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drive
안녕하세요.
눈팅만 주로 하던 유령회원입니다.
어떻게 보면 개인 블로그에나 올려야 하는 다소 긴 글인데요.
제가 블로그도 안 하고 기타 SNS도 안 하고 보배, 뽐뿌 차포럼 등 악성댓글이 난무하는 곳에 올리기는 싫고 해서
이 곳 테드에 올립니다.
회원분들 전부 차에 관심이 많으시기 때문에 차 관련 얘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워낙 차종이 많아서 세세한 디테일은 없고 그냥 각 차에 대한 느낌 정도입니다.
전 해외 거주도 했던 관계로 제가 보유 했던 차종들은 다소 특이할 수도 있습니다.
1. 미쓰비시 랜서 1.3 오토 96년식
ㅇ 국산 엑센트 기본형과 비슷한 느낌의 저가 소형차입니다.
고속도로에서 엑셀 비벼도 140키로를 넘기 힘들었고 제로백은 대략 16초 오바 였습니다.
일제 중 가장 평가가 떨어지는 미쓰비시지만 별 문제 없이 엔진오일만 갈고 타고 다녔습니다.
2. VW 골프 3세대 수동 1.6 94년식
ㅇ 랜서의 답답함이 싫어서 수동차를 업어 왔으나, 완전 무옵션에 별 차이도 안 나는 동력 성능에 실망해서
금방 처분한 차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전 차주가 순정 인젝터를 캬부레터로 교체해서 더 문제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날에는 쵸크를 댕겨서 rpm을 강제로 올려서 탔죠.
3. BMW 535i (E34) 수동 92년식
ㅇ 제 아이디가 e34535i가 된 계기가 된 녀석입니다. 당시에도 수동 5 시리즈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20세기 TOP 엔진 중 하나로 선정 되기도 한 M30 SOHC 엔진이 210마력을 냈으며, 제로백은 지금
기준으로도 준수한 7초 중반대였습니다. (현역인 제네시스DH 330이 8초 중반대이니까요)
처음 가져와서 아우토반을 200 키로 넘는 속도로 항속하며 완전 행복했었죠.
특히 절도 있는 변속감과 가속 시 엔진 소리가 마치 프로펠러 회전소리 같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당시 학생이었던 제에게는 과분한 차였습니다. 결국 제 형편에는 유지가 불가능하여 1년도 안되서
떠나보내게 됩니다. 그 당시 이미 10년 된 차였으니 정비비가 정말 헬이더군요.
특히 동 모델의 고질병이었던 과열 문제로 길바닥에 퍼진 적도 많았습니다.
4. 현대 싼타페 오토 2002년식
ㅇ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1세대 싼타페입니다. 제 첫 경유차이기도 했고.
갤로퍼, 무쏘 등 90년대 디젤차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고 가속도 빠르진 않지만 부드러웠으나,
그 느낌은 2년도 못 가고 3년차부터는 겔겔겔겔 + 진동 덜덜덜 이었습니다.
5. 기아 프라이드 디젤 오토 2006년식
ㅇ 승용 디젤이 처음으로 인기를 끌었던 시기의 선두주자였습니다. 가벼운 차체에 넘치는 토크.
그래서 운전자가 느끼기에는 가볍게 잘 나갔으나, 실제 제로백 측정하면 막 11초 넘기는...
이때부터 튜닝에 눈을 떠서(지금도 못 고치고 있는 불치병입니다) 맵핑이다 터빈업이다 하면서
별 짓을 다 했습니다. 다 쓸데 없는 짓이죠... 1.5 4단 자동기어 디젤차에 ... 이제 와서 돌아보니
6. 현대 NF 쏘나타 2.4 오토 2005년식
ㅇ 당시 구입했던 모델이 유럽형이어서 옵션은 완전 깡통이었습니다. 직물 시트에 수동식 좌석 조절에.
국내에서는 F24S라고 해서 옵션이 빵빵하게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주 무난하고 심심했던 중형 세단이죠.. 넉넉한 공간.. 적당한 파워(그래도 제로백 10초 넘습니다).
7. VW 골프 GTI 4세대 수동 2003년식
ㅇ 4세대 골프의 끝물 모델이었습니다. 210마력 3도어 북미 버전이었고, 전 차주가 이미 튜닝을 해놔서
빅 터빈에 200마력대 후반 + 일체형 서스 등등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고출력 수동차를 타니 미소가 절로 나더군요. 유럽 여기 저기 많이도 돌아다녔습니다.
국도에서 추월할 때 80km/h에서 순식간에 140km/h로 치고 나가는 맛이 쏠쏠했습니다.
8. 아우디 A4 2.0T 콰트로 S-Tronic 2011년식
ㅇ 계속 중고만 타다가 처음으로 신차로 구매했습니다. 사자마자 APR 스테이지 2까지 올려서 탔으며,
제로백은 5초 후반대를 마크합니다. 당시 국내 판매되던 A4는 8단 자동이었는데 이 차는 유럽형이라서
7단 더블클러치입니다. 수동과 자동의 장점을 결합한 더블 클러치의 매력을 느끼게 됬습니다.
이 차는 국내에 이삿짐으로 갖고 왔는데, 대리를 부르면 직물 시트에 수동 좌석 조절에 버튼 시동도 아닌것에
기사들이 깜짝 놀랍니다. ㅎㅎ
9. 기아 모하비 3.0 2012년식
ㅇ 최근까지 타던 모하비입니다. 가족용으로 구매했으나, 가족에게 사랑 받지 못했던 비운의 차입니다.
일단 승차감이 정말 답 안 나옵니다. 서스펜션도 바꿔보고 프레임 사이에 고무도 끼워보고 별 짓 다 했으나,
별 소용 없더군요. 갈수록 외면 받다가 와이프가 스포티지를 구매하면서 완전 버림 받았습니다.
나름 매력은 있습니다. 디젤치고 조용하고 힘은 정말 장사고, 공간은 프레임 바디의 특성 때문에
손해 보긴 하지만 그래도 넓습니다. 연비는 9km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시내/고속도로 합계 평균)
차가 높으니 운전 할때 시야는 정말 시원합니다.
10. 미니 쿠퍼S 컨버터블 수동 2006년식
ㅇ 완전히 fun car 개념, 장난감 개념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날씨 좋은날 오픈하고 달리니 나름 신세계입니다.
게다가 원래 운전하기 재미 있는 쿠퍼에 수동이라 더더욱 재미 있습니다.
단점은 원래 시끄러운 슈퍼챠저 엔진 + 방음 제로의 환상 콤비라서 그려려니 해야 하고 장거리 타면
좀 많이 힘듭니다. 장거리용 차도 아니지요 사실. 제로백은 약 7초 중반이고 차가 작아서 빠릿빠릿합니다.
11. 제네시스 쿠페 2.0 터보 수동 2013년식
ㅇ 흔히 얘기하는 신쿱입니다. 맵핑만 하면 휠 출력 300마력 뽑아주니 가성비에서는 정말 갑입니다.
제로백도 5초 후반 나오고요. 국산차라서 정비 부담도 적고 가족용 차는 따로 있어서 출퇴근길 재미 있게
다니기 좋습니다. 일부러 막히는 시간을 피해서 다닐 정도로... 상사가 보기엔 저 인간이 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나 하겠죠.. ㅎㅎ
자동차라는게 정말 돈 모으는데 도움 안되는 취미입니다.
등산, 낚시, 자전거, 사진 등등 다른 취미도 돈은 들지만 자동차 정도는 아니니까요..
그저 이동수단으로서 쏘나타 2.0 같은 차나 싼타페 2.0 사서 10년 타는게 답인걸 알면서도
자꾸 어둠의 길로 빠지게 됩니다. 현재로서는 불치병인듯 합니다.
차 좋아하시는 회원분들은 공감이 되실 겁니다. 공교롭게 제 주변에 차에 관심 있는 사람
(친구건, 친척이건, 회사 동료조차)이 단 한명도 없어서 차 얘기 좀 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ㅋ
재미나게 출퇴근용으로 쓰다 주변사람들한테 난폭운전으로 주의받아 지금은 출퇴근버스타고있습니다
이기회에 차를 바꾸까생각중인데 미니랑 비교해서 신쿱 어떤가요?
수동 컨버 후륜이 제 목표라..
S2000이나 젠쿱 , 86을 생각중입니다 ^^
반갑습니다. 1세대 수동 오너분들은 정말 흔하지 않죠.
미니와 비교하면 신쿱은 클래스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3.8의 경우.
신쿱 2.0 맵핑의 경우 3.8 순정과 드래그는 약 차 0.5 대 차이로 지거나 비슷합니다. 평균적으로요.
저 같은 경우 출력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지 젠쿱을 더 자주 타고 있습니다. 4 대 1 정도 비율 되겠습니다.
젠쿱이 독일제 AMG,RS,M에 비하면 장난감이지만,, 그래도 호쾌한 맛이 있다면 미니는 아기자기 합니다.
S2000은 매물 구하시기도 힘드실테고 관리도 만만치 않겠지만 좋은 매물만 구하신다면 진짜 좋죠.
86은 시승차를 타봤는데, 서킷이나 와인딩용으로는 추천! 그러나 저에겐 아무래도 출력이 부족했습니다.
미니보다도 안 나갑니다..
다른건 몰라도...
자장구도 빠지기 시작하니 자동차 취미생활만큼이나 많이 들어가더군요.(젊었을때보다 여유가 생겨서 더 그런지도..)
첨엔 하드테일 하나 트레일 하나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마실용과 훈련용 및 대회용으로 나뉘더니..
프레임의 소재에 따라 알루미늄, 크로몰리, 티타늄, 카본, 엑소그리드.. 등등 종류별루다가...훔,
지금은 방과 베란다에 놓기도 부족해 사무실에 두대, 자주 다시는 샵에 한대 나누어서 보관중이라는....ㅠㅠ
직접 만지게 되다보니 자장구 전용공구까정... (전용공구들은 또 왤케 비싼지...ㅜㅜ)
결국, 오타쿠들은 취미생활의 종류가 문제가 아니더라... 는 얘기!! 잉?
좌우지간..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저랑 아주 흡사하십니다. 저도 88년 포니2로 시작 지금은 잠시 일주일째 뚜벅이지만 평균 보유기간 1년반, 대강
20대는 바꿨을듯...ㅠㅠ
이젠 도로위의 양이 되려구 suv 보고 있습니다. ^^
현재도 보유 중입니다만, 정말 엔진 질감이 너무나 좋습니다^^
e34 535i sohc 엔진은 저도 경험해보고 싶네요.
저는 90년대 스타일의 털털거리는 엔진에 나름 익숙한 편인데도, 전에 한번 방치된 듯한 535i 차량을 시승해보았는데,
냉간시동시나 저 rpm 시에 동네트럭보다 못한 반응성에 나름 실망을 했었습니다.
잘 관리된 3.5shoc 엔진 타보고 싶군요.
글 올리시자마자 읽고 지금 다시 한번 정독했는데 이번엔 사진까지 곁들여져 있네요.
사진이 있으니 좀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34의 자태가 너무 이뻐서 천천히 감상했습니다. 사진이 더 보고 싶네요. :)
제 기준에 엄청난 카라이프를 즐기시는 듯 합니다.
정말 부럽습니다만, 엄두는 안 나네요^^
마지막 글귀가 정말 와 닿습니다. 저도 현실의 벽(경제적,시간적,정신적)에 부딫혀서...
그저 세단을 타야지~ 하고 있네요.
작은 차에 이것저것 튜닝도 해보고 싶으나,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튜닝의 끝은 순정이야'라는 말에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ㅋ
여러 추억들이 얽힌 카라이프 감상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타셨던 차의 사진도 볼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