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갱신 날짜가 도래한 걸 보니, 제네시스 쿠페를 입양한지 딱 일년이 되었나 봅니다.

 

주행거리는 일반 오너의 일년 평균정도 되는 2만 키로를 달렸고, 봄,여름,가을, 겨울을 함께 보내며 느껴온 종합적인 리뷰를 4계절 별로  정리해 봅니다.  동력및 써스펜션, 프레임 등 제반상태는 모두 순정이고.. 흡기만 AEM  CAI 시스템을 장착,  자동미션의 핸디캡을 보완하고자 미션오일쿨러를 장착했습니다.

 

제네시스 쿠페의 구매포인트는, 비슷한 동력성능의 외산차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부분적으로는 못마땅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 비례는 여느 스포츠모델 못지않게 스타일리쉬합니다.  운동성도 우수하고,  쾌적한 실내공간과 적절한 편의사항은 단지 스프린터로서 뿐 만 아니라,  데일리 카로서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제 출시 2년 반을 넘어가면서,  신차로서 시험무대에서의 비판과 분석은 어느정도 답안이 나와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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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전 오토냐 수동이냐의 문제에서 잠시 고민을 했었는데요..

제 경우는 둘 다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였고, 마침 적당한 가격에 오토모델이 매물로 나와있어 그걸 선택했습니다.  드리프팅과 서킷 주행에서 약간의 핸디캡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일상 스포츠드라이빙과 소프트코어한 서킷 주행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특히 일상에선 굉장히 편리한 점들이 부각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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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차량 평균 교체주기 일년을 넘지 않았었는데, 사업 정리 시기에 구입해 8년 간 검소한 시간을 함께 보내준 이엡S 와 바톤터치하게 된 젠쿱.   이엡 S 는 나름 경량밸런싱과 자연흡기 튠으로 업그레이드 됐지만,  자신보다 두배나 출력이 높은 아우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됩니다.  따라서 이엡S 는 자연스레 운전을 처음 시작한 아들에게로 관리권이 넘겨지고..

 

빌슈타인/테인 써스펜션과 전후보강킷으로 강성을 보완한 이엡S 이지만, 최신차종의 프레임 강성에는 못미치는 감성을 보여줍니다. 이엡S는 노면을 읽어주는 로드홀딩에서 좀 더 자상한 배려를 보여주는 반면, 안티롤 성향은 역시 젠쿱이 두어수 위입니다.  수평비교가 부자연스러운 두 차종이지만, 오너를 중심으로 평가해볼때의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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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하는 싸이드 캐릭터라인이 젠쿱의 디자인 포인트 입니다.

팔뚝의 갈라진 근육을 모티브로 한 티뷰론에서의 테마와도 연관성 있어 보이는데요..

전통 머슬 스포츠카 디자인과 비교해보면 다소 캡포워드(앞으로 캐빈이 치우친) 디자인이라 한량의 여유로운 멋은 부족하지만, 일반 승용차들 사이에서 달릴땐 역시.. 시선을 충분히 끌만한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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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마력대 스포티카들의 감성은..

평균 출력대 차들에 비해 스포티하고,  달리기 자신감을 충분히 주지만.. 화끈하게 밀어주는 느낌은 부족하다는 생각인데, 300 마력 젠쿱의 출력은 적당히 강하고, 액티브하고, 부담없는 선에서 다이나믹하고 매력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생각이였습니다.

 

젠쿱을 들이기 전부터,  '개인용 스포티카는 딱 300 마력 정도면 좋겠다.' 는 생각이였죠.

200 마력대는 좀 갈증이 있을 듯 하고, 400 마력대는 감당하기 부담스러울거라 여겨졌습니다.

수퍼카를 여러대 갖고있는 매니아 친구의 얘길 들어보면,  500~600 마력대 차들은 소화하기 불편하고.. 400 마력대가 딱 컨트롤하기 알맞다는 말을 하는데,  슬슬 300 마력대에 익숙해지니 저도 요즘은..' 아..400 마력 정도 되면 참 좋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400마력 또한 영암서킷에서 달려보면,  갈증이 나는 출력인 듯 싶습니다.

물론.. F1 랩타임을 알고나서 보니,  뭔 차도 별거 아니다..싶게 여겨지기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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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뭏든 네트 303 마력의 출력은, '무섭지 않을정도로 빨리 달리는 차' 의 아이덴티티에 충실한 느낌입니다.  젠쿱을 타게되면서 드라이빙 컨셉의 변화를 겪게됩니다.  평균 출력의 차를 탈때는 동력성능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와인딩 드라이브에 주로 포커싱하게 되는데,  밟을때 필요한 만큼 달려주는 차로 옮겨타면서, 순발력이나 고속코너의 묘미쪽으로 관심사가 옮겨 가게 됩니다.

 

예전엔 수퍼카 오너들이 인천공항로나 직진 도로에서 초고속 주행을 즐기는 면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별 관심거리가 아니였던 직진 고속주행에서의 등떠미는 가속감을 조금씩 즐기게 된것이죠.  젠쿱은 250 키로대까지 스트레스 없이 잘 올라가주는 반면, 프론트 강성이 2% 부족해 노면이 좋지않은 곳에서의 초고속 주행은 (독일제 차들에 비해) 조금 불안정한 반응을 보입니다.  스트럿바나 스테빌라이저바, 보강킷등으로 극복되었다는 얘길 접하게 되는걸 보면, 강성의 부족이 맞는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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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9일 인수하여, 봄 계절을 보내는 동안 차와 나를 맞춰가는 시간을 갖는 중.. 액셀링 시 리스폰스가 조금 느린부분의 핸디캡 극복을 위해, 흡기 인테이크를 장착하게 됩니다.  보통은 스포티한 배기음을 위해 배기라인을 튠하기도 하지만, 늘 배기가 되어있는 차만 타다 보니 정숙성을 고려해 이번에는 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였고,  순정 젠쿱의 배기 시스템 포텐셜이 꽤 높다는 소문도 들은터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액셀 리스폰스가 좋아졌고 고알피앰에서 다이나믹한 흡기음과 함께 폐활량이 늘어났다는 느낌이 듭니다.  300 마력대 출력에서 몇마력 더 늘고 줄고의 문제는 오히려 두번째 관심사인 듯 하고,  독특한 감성과 쾌적한 드라이빙에 촛점을 맞춰 소프트 튠을 했습니다.  하체도 순정상태가 적당한것 같아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로워링 시 일상 운전에서 불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오토의 특성.. 전에 탔던 서킷용 차들과는 달리, '일상 스포츠용' 이라는 컨셉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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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경.. 테드내 젠쿱오너들을 중심으로 드리프트 트레이닝 모임을 가졌을때 입니다.

19 년 전.. 스핀턴 트레이닝 할때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도하곤 했었는데,  이젠.. 얼굴이 좀 얇아졌는지 트레이닝할 장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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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가을 쯤 태백서킷 주행 후,  미션오일 쿨러를 장착했습니다.

오토의 특성 상, 서킷을 3~4 랩 정도 풀스로틀로 주행하니 변속시기가 자동으로 당겨지면서 고알피앰을 유지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가 되어있더군요.  일단은 오일온도 센서에 의한 작동으로 판단되어,  미션 오일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기존..라지에이터에 함께 장착되어 있던 순정 오일라인을 새 전용 오일쿨러로 연결했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을 나면서, 과냉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한적이 전혀 없었습니다만,  서킷에서의 테스트를 아직 하지 못해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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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과 초가을, 늦가을에 서너차례 서해안 도로 끝까지 고속주행을 해봤는데,  특히 젠쿱은 그랜투어러로서의 가치가 빛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고속도로처럼 잘 정돈된 도로에서의 고속 크루징에서는 안정감이 뛰어나고, 감가속성에 의한 다이나믹한 주행, 쾌적감에 있어 여느 스포츠모델들에 비해 쳐지지않는 감성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일상운전에서도 불편함이 없지만, 고속 중거리 투어 후에 녀석에게 더욱 만족하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연비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젠쿱은 어느정도 기름을 소비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빛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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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어울리는 스타일..

 

보통 저는 특정차량의 디자인을 평가할때.. 도심속에 묻혀 있을때 밀리는 차량 행렬속에서 존재감이 얼마나 드러나느냐에 관점을 둡니다. 특히, 아우디와 폴쉐를 좋은 디자인으로 보는 이유는..  막히는 길에서 먼~발치에서 봐도, 햇빛에 비치는 존재감이 뚜렷한 실루엣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한대만 놓고 봤을때는 평범해 보여도,  다른차와 함께 있을때 당당한 존재감이 빛나는 차의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으로 봅니다.  감히  '사람'과 비유하긴 무리가 있지만,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배우나 유명인을 잘..관찰해보면, 많은 사람들과 섞여있을때 그 존재감이 빛나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차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

 

젠쿱의 디자인은 물론 2% 부족하긴 하지만.. 멀리서 반사하는 햇빛의 굴절감 만으로도 스스로를 알리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그점도 녀석을 아끼게 되는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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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몇장의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AEM  인테이크 흡기 시스템의 장점이 요즘 날씨에 잘 살아나는 듯 싶습니다.

한겨울에는 워낙 공기가 차가워서 오픈흡기의 상승감이 별로 돋보이지 않는데,  날씨가 좀 풀리니 외려 잘나가는 느낌이 몸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다소 건조한 날씨에는 중고알피앰으로 넘가는 순간, 표호하는 흡기음이 짜릿한 전율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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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과 혹독하게 추운 첫겨울을 나면서,  후륜의 핸디캡을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 되었는데..  기대이상으로 무리없이 잘 견뎌 주었습니다.   지난 겨울은 혹독하게 추웠지만,  폭설이 내린적이 없어 후륜구동이여서 불편했던 적은 없습니다.  마른 날이 대부분이여서,  순정 브릿지스톤 RE050  타이어로도 충분히 지낼만 하더군요.  평소 고속으로 내 달리던 코너에서 약간의 자제만으로 무사히 미끄러운 노면들을 잘 버텨내 준것 같습니다.

 

오너 성격에 차가 맞춰지기도 하지만,  차의 성격에 오너가 따라가기도 하는 듯.. 녀석과 파트너가 되면서 하드코어한 서킷주행(레이스) 등에는 큰 관심이 가지않고,  고속 크루징을 즐기는 쪽으로 조금 릴렉스 해진 듯 합니다.  운전을 시작한지 26 년을 지내는 동안,  약 20 년 간은 꽤 치열하게.. 절대스피드를 추구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한발 뒤로 물러나 좀 더 포괄적으로 사물을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레이스도 결국.. 물리적 한계 안에서 아주 작은 개인의 편차로 이루어진다는걸 이해하고 부터는,  참여할 만한 이벤트의 가치를 차분히 따져보고.. 시기도 잘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이스를 보는 사회적 시각이 얼만큼의 가치부여를 해주느냐도 관건)

 

초기 레이서 시절에는.. ' 카레이서는 모두들 정당한 승부를 추구하는 쾌남들일거야.'  라는 막연한 로망이 있었는데,  많은 시간을 그 속에 있어보니,  굉장히 속이 좁은 사람들도 많구나..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외람된 얘기가 나왔네요. ㅎㅎ 아뭏든..차를 즐기는 방법은 수만가지 가치가 존재함으로,  조바심 내거나 누군가에게 무엇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것이 스스로에게 충실한 즐김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측면에서 즐기는게  옳다는 생각도 조심스레 들고요.

 

 

 

현존하는 국산 중,  첫번째로.. 어느정도  갖추어진 스포츠모델을 일년 간 타보면서, 카라이프에 대한 패러다임을 새로이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나름 소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렴풋 하게는  순수 가솔린 차량으로는 마지막이 되지않을까..라는 예측을 했었는데,  시간을 두고 녀석을 잘~ 숙성시켜.. 윌스미스의 영화에 나오는 머스탱 GT 처럼 오래도록 잘 간직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주중에는 연비좋은 하이브리드로 일상을 보내고,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기름을 잔뜩 채워 속도가 허락되는 도로나,  여러군데  서킷을 자유롭게 누비는 상상을 해보게 됩니다.

 

당분간은 녀석이 좋은 파트너가 되어줄 거 같습니다. ^^

 

 

 

 

 

깜장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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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장닮은 매체인 자동차를 통해,

사람과 자연, 이성과 감성, 문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