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C 6연패를 비롯하여 수많은 랠리에서 화려한 전적을 쌓은 란치아의 역사에서 델타 S4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란치아는 87년부터 91년까지 랠리를 주름잡은 델타 인데그릴레를 앞세워 수많은 우승을 차지하여 WRC에서 가장 성공적인 메이커로 꼽힌다. 

델타 S4는 란치아의 하이테크가 모두 집약된 모델로서 드라마틱한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 85년 기존의 델타 시리즈에 4WD시스템을 장착한 델타 S4 가 등장했다. 매우 가벼운 튜불라 스페이스 프레임 위에 엔진을 미드십에 배치하고 그릅 B에서 아우디 카트로 스포츠와 푸조 205T16과 경쟁을 벌였다. 

S4가 등장하기 전 란치아는 325마력을 내는 미드십 엔진의 란치아‘037’이 440마력의 푸조와 500마력의 아우디 랠리 머신과 경쟁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이 보다 강력한 성능의 델타 S4를 개발했다. 79년에 선보인 쥬지아로 디자인의 델타를 베이스로 한 S4의 스타일링은 델타의 뒷부분을 잘라낸 듯한 바디에다가 새롭게 시도한 엔진 과급 장치, 비스커스 커플링과 LSD가 포함된 4WD시스템으로 무장했다. 

란치아의 4WD 시스템은 4기통 터보차저와 스퍼차저에서 나오는 강력한 토크를 앞뒤 바퀴에 최적으로 분배하도록 설계하여 한계 상황에서의 코너링 파워가 대폭 향상됐다. S4의 랠리 카는 480마력에 토크는 50.0kg・m를 발휘하여 0→100km.h를 3초 이하에 도달하는 막강한 성능을 자랑했다. 

그룹 B는 인증용으로 200대를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란치아는 우선 도로용 S4를 생산판매 했다. WRC의 데뷔전에서 S4는 드라이버와 메뉴팩처러스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며 압도적인 성능을 과시했다. 그 후 더욱 머신을 개량해 출전한 86년의 코르시카 랠리에서 사고를 일으켜 드라이버인 헨리 토이보넨과 네비게이터인 세르지오 크레스토가 사망하고 S4는 전파됐다. 이 사고로 FIA는 그룹 B 랠리를 폐지하였고,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란치아 델타 S4는 한번도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하고 사라져간 비운의 랠리 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