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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는 기아는 물론 한국차의 차만들기에 있어서 아주 의미있는 모델이다.

 

주행안정성의 완성과 차량의 주행본질에 대한 엄청난 향상을 그동안 한국차가 주력으로 만들어왔던 중소형 전륜구동형 샤시가 아닌 후륜구동 샤시에서 구현했다는 점은 전세계에서 놀랄만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3터보의 370마력을 후륜구동으로 소화해낸다는 점은 독일차들이 폭넓게 분포되어 있는 스포츠 세단 영역에서 실력으로 진검 승부를 하겠다는 도전의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출력이 높은 차량일수록 완성도가 받쳐주지 못할 경우 존재가치는 땅에 곤두박질칠 수 있고, 처음시도하는 도전자체가 브랜드 이미지에 큰 데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팅어는 공간보다는 무게중심과 밸런스에 초점을 둔 레이아웃과 동적인 밸런스에 제동밸런스와 스티어링의 조타와의 동역학적 상관관계를 정말 제대로 이해하고 만든 차이다.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타본 2.0터보 모델의 좋은 인상은 2.2디젤에서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현기차에서 사용하는 2.2리터 디젤엔진은 다양한 모델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고, 내구성이나 성능에서 이미 검증된 엔진이다.

 

이 엔진을 가장 찐하게 경험했던 것은 그랜져가 IG로 바뀌기 바로 직전에 나온 2016년식 HG그랜져 2.2디젤로 이 차를 타고 국내의 웬만한 고속도로를 미친듯이 엄청나게 달리면서 연비는 물론 성능면에서 상당히 만족했었다.

 

GPS속도 기준 235km/h를 달리는 수준으로 봤을 때 성능상으로 출력이 비슷한 독일제 디젤엔진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고속주행능력과 전부하 운전시 연비도 독일차와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현기차의 파워트레인의 객관적 성능과 완성도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임을 의미한다.

 

202마력 최대토크 45kgm의 성능은 평균적인 유러피언 디젤차들의 그것과 차이가 없다.

가솔린 2.0터보 모델보다 60kg정도 무거운 부분을 감안해도 엔진의 위치가 상당히 뒤쪽으로 와 있어서 그런지 밸런스에 크게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닌 듯 했다.

 

가속패달을 밟으면 이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진동의 유입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고, 회전한도 부근인 4000rpm으로 돌려도 소음의 증가가 일정하게 올라가는 등 4000만원대 국산차에 요구되는 소음진동 수준은 충분히 충족시킨다.

 

엔진 자체가 토크가 증폭될 때 부드러움 보다는 나름 과격하게 힘이 붙는 방식이기 때문에 8단 자동변속기의 잘게 쪼개진 기어비는 어쩌면 이런 터프한 엔진 특성을 조금은 부드럽게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고, 풀가속시에는 가속효율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속도가 붙을 때는 충분히 힘차다는 느낌이 들고 180km/h가 넘어가도 속도가 꾸준히 붙어, 일상적으로 고속도로에서 많이 사용하는 130~160km/h구간에서는 여유가 넘친다.

 

엔진과 변속기의 궁합은 충분히 좋지만 변속기는 아주 스포티한 세팅으로 되어 있다고 보기에는 다운시프트가 좀 느리고 디젤엔진의 회전한도가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지 수동으로 몰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는다.

 

하체의 밸런스는 일단 승차감을 먼저 자세히 살펴야하는 부분이다.

작은 충격과 큰 충격을 걸러내는 방식과 노면의 기복으로 차가 떴다가 착지하는 모습을 종합해보면 스팅어는 전체적으로 유럽운전자들이 좋아하는 기호를 따랐다. 때문에 좀 단단하고 딱딱하다는 첫인상을 가지지만 중요한 것은 큰 충격을 받아내는 유연성이다.

 

국내의 도로가 많이 좋아졌다해도 국도를 달리다보면 불규칙한 노면의 기복과 패인 곳이 많고 갑자기 나타나는 과속방지턱 등 변화무쌍하지만 스팅어는 이런 거친 노면에서 상당히 유연하고 쿵쾅대지 않는다.

 

이러한 유연성은 어떻게 보면 국내라는 홈그라운드에서 국산차들이 가지는 장점으로서 그만큼 국내 노면에 대한 분석과 적용이 남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독일차들이 한국도로에서는 어떤 임계점을 넘어가면 히스테리를 부리기도 하는 점과 비교하면 스팅어는 이쯤 이야…”하는 여유가 느껴진다.

 

스팅어의 제동력에서 제동이 강하고 잘 듣는다는 부분보다 더 좋았던 부분은 브레이크를 다룰 때 매우 미세한 조작을 아주 잘 받아낸다는 점이다. 특히 차를 세울 때 차가 정지하는 순간의 제동 필이 너무 좋았다.

 

제동은 일관성이 있어야 다루는 사람 입장에서 피곤하지 않고 예측이 가능하다. 140km/h로 도는 코너에서 순정 타이어의 그립을 탓하며 돌아나가는데 앞에 갑자기 나타난 신호등 전에 풀브레이킹에 가까운 제동을 때리고 노면이 우당탕하는 거친 노면조건에서도 스팅어는 흐트러지지 않고 그냥 코너의 선회각을 유지한체 감속이 가능했다.

 

하체의 세팅과 브레이킹 밸런스와 코너링 중 급제동에 따른 긴급상황시 차체의 거동 등이 모든 부분이 한방의 테스트에서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 수준 높은차의 높은 점수를 획득해버린 점은 어떻게 보면 다른 일반적인 테스트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릴 정도였다.

 

그만큼 스팅어는 여러 번 강조하지만 하체의 세팅과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차이다.

필요에 의해서 독일제 스포츠 세단을 타던 사람들에게 스팅어는 이보다 비싼 수입차의 존재가치를 상당 부분 희석시키는 킬러 역할을 할 수 있다.

 

가솔린과 잘 어울리는 컨셉을 가지긴 했지만 한번 주유로 장거리에서 800~1000km를 가볍게 마크할 수 있는 경제성과 차가 없는 고속도로에서 불안감없이 200km/h로 순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차의 가치는 그만큼 일반적인 운전보다는 조금 빠른 패턴으로 운전하길 즐기는 운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적당한 시트포지션과 허벅지와 엉덩이로 이어지는 부분이 단단하고, 허리나 어깨부분에도 뜨는 부분이 없어 뭔가 차와 일체감을 느끼게 해준다.

 

시트이외의 부분에 사용된 가죽들이 질감이나 촉감에서 고급성이 느껴지지 않고, 기온과 습도가 변할 때 도어안쪽 고무부분이 부비는 잡소리가 발생하는 점 등 몇가지 거슬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차를 타면 밟게 되고, 이 정도의 출력은 운전자가 안심하고 다쓰면서 달려도 불안하지 않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폭염의 날씨에 가장 좋았던 또 하나의 비밀병기는 바로 통풍시트였다. 켜나마나한 수입차의 통풍시트와 비교하면 엉덩이와 허리가 시릴 정도로 외부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데도 15분 정도 운전하고 나면 강도를 낮은 온도로 낮춰야할 정도였다.

 

그만큼 성격이 급하고 좋은 평가에 인색한 한국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호를 만족시켜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만든 결과물 중 하나일 것이다.

 

한국차가 한국에서 절대강자의 위치에 올라설만큼 객관적인 차의 완성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거기에 수입차를 경험해본 층들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AS가 귀찮고 감가상각이 큰 유러피언 세단들을 구지 계속 타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들도 분명 줄었다.

 

여기에 차를 통해 자신의 부와 사회적 위치를 어필하는 시대가 빠른 속도로 합리적 소비의 형태로 변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화이다.

 

현기차가 수입차와 저울질하는 고객들을 유혹하기 위해 틈새 모델들을 점점 더 많이 만들어내는 이유도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한눈 팔 여지를 주지 않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팅어는 타겟으로 하는 소비자들의 나이대나 차의 가격포지션을 생각했을 때 수입차와 비교하게되는 아주 핫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냥 가격대 만족도가 높은 차만 만들어서는 만인에게 존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없다. 다양한 항목에서 비교우위가 많고, 그 차를 살 이유가 타 차종을 사는 이유보다 많아야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가지고 싶은 브랜드, 가지고 싶은 차가 되는 것이다.

 

이런 원리도 자동차라는 특성으로 인해 결국은 차가 가진 본질적인 가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미 수입차를 경험한 세대가 급속도로 늘었다는 점도 잘 만든 한국차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숙성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차가 가진 이 절호의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스팅어의 국내뿐 아닌 해외에서의 눈분신 활약도 기대해본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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