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자인에서도 나타나는 비물질화(非物質化) 경향

오늘의 주제는 좀 생소한 제목이다. 비물질화(非物質化), 이 말은 심오한 철학적 주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른 말로 다시 바꾸면 가상성(假象性)이라고도 할 법하다. 과거에는 디자인이 물품의 물리적 형태의 심미적 완성을 중심으로 다루던 것에서, 근래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연속적인 공간적 차원 변화의 이미지 전달이 중심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가 디자이너들의 조형성과 결합되어, 보다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가상의 공간과 가상의 도구로 구성된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개념의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기술로서 재규어 XJ 차량에서는 각종 계기류가 모여 있는 미터 클러스터 패널(meter cluster panel)의 면적 전체에 LCD 패널을 적용하고, 거기에 실사(實寫)와 거의 동일한 이미지로써 모든 종류의 계기의 이미지를 컬러 그래픽으로 표시하는 동시에, 물리적으로 가동되는 부품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계기의 물리적 가동에 의한 수치 지시 시간 지연과 판독 오차를 줄임과 동시에, 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 우리가 만나보게 될 자동차들은 현재의 자동차에서 한 단계 진전된 디자인의 개념으로서, 가변 인터페이스의 개념이 더해져서 지금의 차량들의 구조에서 더 많은 가상의 이미지에 의해 물질적인 구조물의 수가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하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새로이 등장한 재규어 XJ의 디지털 계기판은 바로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미 여러 종류의 어플리케이션이 예측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