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이후 1950년대에 이르러 자동차 경주계는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때 벤츠를 빛낸 주역은 300SL이다. 벤츠는 1952년 300SL 경주차가 각종 대회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두자 1954년 일반 도로용 모델을 선보였다. 그러나 멋진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시선을 끌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선망의 대상일 뿐이었다. 벤츠는 이에 따라 스포츠카를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300SL의 대중적 모델인 190SL을 출시했다. 190SL은 겉보기에는 300SL의 축소판 그 자체였다.

190SL은 소프트 탑과 하드톱 로드스터 타입으로 55년, 56년 일프스 랠리에서 2년 연속 우승하여 인기를 끌었고 특히 허리우드 배우들이 좋아 했던 이 스포츠카는 1963년까지 2만6,000대가 생산됐다. 당시 발행된 자동차전문지 스피드매거진의 로버트 니츠케 기자는 ‘190SL 은 안락한 튜어링 카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내재하고 있어 스포츠카와 일반세단 등 모든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차’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