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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211은 개인적으로 벤츠중에서 가장 멋지고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왔다.

W210의 과감한 왕눈이 디자인이 W211에 와서 정돈되고 완성도에 품위를 살렸고, 적당히 부푼 휀더는 AMG모델들의 꽉들어찬 넓은 타이어로 매칭을 시키면 디자인이 두배는 멋져보이는 그런 바디를 가졌다.

 

2004년으로 기억되는데 55AMG를 타보고 뭐 이런 무식한 토크를 내는 세단이 다있었나 했었던 것 기억이 생생하다.

제아무리 M5가 빠르고 정교한 수퍼세단이라해도 AMG의 토크빨과 아스팔트를 태워버리는 듯한 강렬한 가속력과 비교하면 카리스마가 떨어진다.

 

5.5리터 수퍼차져 엔진은 초기형들에 냉각문제가 많았고, 리미트를 해제한 차들이 300km/h이상 쏘고나면 엔진이 한동안 멍해지는 현상을 비롯해 오래될수록 차져의 풀리나 벨트의 슬립등이 발생해 손이 좀 많이 가는 엔진이었다.

벤츠는 55AMG수준의 카리스마를 원했지만 과급대신 대배기량을 선택해 55AMG보다 한세대 높은 Emission standard를 만족시키면서 NA가 가진 최소한의 부품으로만 이루어진 대배기량의 내구성을 장기로 6.2리터로 확장된 V8엔진을 A, B클래스를 제외한 모든 모델에 적용시켰다.

 

이렇게 탄생한 63AMG는 55AMG매니어들에게는 여전히 강렬한 토크빨에서 밀린다는 이유로 많은 55AMG를 좀 더 선호하는 움직임을 자주 볼 수 있었다.

 

E55 AMG가 최대출력 476마력에 71.3kg최대토크를 가진 것에 반해 E63 AMG는 출력이 514마력으로 늘었지만 최대토크는 64.4kg으로 55AMG보다 못하다.

중요한 것은 55AMG가 최대토크가 2650rpm에서 뿜어나오는데 반해 63AMG는 5200rpm에서 분출되기 때문에 63AMG는 토크형 엔진에서 상당히 고회전 V8엔진의 특성으로 바뀌었다.

 

확실히 두대의 차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노면을 박차고 가속하는 느낌은 55AMG쪽이 강렬하고 대신 고회전에서 여유있게 7000rpm까지 올릴 수 있는 유연성에서는 63AMG가 앞섰다.

 

W211 E63 AMG는 고속화도로와 영암 F1서킷으로 가는 길 왕복 그리고 서킷에서 4세션을 타본 내용을 토대로 시승기를 정리했다.

속도제한기가 작동하는 계기판상 260km/h는 운전면허가 있는 모든 운전자가 도달할 수 있는 너무도 쉬운 속도이다.

고속으로 가도 긴장감이나 조정을 위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등의 박진감 대신 그냥 모든 것이 너무 쉽다.

고속코너에서는 일반 E클래스보다 좀 더 타이트한 스티어링 감각을 주면 어떨까하는 기대를 완전히 무시할 정도로 벤츠 특유의 느슨함은 AMG배지를 달아도 변치 않았다.

다만 나중에 다룰 신형 E212 E63 AMG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있었으니 나중에 소개할 시승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55AMG때의 5단 자동변속기 대신 여전히 게으른데다가 느려터진 변속기는 7속으로 바뀌었지만 운전의 재미가 늘어났다거나 좀 더 스포티한 변속이 가능해졌다거나 혹은 다운시프트때 회전수를 보상한다거하는 멋진 동작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그야말로 바보 멍충이 변속기가 따로없고, 변속기 체인지레버 옆에 있는 버튼으로 C,S,M의 M 매뉴얼 모드를 선택하면 레드존에 닿아도 자동으로 시프트업시키지 않는데, 중요한 것은 1단은 물론 2단에서 풀가속할 때 스티어링에 붙어있는 시프트업 패들을 레드존에 닿기 한참전에 당겨야 레드존에 부딪쳐 순간적으로 엔진이 바보가 되면서 차의 가속이 멈칫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스탠딩스타트로 초를 젠다가할 때는 그냥 S모드에 두고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는 것이 수동모드보다 빠른 것이 아무리 연습을 해도 1단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패들을 당기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런 엉망인 변속기의 로직은 서킷에서 매우 불편한 요소로 매단수마다 레드존에서 변속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매번 다른 회전수에서 시프트업 패들을 당겨야 한다.

 

예를들어 2단은 6500rpm에 바늘이 닿았을 때 패들을 당겨야 7100rpm에서 정확히 변속이 되고 3단은  6700rpm쯤에서 당겨야하는 등 매번 리미터에 부딪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신경써서 변속해야 한다.

W212에 MCT를 적용해 듀얼클러치 변속기 뺨치게 빠른 변속이 가능해진 점은 일어서서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적용이지만 그래도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져 직빨에서 죽어라 달리고 무식한 6피스톤 전륜, 4피스톤 후륜 캘리퍼가 이런 무지막지한 가속력과 무게를 어떠한 도로상황에서건 제어해주긴 하지만 F1서킷에서만큼은 신품 전륜패드는 총주행시간 2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모두 가루가되어 언제 제동이 안될지 모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브레이크성능은 대단히 좋지만 패달이 너무 깊숙이 들어가는 점은 구형 벤츠모델들에 비해 불만이다.

 

서킷에서는 그립주행보다 드리프트를 만들기 훨씬 쉽고 코너를 탈출할 때 엄청나게 강력한 토크를 다뤄야하기 때문에 ESP를 끈 상태에서는 후륜이 날라 풀카운터를 칠 준비를 반드시 해야 한다.

 

에어매틱은 Sport1과 2 두가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서킷에서 타기에는 여전히 너무나 부족한 댐퍼압으로 E63 AMG보다 출력이 훨씬 작은 스포츠카들과 상대도 되지 않는 코너링 한계속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좌에서 우로 꺽이는 연속코너에서는 무게중심 이동이 대단히 심하게 느껴졌다.

 

대신 코너링 중간에 가속패달의 힘을 풀어 전륜의 접지력을 높여야하는 상황에서 후륜이 밖으로 완전히 빠지지 않고 슬립앵글만 적당히 줄여주는 듯 미세한 오버스티어를 유지하면서 코너를 감아나갈 때는 W211도 뭔가 생각이 있는 서스펜션 세팅을 가졌구나하는 생각도 잠시 하게 된다.

 

이렇게 미세한 오버스티어로 유지될 때 매우 안정적인데다가 가속패달을 살며시 밟으면 후륜의 슬립이 차분하게 사라지면서 접지력이 견고해져 미세한 언더로 특성이 바뀌는데, 여기서 욕심을 내서 가속패달을 조금 더 밟으면 그때는 파워 오버스티어로 특성이 바뀐다.

2단은 정말 조심해야하고, 3단도 안심할 수 없는 영역으로 영암 기준으로 130km/h대에서도 3단에서 쉽게 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ESP를 켜둔 상태로 운전할 때 기대보다 매우 만족스런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드리프트와 같은 파워오버스티어는 분명 차단하지만 젠틀하게 몰면 코너를 탈출할 때 적당한 오버스티어를 유지하면서도 트랙션컨트롤로 김을 빼는 과도한 출력제어가 없어 상당히 스포티한 주행도 허락했다.

 

E63 AMG의 가장 큰 매력은 우아한 바디라인과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 박력있는 배기음 바로 미친 존재감 그 자체이다.

배기음으로만 보자면 팩토리 배기사양으로는 독일제 V8중에서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튜닝이 필요없는 사운드이다.

뒷좌석에 앉으면 좀 더 멋지고, 앞좌석에서도 정속할 때의 고요함도 가속패달을 조금만 지긋이 눌러주면 부밍없는 깨끗한 V8비트가 몸전체를 마사지해준다.

 

E63 AMG가 아무리 개떡같은 변속기와 머저리 같은 서킷 주행능력을 가지고 있다해도 이놈의 배기음 하나로 모든 것이 용서된다.

이 마약같은 배기음은 아우디도 BMW도 연출해본 적이 없는 수준 높은 배기음으로 E63 AMG를 타는 유일한 이유가 된다.

 

여유있는 토크와 엄청나게 큰 배기량은 서킷에서 풀페이스로 조져도 엔진오일 온도 115도 이상 상승하는 법이 거의 없었다.

직선을 제외하고는 풀액셀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많지 않기 때문에 F1서킷에서조차 브레이크는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해 엔진은 정작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는 와중에 브레이크가 사망하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브레이크, 타이어 모두 63엔진에게는 노예와 같은 존재다. 그저 엔진이 맘만 먹으면 둘다 순식간에 가루로 만들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은 엔진은 오일을 소모하지도 않았고, 엔진이 과열된다는 느낌도 전혀 받지 못했다.

 

벤츠는 기통당 800cc가까운 거대한 실린더에서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만들었길래 7000rpm을 넘게 사용하는 엔진을 만들 수 있었는지 상당히 불가사의하기도 하지만 W211 E63 AMG는 벤츠가 남들이 뭘하건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의 마지막 모델이  아닐까 생각된다.

 

E63 AMG의 배기음에 노예가 된 운전자들은 귀를 버려도 심하게 버린 것이니 약도 없고, 그냥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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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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