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럭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에는 대형 트럭에 대한 광고가 드물지만 미국은 다르다. 장거리를 가야하는 특성상 대형 트럭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수요도 꾸준하다. 엄청난 짐을 적재할 수 있는 대형 트럭은 깊은 마니아층을 갖고 있으며 광고는 이런 특유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대형 트럭에 대한 관심은 제한적이다. 값비싼 수퍼카보다도 접해 보기도 어렵고 보는 것조차 어렵다. 그래서인지 동경의 크기가 더 커지는 게 아닐까 싶다. 대형 트럭의 광고는 특정 계층을 위한 것이고 목적 자체도 뚜렷하다. 광고로 전하는 메시지도 대형 트럭의 기능성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의 대형 트럭 광고를 보면 남성이 등장하는 게 흔하다. 미녀들이 나오는 일반 자동차 광고와는 딴판이다. 대형 트럭의 광고 속으로 들어가보자.


GMC
GMC는 GM의 자회사로 1920년대부터 트럭을 만들기 시작했다. 광고 속 모델은 1959년형 DF860으로 목재를 실어 나르는 강력한 힘을 강조하고 있다. 엔진은 디트로이트 디젤의 6.71리터를 얹었으며 로드레인저로 불리는 9단 변속기가 매칭된다. 이 6.71리터는 당시 디트로이트 디젤 중에서는 가장 연비가 우수해 기업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GMC는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트럭에 4WD를 적용했으며 1957년에는 대형 트럭에 에어 서스펜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COE로 알려진 대형 트럭은 TV 시리즈 캐논 볼에 출연해 익숙한 모습이기도 하다.


인터내셔널 트랜스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트럭 메이커 나비스타의 인터내셔널 트랜스타-400이다. 나비스타는 클래스 6, 7, 8급 트럭을 주로 만들고 있으며 8000 시리즈로 불리는 트랜스타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트랜스타-400은 캡 포워드 디자인을 채용해 거주 공간을 넓혔으며 당시로서는 가장 진보적인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기도 했다.



켄워스
켄워스는 미국의 대표 트럭 브랜드 중 하나이다. 영화에 자주 출연해 이름은 몰라도 익숙한 모습이 많다. 클래스 8급의 대형 트럭을 주로 생산하며 PACCAR의 자회사에 속해 있다. 광고의 켄워스 트럭은 지미 디젤로 불렸던 디트로이트 디젤의 새 엔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1970년대 중반에 나온 ICX W900도 켄워스의 대표 모델 중 하나이다.



모어랜드 트럭 컴패니
과거에는 트럭의 광고도 삽화 형식으로 게재된 경우가 자주 있었다. 사진은 1929년 트럭킹 매거진에 실린 모어랜드의 광고로 로드런너라는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모어랜드는 광고를 통해 로드런너의 저렴한 유지 비용과 강력한 6기통 엔진에 따른 빠른 기동성 등의 장점을 알리고 있다.

1917년 설립된 모어랜드는 1920년부터 본격적으로 트럭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의 슬로건이 'Built in the West -- for Western Work'일 만큼 서부 지역을 위한 트럭을 생산했다. 하지만 2차 세계 대전 중 경영이 악화돼 1940년에는 사업을 접고 말았다.


피터빌트
대형 트럭은 영화의 단골 메뉴 중 하나이기도 한데, 주연으로 등장한 경우도 많았다. 가장 유명한 영화 중 하나는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격돌(DUEL)’이다. 1971년에 나온 이 영화는 대형 트럭과 승용차의 대결 구도를 담았다. 주인공은 데니스 위버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형 트럭이 주연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격돌에서 대활약(?)한 대형 트럭은 바로 피터빌트의 40톤 트럭이다. 사진의 피터빌트는 1960년대에 나왔던 모델 281로 엄청난 적재 능력을 자랑했다. 프레임이나 적재 능력, 변속기 케이스는 모델에 따라 3가지로 출시됐고. 싱글 액슬 스프링과 알루미늄 라디에이터 같은 새로운 기술도 선보였다. 대형 트럭으로서는 편의 장비도 상당히 많아 큰 인기를 누린 모델이다.


스털링
스털링의 1937년 광고이다. 섀시를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 이채롭다. 150마력의 가솔린 엔진은 요즘 같으면 이해하기 힘들지만 당시에는 트럭에도 즐겨 사용됐다. 변속기는 전진 12단, 후진 3단 구성으로 강력한 견인력을 위한 설정이다.

스털링은 현재 다임러 트럭 북미 법인 소속이지만 원래는 포드의 트럭 디비전이었다. 1997년 다임러가 인수해 스털링 트럭으로 이름을 바꾼 게 오늘의 모습이다. 2008년 10월에는 다임러의 프라이트라이너와 웨스턴 스타 브랜드로 흡수됐고 작년 초부터는 생산 라인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화이트 모터 컴패니
지금은 사라진 메이커지만 한때 화이트 모터의 트럭은 미 대륙을 주름 잡았다. 1900년 설립된 화이트 모터는 자전거와 롤러스케이트 제조사로 출발했지만 1909년부터는 트럭으로 사업 영역을 펼쳤다. 화이트 모터는 1953년 오토카 컴패니까지 인수하면서 세를 불려 나갔지만 70년대 들어 급격하게 사세가 기울면서 파산하고 말았다. 그리고 1981년에는 볼보 AB에게 인수당하면서 회사 이름은 사라졌다. 이 광고는 화이트 모터가 한창 잘 나갈 때의 모습으로 각기 기능이 다른 3가지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