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광고에 제품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른바 이미지 광고이다. 때로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게 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하고 여운이 오래가기 때문이다. 자동차에도 이런 성격의 광고가 많다. 자동차가 없는 자동차 광고를 즐겨보자.

과거의 자동차 광고에는 줄기차게 자동차만 출연했다. 차를 팔아야 하는 자동차 회사의 광고니 자동차가 나오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광고도 발전하기 시작해 자동차가 없는 광고도 늘어나고 있다. 사실 자동차 없는 광고가 나온 것은 오래돼지 않았다. 80년대만 해도 이런 성격의 광고는 드물었다.

요즘에는 소위 이미지 광고가 많아졌다. 기업이나 제품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다.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와 함께 우회적으로 회사의 이미지나 기술,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때로는 자동차 없는 자동차 광고가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눈에 쏙 들어오는 메시지가 없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해하면 여운은 더 오래 간다. 바로 자동차 회사가 노리는 점이다.

아우디는 콰트토를 위한 이미지 광고가 대단히 많다. 아우디의 가장 큰 아이덴티티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의 이미지 광고가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 콰트로 광고의 핵심은 구동력 배분. 특히 4개 타이어에 엔진의 출력을 골고루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광고를 보면 4개의 손이 각기 다른 물체를 잡고 있다. 4개의 손은 자동차의 네 바퀴를 뜻한다. 치약, 개구리, 아이스크림, 공구는 잡는 힘이 모두 다르다. 네 바퀴에 전달하는 힘과 접지력을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기술력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땅바닥에 떨어진 바나나 껍질은 콰트로라면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하고 재미있지만 이해하기 쉬운 광고이다.

호주 ANCAP 주인공은 다름 아닌 더미이다. 알다시피 모든 자동차들은 개발 단계 또는 출시 이후에 충돌 테스트를 거친다. 충돌 테스트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더미이다. 더미는 사람 대신 다치고 부서진다. 자신을 희생해 자동차의 안전성 향상에 기여한다.

하지만 더미도 안전도가 낮은 차는 무서운가 보다. 연구원들이 안전도가 낮은 차에 태우려고 하니 기둥을 붙잡고 반항한다. 급기야는 방 한구석에 숨기까지 한다. 호주 ANCAP는 별 4개 이하의 자동차는 조심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사실 요즘 별 4개를 받는 자동차는 드물다. 그만큼 요즘 신차들의 안전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뜻도 된다.

BMW X5의 광고를 보자. 구형 X5(4.8is)의 출시를 앞두고 BMW가 내놓은 광고다. X5 대신 마구간에는 말들만 가득하다. 이 말들은 바로 마력을 상징한다. X5의 높은 출력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운전자가 오른발에 힘만 준다면 이 말들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기세다. 그러고 보면 빛이 들어오는 창문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바로 BMW의 상징과도 같은 키드니 그릴이다. 즉 엔진이 있는 보닛 안에 이렇게 많은 말들이 있는 것이다. 멋지게 달리는 자동차 보다 더욱 확실한 이미지가 전해진다.

던롭 타이어의 광고이다. 3장의 사진에는 길게 타들어간 담배와 대시보드 위에 놓여진 커피 잔, 그리고 대시보드 위에 세워진 카드가 있다. 모두 아슬아슬한 장면들이다. 던롭은 3장의 사진을 통해 자사 타이어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탁월한 승차감과 충격 흡수 능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경들이 전진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흔히 보는 방패가 아니라 자동차 문이다. 저 문은 포드 트랜시트 커넥트의 문이다. 그만큼 튼튼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돌이나 화염병은 몰라도 설마 총알까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

사람이 장난감처럼 작은 주유기를 들고 있는 이 광고는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를 위한 것이다. 작은 주유기는 시빅 하이브리드가 기름을 적게 먹는다는 의미이다.

천정에는 자동차 키가 매달려 있다. 이 키를 꺼내기 위해서는 실내 암벽 등반을 해야 가능하다. 짚을 선택하는 오너의 성향을 보여주는 광고이다. 어디든 갈 수 있는 마음가짐의 오너라면 짚을 소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짚의 탁월한 오프로드 능력을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깊은 숲 속에서 한 떼의 새들이 날아가고 있다. 뭔가에 놀랐던 게 아닐까. 깊은 오지에 랜드로버가 들어온 것이다. 어지간한 오프로더들도 들어오기 힘든 곳에 랜드로버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광고이다. 랜드로버는 럭셔리 SUV의 대표 브랜드로 그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은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다.

벤츠의 브레이크 어시스트 플러스라는 광고이다. 3장의 사진에는 아이를 태우고 길을 건너는 주부와 고양이, 공을 주우러 가는 어린이를 앞에 두고 넘어지는 숫자들이 묘사돼 있다. 이 숫자는 차의 속도를 의미한다. 전방에 있는 물체를 앞에 두고 차례대로 속도가 줄어드는 의미이다.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운전자 대신 전방의 상황을 감시해 스스로 제동을 거는 기술이다.

한 장의 험준한 산 그림에는 어떠한 설명도 없다. ‘Die G-Klasse'라는 문구만 있을 뿐이다. 바로 벤츠 G-바겐의 탁월한 오프로드 능력을 상징한다. 자세히 보면 양쪽에 A-B라는 알파벳이 있고 이 험준한 길을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벤츠의 정통 오프로더 G-바겐은 최고 수준의 오프로드 주파성으로 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다.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들이 간격을 좁히며 붙어 있다. 이 콘들은 자동차의 슬라럼 테스트에 필요한 것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붙여 놔서는 RC 카도 지나가기 힘들듯 하다. 이 사진은 미니 아르헨티나의 광고로 탁월한 미니의 핸들링을 내세우고 있다. 카트와도 같다는 미니의 핸들링은 이렇게 좁은 틈새의 콘 사이도 지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푸조 덴마크 법인의 광고이다. 차고와 지하주차장에는 자동차 대신 커다란 곰과 하마가 누워 있다. 지친 표정의 곰과 하마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자동차가 곰과 하마처럼 지쳤을 때 서비스센터를 찾으라는 메시지이다. 그만큼 자사의 서비스가 좋다는 의미?

고층빌딩 사이에서 킹콩이 한 발로 서서 아파하고 있다. 시내를 마음껏 활보하는 킹콩이 이렇게 아파하는 이유는 바로 폭스바겐 폴로를 밟았기 때문이다. 대단히 ‘오버’스러운 광고지만 튼튼한 폴로를 잘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