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vs 디젤

1. 미국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
미국에서 새 차를 구입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동차 광고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광고가 주로 자동차나 제조업체의 추상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미국의 자동차광고는 어찌 보면 재미없다고 느껴질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

글 / 이병찬, 정도회 (미시간대학교)
출처 / 한국자동차공학회 오토저널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으로는 SUV나 픽업트럭의 최대 견인중량, 승합차의 승차인원이나 좌석배치, 승용차의 엔진 최대 출력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광고가 끝날 무렵에는 대개 리스 가격과 연 이자율 등의 가격정보가 자막으로 나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자동차 공인연비가 광고 마지막 화면에 빠지지 않는 문구로 등장하고, 광고 내용 자체도 향상된 공인 연비나 그로 인한 배기가스 감소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미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이제는 자동차 연비가 신차 구입 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럼 과연 무엇이 미국인들의 자동차 소비성향을 변화하게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물론 유가인상이다. 비록 유가 자체는 아직도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지만, 2000년대에 들어 <그림 1>에서 볼수 있듯이, 기존 유가대비 인상율이 100%를 상회하는 등, 유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하게 되자 자동차 연비에 대한 관심도가 급속히 올라갔고, 유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을 전후로 해서 오랫동안 차종별 판매량 1위를 내주지 않던 픽업트럭들이 중형 승용차에 그 자리를 내 주기도 했었다.

2. 경제성 비교 및 판매량 추세
이런 소비자들의 자동차 연비에 대한 고조된 관심은 결국 기존의 가솔린 엔진 중심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왔고, J.D. Power and Associates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중에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2.6 %를 차지했고, 2015년에는 무려 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자동차를 선택할 경우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연비개선 만으로는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일례로 US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차량등급 기준 중형차 중 최고 연비 판정을 받은 도요타의 프리우스(Prius)와 동급 비하이브리드 부문에서 최고 연비판정을 받은 현대 아반떼(미국명 Elantra)의 연간 유지비를 비교해 보자.

우선 연간 운행거리는 12,000마일로 가정 하고, 휘발유가는 2010년 9월 6일 기준 갤런당 미국 평균가 $2.68로 정하자. 또 연비는 <표 1>에 주어진 US EPA의 복합연비(FEcomb, Combined Fuel 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