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이었습니다.  갑자기 아침에 습관처럼 Gmaill로 로그인 했는데, 분명히 아침에 출근 하고 나서 2시간 전에 체크 할때만 해도 보이던 메일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다시 자세히 살펴 보니 2시간만에 이메일이 250개가 넘게 와서 이메일 확인의 '기준점' 으로 삼았던 이메일이 뒷 페이지로 넘어간 이유였습니다. 


그 이 메일의 1/3이 페이스 북에서 업데이트 관련 날아 온것이라는것이 순간 스트레스로 작용 하더군요. 거기에 Client들중에서 좀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사람과 함께...그 억지 부리는 골치 아픈 클라이언트가 분명히 '이건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 서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쪽에서 저에게 답변이 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에서 놀 시간은 있으면서 내 일은 처리 안해 주냐.' 하는 이야기가 나온게요..


순간 머리가 확 돌아버리(!) 면서 일단  facebook을 Deactivate 하는것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아무 생각 안하고, 일단 밀려 오는 일들 부터 처리 해보자 하고... 하루 종일 밥도 못먹고 일을 처리 해 나갔습니다만은,,


지난 금요일날 다른 클라이언트가 '급행'으로 처리 해 달라는 일이 있어서, 이번주에 예정되어 있던 뉴욕 오툐쇼와 다른 일정들도 캔슬하고 주말 내내 일을 진행 했는데, 월요일 오전에 연락이 와서 '윗쪽에서 결제가 안났다. 미안하지만, 없었던 일로 해야 겠다. 들어간 비용등은 다음 프로젝트에 청구 해주시기 바란다' 하는 이메일 하나 딸랑 오면서 완전히 머리가 돌아버린 상황이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바쁘고 머리가 어지러울때 뭔가 저질러 주셔야(!) 뭔가 좀 진정이 되는건 사실인데...


오늘의 저지름(!)은 사실 그 어지러움의 끝자락에서 아주 어이 없게 결정 되어 버렸던거죠.


저지름의 결과물은 바로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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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1997년형 BMW 750 IL 입니다. 그것도 8만 5천 마일 (약 14만 킬로?)


네,, 아직도 제 회사 차고 한쪽에서는 불과 두달전에 지른(!) 90년식 750IL이 순서를 거치면서 제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입니다. 


매일 매일 이제는 조금 지겨워 질법해진 '시선집중' 빨간색 피아트 500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구요. (아직 와이프가 차를 빼앗아 가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오늘의 저지름(!)은 '저지를려고 저지른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본능에 따른것(!) 뿐이죠.


클리닉 (특정 장소에 여러개의 경쟁 차종을 모아 놓고 품평회를 하는것)에 사용 되었던 차량들이 반납되어 돌아오면서, 이 차량들을 한꺼번에 경매장에 가져 나갔습니다.


경매장에서 차량을 팔기 전에, 우연히 리스트를 보다가 97년식 BMW750이 있는 것을 보았죠.


범퍼 한쪽이 깨져 있고 (중국산 애프터 마켓 범퍼가 부품 값만 105불입니다.) ABS와 Service Engine Soon 경고등이 들어 와 있는것을 감안 하더라도, 차량 자체의 나머지 상태는 상당히 깨끗했습니다.


플로리다의 Boca Racoon 이라고, 은퇴한 유대인들이 몰려 사는(!) 동네가 있는데, 그 동네에 사시는 할아버님께서 1오너로 관리 하시다가 지난해 10월 딜러에 트레이드 인 되었던 차량이었더군요.


범퍼를 제외 하고는 차 상태는 괜찮은 (도색 된적 한번 없는...) 편이었는데, 차량이 경매장에서 3달 가까이 팔리지가 않고 있더군요. 


이유는.. 색상... 


플로리다 에서는 금색 BMW가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겠습니만, 이 회색빛의 미시간에서는 아무리 가격이 싸도 도저히 딜러들이 선뜻 구입을 결정 할 수가 없는 색상이라는 거죠..


처음 차가 경매레인에 들어 오면서 아무도 비딩을 시작을 안하길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1천불을 비딩 했습니다. (설마 팔려구? 하는 생각이었죠..) 근데 경매사와 판매자가 'Sold on If' (그러니까 판매자가 고려해보고 판매 하겠다)라는 결정을 내리더군요.


결국 경매장 평균 거래가격이 7천불 정도 인 차량을... 판매 하려는 딜러는 5천불 정도를 원하더군요..  여기서.. 역시 아무 생각 없이.. 

' 너 이거 3달 동안 안팔고 경매장에 있었잖아.. 너 이거 다른 딜러들이 쳐다나 보디? 그렇다고 이 가격인 차를 다시 플로리다나 택사스로 보낼려면 운송비만 1천불 이상 들텐데? 그냥 나한테 싸게 팔아라..'


구지 제가 구입한 가격을 공개 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 딜러가 원하던 가격보다도 '훨씬' 싸게 구입 했습니다.. (제가 구입한 가격을 들은 모 테드 회원님은 '이건 Best deal of the decade 에요' 라고 하시더군요..)


여튼..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엉뚱하게.. 12기통 750을 하나 더 질렀습니다. 이런 식이면 1990년식과 1997년식을 거쳐서 2004년식 750(8기통)이나 760 (12기통) 내지는 2011년식 750이나 760을 구입해서 매 7년 간격으로 750을 수집 하게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덕분에... 한참 어지럽던 머리가 좀 정리가 되긴 했습니다. (근데 해야 할일 리스트들과 들어오는 이메일의 양은 줄지가 않네요..)


옛날에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던 도중에...


"어릴때는 몇불 짜리 조잡한 뭔가만 사 질러도 몇일이 행복했는데..

나이가 들어가서 20대에 경제력이 생기고는 몇백불 짜리 전자 제품 이라도 '질러 줘야' 그나마 좀 맘이 편해지고..

이제 어느정도 먹고 살만 하니.. 몇천불, 몇만불 짜리 차들을 질러줘야 이 "짧은 행복감" 이 그나마 하루 이틀 갈려나 한다.." 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말이죠..


물론 제가 하는 일들이 몇만불부터 몇십만불 짜리 물건들을 '지르고', '까보고', '던져야' 하는 일들이기도 한 탓도 있겠습니다만...


과연 이 '지름신'은 언제쯤 저를 놓아 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