. 이게 또 딜러쉽/수입사 운용의 알려지지 않은 비밀 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딜러쉽을 운영할때의 경험을 말씀 드리면, 물론 기본적인 렌치나 드라이버 등은 정비사가 직접 자기 것을 사용하지만, 각 모델별로 구비 해야 하는 특수 공구등이나 진단장비(메이커별 스캐너)와 이 진단장비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업데이트에 상당한 돈이 들어갑니다.

 

보통 새 모델이나 새 엔진/새 트랜스미션이 발표 될때 마다 딜러쉽의 규모에 따라 아래 사진과 같은 특수 공구 들이 '강매'되는데.. 그 금액이 보통 2~7만불 정도의 금액입니다.  이 공구들이 없으면 특정한 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수 없이 이 공구들을 사야 합니다. 공구가 없으면 그 차종을 팔지도 못하게 하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차량을 판매 하고, 이 차량들의 워런티 수를 하게 되면서 몇년에 걸쳐 이러한 특수 공구들의 구입 가격은 다시 메이커로 부터 지원을 받는 형식이 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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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메이커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벤츠의 경우 1년당 정식 진단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비용만 1만 7천불 정도입니다. 크라이슬러가 1년에 진단기 1대당 5~7천불, GM 도 약 5천불 정도 합니다.

 

GMK 에서는 몇대가 팔리던 간에 각 서비스 사업소에 이러한 전용 특수 공구들을 도입 해야 하구요.. 실제로 한국에서 동일 형식의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바디등이 조립 되지 않으면, 이러한 공구들을 한국에서 직접 만들어 쓸 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포드의 입장에서는 포드 코리아 수입원은 이러한 '공구'가격에다가도 이윤을 붙여서 '딜러'로 넘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입사'이기 때문에 포드 코리아에서는 법적으로는 제품 단종 몇년 후에도 부품을 책임 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회사 문닫고 새로 개업하면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만은..) 이에 따른 부담이 적은 반면, GMK 에서는 단 몇대를 판 G2X 같은 모델도 부품 공급 책임 때문에 구입해서 쌓아 두어야 하는 부품의 양이 장난 아니라는 것이죠..

 

반대로 한국에서 만들고 한국에서 파는 제네시스 쿱은, 엔진등에 들어가는 특수 공구도 사실은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뿐 아니라 여기에 한국에서 만든다는 잇점이 있으니까요..

 

사실 가격 차이와 각 수입 회사의 운용 방법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책 한두권이 나와도 모자랄 이야기지만, 단순하게 미국에서 'MSRP'가 얼마 차이나는데 가격이 그렇게 차이나냐.. 이건 GMK 가 경쟁을 포기 한거나 다름 없다. 가격에 이해가 안된다.. 이런 식의 이야기로만 이해할 만할 부분이 아니라는 거죠..

 

결론은 GMK 가 정한 카마로의 가격이나 포드의 머스탱 가격이나, 한국에 수입되는 관세등을 생각하면 절대 '이 차에서만 손해를 본다'가나 '이걸로 떼돈 벌겠다' 하는 가격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5~6백 만원의 가격 차이라는게, 사실 수입되는 FOB 가격을 감안 한다면 절대 가격 차이가 큰게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큼에도 감안하고 관세차이가 더해지지도 않을 만큼의 차이니까, GMK 로서는 나름대로 '용단'을 내린겁니다.

 

머스탱의 예상 FOB 가격에 관세를 더하고, 여기에 포드코리아에서 들어가는 비용 (네비게이션 한글화등)을 더 집어 넣은후 , 포드가 한국내에서 딜러에 보장해주는 이윤등을 감안 하면 4200만원은 적당한 가격인거고, GMK 에서 들어오는 카마로의 가격은 GMK입장에서는 상당히 이윤을 포기 하고 들어오는 가격입니다. 대신 포드 코리아에서 딜러에 보장해주는 이윤과 GMK 에서 딜러에 주는 이윤과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그나마 저정도의 가격차이가 되는것이죠. 결국 머스탱 하나 팔아서 포드 코리아와 포드 딜러가 남는 이윤이 GMK 와 GMK딜러가 버는 이윤보다 높을것이라는게 제 경험에 기준한 생각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존재 하는 조직입니다.  이점을 놓고 거꾸로 생각해 보실만한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