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계기

 

갑작스런 귀국과 함께 급하게 타고다닐 차가 필요했습니다.


잘 타고있던 박스터를 가지고 가면 더 없이 좋았겠지만..

가난한 사회 초년생 주제에 분에 맞지 않는 차를 '모시고' 사느니 매일매일 부담없이 탈 차가 낫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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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예산은 넉넉치 않았고, 아주 약간의 운전재미(?)에 부담없는 교통수단이 필요했었습니다.

 

어차피 운전을 잘 못해서 '빠른차'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던 중..

'어정쩡하게 소형차나 준중형차를 사서 만족 못하고 타느니 돈이라도 제대로 아껴보자' 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경차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모닝 vs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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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누구나 자연스레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모닝이냐 스파크냐..

수동미션을 선택할 수 없는 레이는 애초부터 후보에 오르지 않습니다.

 

제 경우엔 오래 고민하지 않고 스파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디자인이야 두 차종 다 마음에 썩 들지 않고, 동력 성능도 거기서 거기입니다.

 

편의장비의 모닝이냐.. 탄탄한 하체의 스파크냐..

 

깡통차를 선호하는 구식 인간인 제겐 그다지 고민거리가 될 수 없었습니다.

 

 

 

신차 vs 중고차

 

요즘 신차 가격이 높다고는 하지만, 깡통 경차의 경우는 박스터를 팔고나면 질러볼 만 한 금액이었습니다.

 

생애 첫 신차를 구입 할 설레임에 인터넷에서 견적도 내보고 하던 중..

제가 구매 희망 0순위로 점찍어둔 산토리니 블루 색상이 단종됐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중고차로 눈이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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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때문에 중고차를 산다는게 얼마나 말이 안되는 행동인지 잘 알고 있지만,

쏙 맘에 드는 차를 사는것도 아닌데 색상이라도 제 맘에 드는걸로 구입하고 싶은 마지막 욕심이었습니다.ㅎ

 

 


트림 고르기

 

제 경우엔 선호/비선호 옵션이 뚜렷해서 트림 고르기가 아주 쉬웠습니다.


선호옵션 - 수동변속기, ABS

비선호옵션 - 가죽시트, 오토에어컨, 루프랙


루프랙은 LS Star 등급부터 기본장착되니 제가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은 LS 등급뿐이었습니다.

물론 완전 깡통인 L 등급도 있긴 하지만, 사이드미러와 뒷창문이 수동인 '제대로' 깡통이어서 포기했습니다.

 

 

 

중고차 고르기


파란색 + 수동 + LS + ABS 의 조합으로 차를 찾으려고 하니, 매물을 고르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매일같이 엔카를 들락날락하던 어느 날...

운명처럼 제가 찾던 조합의 매물이 두 대 등장합니다.

 

한대는 가솔린, 한대는 LPG.

 

예전 LPG 차들에 대한 안좋은 경험들 때문에 LPG 를 구입하는건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마지막으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럴때는 길게 고민할것 없이 시승이 답이죠. 전화를 하고 당장 장한평으로 갔습니다.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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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보니 더욱 마음에 드는 산토리니 블루 색상입니다.

역시 작은차엔 흐리멍텅한 색상 보다는 선명한 색이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시승을 해보니 며칠전 시승했던 가솔린 수동보다 느리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습니다.


완전 순정에 1년, 15,000km 밖에 타지 않은 신차급 상태를 가지고 있어서 뭐 흠잡을데가 없습니다.

자세히 보니 조수석측 도어에 수없이 많은 미세한 문콕상처들이 보였지만,

중고차를 사면서 그런것까지 트집잡고 싶진 않았습니다.

 

 

 

연비, 그리고 연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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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가지고 오면서 충전소부터 들러봅니다.

연료게이지는 거의 바닥인 상태였지만, 가득 채우는데 3만3천원(!) 입니다.

가득채우니 500km나 갈 수 있다고 알려주는 트립컴퓨터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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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정도 운행 해보니 평균연비는 13km/l.

겨울철 인데다가 항시 가속페달을 바닥에 붙이고 다니기에 이정도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연비는 시내, 고속도로 할것 없이 비슷하게 나와줍니다.


오늘 현재 집 앞 충전소 LPG가 리터당 1073원.

단순 계산으로 만원에 120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제 경우엔 편도 15km거리로 출퇴근을 하는데, 가득 채우면 2주동안 출퇴근이 가능합니다.

광역버스를 타고 다니는것 보다 저렴한 출퇴근이 가능한 셈입니다.

 


쉐비케어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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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차가 어지간히도 안팔렸는지 나름 파격적인 조건에 차를 팔고 있었습니다.

저는 어차피 중고차로 구입한 것이라 5년 10만km의 보증기간은 해당사항이 없지만..

엔진오일 무상 교환만 해도 기분좋은 서비스 입니다.

 

어쨌든 출고 후 3년간은 돈 한푼 들어갈일 없다는 얘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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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맡겨두고 커피한잔 하며 제 차가 수리되는 모습을 내려다보는것은

직접 뜯고 만지는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더군요.ㅎ

워런티 있는 차 한번 타보는게 오랜 소원이었는데 소원성취 했습니다.

 

 

 

앞으로는..

 

일단 얼른 돈모아서 86 수동 한대 뽑는게 목표가 되었습니다.ㅎ

하지만 그 전에 다른 장난감차를 구입하게 될지도 모를일이지요.


이 차는 그냥 가스만 넣고 엔진오일만 제 때 갈면서 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거라는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고, 그냥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해야겠지요.

 

지금은 이미 사진상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져버렸습니다.

 

 

 

아무튼 스파크 LPGI 수동은

저렴한 출퇴근 수단을 찾으시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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