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20년 동안 한결같이 미국차만을 사모하며 젊은 시절을 보낸 남자가 있다.
중학교 시절 동부이촌동에서 통학을 하던
어느날 부족한 영어실력에 용기를 내어 그 콜벳의 주인인 미군장교에게 말을 걸고, 인사를 하는 낙으로 등교를 하던중, 하루는 그 미국장교가 콜벳에 태워주었다고 한다.
그때의 기억에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88년 대만으로 유학을 간 후 콜벳을 애마로 만들겠다는 그의 숙원사업은 결국은 구형 C3 콜벳을 입양함으로서 해결이 된 듯 싶었다.
하지만 그가 구입한 콜벳은 조직폭력배의 두목이 카지노에서 돈을 빌리고 차압 당했던 매물이었는데, 3개월쯤 지나 차를 잃은 조폭 두목이 집으로 찾아와
꿈에 그리던 상태 좋은 콜벳을 좋은 가격에 샀다고 기뻐하던 것도 잠시 괜히 차를 계속 소유하겠다고 버티다가는 칼에 맞아 변사체로 발견될 것 같은 위협에 찍소리 못하고 차를 건넸다고 한다.
결국 이런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에게는 머슬카 그것도 콜벳에 대한 동경은 식지 않았고, 2000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하기까지 콜벳, 캐딜락 엘도라도등 미국차만 여러대를 경험하게 되었다.
2000년 한국에 오자마자 중고로 C4 콜벳을 구입하고 몇 년이 지나 귀가중 큰 사고를 겪게 되었는데, 도로를 벗어나 은행나무 6그루를 부러뜨리고 콜벳은 대파가 되는 엄청난 사고였다.
당시 너무나 큰 사고의 충격으로 중환자실에서 한달반을 의식이 없이 누워있을 땐 모두들 그의 인생은 이렇게 끝이 나는 줄만 알았다고 한다.
콜벳이 대파되었을 당시의 사진을 보면 도저히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었을뿐더러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 전무했을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다.
기적적으로 회복에 성공한 유재룡씨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 이제 스포츠카와는 영원히 안녕이라는 의미에서 스타 크래프트 밴을 구입해서 타고 다녔는데, 사고에 대한 휴유증으로 운전 및 속도에 대한 공포감으로 다시는 스포츠카와 인연을 맺지 않겠다 다짐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소위 금욕생활을 하던차에 우연히 후배가 방치시켜놓은 카마로 Z28을 보게되었는데, 이때 또다시 참지 못할 충동을 느끼고 이차를 살려서 타보겠다는 일념으로 2006년에 Z28을 입양하기에 이르렀다.
사용하지 않고 오랜시간 지하주차장에 방치되어 있던 카마로는 하체 부품 상당수가 부식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카마로를 인수할 즈음 폐차로 인수했던 2대의 카마로의 부품중 상태가 좋은 것들로 모조리 복원을 했는데,
그동안 많은 카매니어의 집을 방문했었지만 바디패널 특히 휀더, 도어, 센터콘솔등 상당한 부피를 차지하는 부품들을 실내에 보관하는 경우는 난생 처음보았다.
이렇게 완벽하게 복원된 카마로의 다음 목표는 5.7리터 엔진을 들어내고 6.2리터 Lingenfelter LT4 383 Stroker사양으로 교체하는 것이었다.
빅블럭 엔진의 거친 사운드와 토크를 있는 힘껏 느껴보고 싶은 충동은 특히 머슬카 매니어들에게는 뿌리치기 힘든 충동일 것이다.
450마력에 엄청난 저속토크로 정말 발끝에 힘만 살짝줘도 285mm의 후륜타이어가 힘없이 미끄러져 버리며, 조심하지 않으면 그자리에서 팽글 돌기 쉽상이다.
시보레의 V8엔진은 크게 LT계열과 LS계열로 나뉜다.
LS계열 엔진은 콜벳의 5세대인 C5에서부터 적용되었는데, 기존 로터리 방식의 배전기가 직접점화 방식으로 개선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고 예나지금이나 OHV(Overhead Valve)방식을 가지고 있다.
LT계열의 엔진중에서도 95년도 이전 모델들은 OBD1이 적용되어 있어 배기가스 모니터링이 훨씬 복잡한 OBD2와 비교해 엔진튜닝과 ECU매핑이 훨씬 수월하다.
LT계열엔진과 비교하면 LS계열의 엔진은 훨씬 부드러운 특성으로 예전 야생마 같은 거칠고 조금은 둔탁한 느낌은 LT엔진에서만 연출이 가능하다.
차의 전체적인 만듬새와 품질은 조악하지만 엔진에서 뿜어나오는 포스와 강렬한 인상은 그 존재감을 상당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현재 램에어차징을 위한 FRP후드로 교환한 상태에 바디전체에 블랙 무광필름을 붙여놓은 상태로 야수와 같은 터프한 외모에 어린 여자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릴 정도로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어릴 때 콜벳의 멋진 바디라인에 매려되었고, 차를 소유하는 동안에는 남성미가 철철 넘치는 배기음에 매료되었다는 그에게 미국의 머슬카를 기계적으로 더 완성도가 높을 수 있는 독일차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이렇다.
“독일차가 좋은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최신 독일차를 타보면 컴퓨터에 의해 지배당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미제 머슬카는 컴퓨터가 없는 느낌 즉 차와 운전자 사이에 아무런 매개체도 없는 그런 Direct한 느낌이 좋아요. 어떻게보면 컴퓨터의 논리적인 계산 보단 운전자의 때론 거칠고 성급함에 좀 더 정직하게 반응해줄 줄 아는 그런 순수함에 끌리다보니 평생 미국차만을 보면서 살게되는 것 같아요.”
유재룡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미국차에 대한 애정과 지식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미국의 머슬카에 대해 한우물만 판 그의 열정과 경험을 통한 지식은 짧은 시간 인터뷰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그의 카마로를 운전하면서 LT와 LS계열의 엔진의 차이점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라서 그런지 함께 동행했던 C5콜벳과 번갈아타보면서 확실히 LT계열의 엔진들이 거칠고 좀 더 야생마 같은 사운드를 선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딸도 머슬카에 대해서라면 일가견이 있다며 벤츠 SL63 AMG를 타보더니 미제 머슬과 같은 우왁스런 토크가 안나온다며 실망했다는 일화도 들려주었다.
어릴때부터 머슬카만을 경험해본 그녀에게 머슬카는 모든차를 평가하는 기준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차를 소유해도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면 행복한 카라이프라고 할 수 없다.
유재룡씨의 자기만족의 최정상에는 항상 머슬카가 자리하고 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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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바이퍼를 시승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엉덩이부터 허리까리 움찔하게 만드는 토크빨은 무시무시하더군요.
아마도 SL63이라 우왁스런 토크가 안나왔을거란 생각을 해보네요.
SL63은 못타봤지만 CLS63을 시승했을때 엑셀밟고 10초만에 실망했었습니다.
차라리 55였더라면 좀 덜 실망하셨을듯..
여담입니다만 차주님께서 제 선배님이나 후배님, 혹은 동창일 가능성이 높군요.
20년전 동부이촌동 얘기가 나와 괜히 반가와 한마디 써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국 차량을 항상..맘속에 품어두고 있습니다....
조만간... 머슬카 삘~~이 나는 넘으로 입양계획을 세웠습니다.. ^^
머슬카는 직접 접하지 못해 느낌을 마스터님 글만으로 대리만족할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가장 크게 해주는 차량이네요~링겐펠터 차량이 국내에 있는지 몰랐습니다...모터트랜드 잡지서만 감상했었는데 말이죠~출력, 토크감, 성능을 떠나 머슬카만의 하드한 특성내에서 후륜의 Direct한 반응이 참 궁금하네요~ㅎㅎ
테드에서 형님차를 보게되니 매우 기쁜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e39 m5 카본블랙 오너입니다.. 기억 하실런지요..^^
용산에 모샵에서 형님의 차와 관리하시는 말씀을 듣고 열정을 느낄수 있었는데..
당시 박력있는 배기음에 매료되어 저도 고배기량 V8기통 차량으로 넘어 오게 되었네요.^^
오너에 열정이 베여있는 카마로 너무 멋져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떤 특징 1~2가지에 꽂혀서 그것만 극단까지 밀어부치며 애정을 쏟는 분들은 참 멋진 분들인 것 같습니다.
로드 임프레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소개된 차량에 매료되는 경우보다 그 차량을 소유하신 분의 열정에 매료되는 경우가 더 짜릿한 것 경우 같습니다.
허허.. 동부이촌동의 아메리칸 머슬카 영향이 큰건가요? 저는 85년~86년에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에 살았는데, 저도 당시 동네에서 봤던 카마로 3세대의 (당시로서는)환상적인 자태를 매일 자세히 보는 재미로 살았었죠. 너무 멋져보여서 자동차 장난감도 3세대 카마로를 샀던 기억이네요~
우왁스러운 토크좀 경험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한번 타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