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르퀴스 후즈후(Marquis Who’s Who)가 발행하는 세계인명사전(Who’s Who in the World)을 비롯해 세계 주요 인명사전에 수십차례 등재된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김필수 교수가 애정어린 눈으로 본 자동차산업에 대한 글입니다. 김 교수는 낙후된 중고자동차, 정비, 튜닝 및 이륜차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단체를 조직하거나 세미나, 포럼 등을 개최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차종이 많아지고 있고 형태나 모양, 기능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출시되고 있는 70여 가지의 국산차와 수입차를 보아도 얼마나 다양한 차종이 출시되고 있는 지 알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선택기준도 다양해지면서 더욱 메이커의 숙제는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소비자의 취향은 까다롭고 개성이 강하여 메이커의 고민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외부 디자인은 물론이고 실내외 편의장치나 안전장치, 동력성능, 연비 및 가격도 확실히 따지고 있고 무상 애프터서비스 수준도 비교할 정도로 다양성을 생각하고 소비자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큰 줄기의 하나가 바로 차종 구분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세단이나 SUV라는 전통적인 구분을 중심으로 쿠페나 컨버터블, 해치백과 왜곤 등의 파생 기종이 틈새 시장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을 보면 몇 가지가 혼재된 차종이 하나둘 생산되기 시작하여 단순한 틈새 시장이 아닌 주류 시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의 용어 중 ‘하이브리드’, ‘퓨전’, ‘크로스오버’, ‘컨버전스’ 등 혼재와 융합을 뜻하는 각종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이 용어는 시스템에 대한 언급이 주된 내용이나 광범위한 의미로 차종 혼재에 대한 용어로 사용되어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그 만큼 최근의 흐름은 차종 파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의 몇 가지 측면을 생각하면 더욱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이변으로 보기에 힘들다고도 판단된다. 우선 각종 모터쇼에 전시된 컨셉트카의 양산 모델로의 변신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컨셉트카는 몇 년 후 아니면 먼 미래를 생각하여 만든 쇼카이다. 즉 미래를 예상하지만 양산이 불가능한 모델이 주종을 이룬 것이 엊그제의 모터쇼에 전시된 컨셉트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들은 큰 기대를 하지만 막상 양산하여 판매하기에는 무리가 가는 기종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얼토당토 않은 차종이 아닌 양산차에 가까운 컨셉트카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기술적인 진보도 이루고 빈껍데기가 아닌 기술집약도가 높은 컨셉트카인 만큼 양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양산 모델이 공개된 현대차의 ‘벨로스터’도 중요한 사례이다. 엊그제 전시된 컨셉트카가 바로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물론 실험모델인 만큼 완성도를 높여 판매율을 높이는 부분이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로 각 메이커는 차종 파괴에 대한 실험적인 모델 양산을 통하여 소비자들의 모델 다양성을 통한 소비자 욕구 만족과 가능성을 크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미미한 물결이라고 판단된다. 아직 시장 점유율을 논할 정도로 높은 판매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찾고 있고 이를 통하여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가능성을 찾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기아차의 ‘소울’도 매우 독특한 박스카 형태이다. 이 차종 등을 통하여 해외의 디자인 상 등을 수상하면서 기아의 디자인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수준을 알려주어 보이지 않는 무형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셋째로 최근 메이커의 신조어 조성이다. 앞서 언급한 SUV 등이 아닌 독자적인 명칭을 많이 사용하여 다른 메이커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럭셔리 유틸리티 비클이라는 LUV나 일반 스포츠 유틸리티 비클과는 더욱 차원이 다르게 활동성을 강조한 SAV 등도 그렇고 독특한 프리미엄 모델을 강조한 PUV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신조어를 쏱아내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넷째로 실제로 국내 시장의 경우 전통적으로 무덤으로 가는 차종라고 할 수 있는 해치백이나 왜곤 등의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고 중대형 차종에서 경소형 중심으로의 변화도 유심히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박스카 형태의 독특한 형태도 소비자의 다양성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차량 생산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같은 플렛폼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파생 기종을 생산하면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필수조건은 다양한 파생기종을 위해서는 투자하는 비용도 커지는 만큼 판매율 등 소비자의 취향을 냉정하게 생각하면서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애매모호한 차고와 크기 및 형태, 그리고 운전특성,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면모를 보이는 이종교배성이 강한 모델 등 차종 구분의 모호함이 앞으로는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도 있으나 도리어 혼동을 일으켜 고민 사항이 늘 수도 있을 것이다. 장단점이 섞이면서 낙점을 찍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까다로운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키는 안성맞춤의 차종 생산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친환경과 고연비는 기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외 시장에서 외부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차종 파괴 현상이 몰고 올 현상과 특징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