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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의 역사에서 세대별로 진화를 언급할 때 가장 크게 경계를 두는 지점은 993까지가 마지막 공냉식 엔진을 가졌다는데 가장 굵은 선을 긋는다.

하지만 세대별로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911은 공냉식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다양한 변경이 있었다.

964까지는 세미트레일링암 방식의 뒷서스펜션 구조와 배기가 한쪽으로 나와있어 좌우 뱅크의 배기 출구까지의 길이가 다른 것으로 인해 두둥두둥하는 약간의 엇박자 방식의 배기음을 냈었는데, 이 방식은 정말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993때부터 후륜 멀티링크와 좌우 대칭형 배기 시스템으로 배기음 자체가 부드러워졌지만 964와 같은 감성은 사라졌다는 것도 당시에는 불만인 사람들이 있었다.

996으로 오면서 공냉식은 사라지고 수냉식으로 바뀐 것은 911역사상 가장 큰 변화로 기록되어 있다.
게다가 아래급인 박스터와 같은 얼굴을 가졌다는 것도 비난을 많이 받았다.

997 MK1은 996과 휠베이스가 같고 폭이 약간 더 넓어졌는데, 어찌보면 하드웨어적인 변화보다는 디자인적인 변화 그리고 실내 디자인의 품질과 고급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의미를 가진다.

997 MK2에서 직분사 엔진으로 모두 교체되었고, 토크 컨버터 베이스의 5단자동변속기는 단종되고 7단 PDK로 변경되어 수동이 아닌 911에도 상당한 경쟁력과 성능적 우위가 부여되었다.

991은 디자인과 성능을 대표성으로 하는 상품성의 업그레이드가 정말 큰 폭으로 향상되었고, 기술적으로는 엔진의 위치가 리어 헤비에서 벗어나 최대한 뒤차축쪽으로 당겨와 핸들링 특성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바뀐 모델이기도 하다.

997 MK2와 991의 경계에 터보S 모델은 실질적으로 991에 그대로 계승되기도 한 직분사 터보 엔진에 PDK결합되어 있고, 530마력, 0->100km/h 3.1초를 자랑하는 초고성능 모델이다.

민트급 고성능 스포츠카를 탈 때의 흥분도는 이차가 얼마나 오래되었고, 얼마나 잘 관리되어 있느냐에 비례한다.
그만큼 세대가 지나 세월이 많이 흘러도 관리가 잘 된 차를 대할 때의 존중감, 흥분 정도는 이차가 영타이머를 거쳐 언젠가 올드타이머로 갈 것이고 당대에 최고의 타이틀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증폭된다.

997 MK1때까지 사용하던 메츠거 엔진을 버리고 직분사화되면서 원가절감이 많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매니어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당시의 상황과 포럼에서 오고가던 대화의 내용들을 종합하면 직분사화된 비 메츠거엔진은 튜닝으로 버틸 수 있는 출력의 한계가 낮아 650마력 이상의 튜닝이 어렵다는 중론이었다.

실제로 메츠거 엔진의 911터보로 900마력 이상의 튜닝이 제법 흔한 상황을 고려하면 신형 엔진의 강성에는 의문을 제기한 의심이 상당히 많았었다.

이런 실험적인 튜닝 잠재력의 의미는 일반인들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차의 가치를 판단하는데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어떤면에서는 911이 스포츠카 영역에서 하이퍼카의 영역에 포지션 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퍼카들과 붙을 수 있는 초고성능 영역에 갈 수 있다는 그 기술적 신뢰성은 매니어들의 입장에서 과소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동을 걸고 첨부터 Sport+를 둔 체 가속패달을 깊게 밟았다.
사운드는 MK1때보다 확실히 부드럽고 비트보다는 배기 유속을 느낄 수 있는 휘이이익 하는 음색이 전체적인 배기사운드를 지배한다.

가속은 가히 폭발적이고 응어리진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뿜어내는데, 급가속 때 앞머리의 가벼움이 상당히 많이 느껴진다. 조금 과장하면 저단 급가속 때는 앞바퀴가 들릴 것 같은 느낌이다.

재미있는 것은 480마력 MK1터보 수동을 몰 때도 이렇게 앞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터보S의 가속력의 차이가 그정도로 50마력을 훨씬 웃도는 차이를 가속할 때 느낄 수 있다.

MK2 터보때 500마력, 터보S가 530마력으로 30마력 차이이지만 실제로 타보면 엔진의 특성은 같은 뿌리를 가진 엔진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다르다.

6000rpm에서 500마력의 최대출력을 그리는 터보와 비교해 530마력의 터보S는 6250~6750rpm까지 유지되고 스포츠 드라이빙할 때의 차이점은 6000rpm부터 힘이 사라지는 터보와 비교해 터보S는 6000rpm고정한 체 속도 유지하다가 급가속해도 리미터 작동하는 7000rpm까지 정말 맹렬하고 폭력적으로 가속한다.

이 1000rpm의 유연성 차이는 실제로 운전할 때 결코 작지 않은 차이이며, 비단 출력의 차이만으로 한정짓기에는 터보S의 존재의미를 생각할 때 비중있게 다뤄져야할 내용이라고 본다.

991이 럭셔리한 크루징이 가능한 스포츠카로 진화했다면 997은 991의 안락성과 정숙성에는 한참 못미치는 스포츠카가 맞다.

그만큼 터보나 터보S가 GT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고속으로 달릴 때 엔진소음 이외의 소음으로도 충분히 시끄럽고 달릴 때 요란하다.

파워를 효율적으로 지면에 전달하여 차고 나가는 그 효율을 고려했을 때 911을 능가하는 차는 거의 없을 정도로 911은 어떤 모델이건 출력에 비해 상당히 빠른 주행능력을 가지고 있다.

터보의 성격을 세대별로 비교해보면 964때 가장 과격했고, 993때 트윈터보화되면서 좀 지나치게 부드러워졌는데 996때 꽝터보의 느낌을 되찾았다면 대신 고회전에서 길게 끌고가는 느낌이 조금 약했다. 이 느낌은 997 MK1터보때도 마찬가지다.

997 MK2때 직분사 터보화되면서 터보의 케릭터가 부드러워지는 쪽으로 다시 둔화되는 것을 포르쉐는 원치 않았던 듯 터보S에는 아나로그적인 감성을 정말 모든 노력을 다해 쏟아부었다는 느낌이 든다.

터보에 그냥 S레터 한개, 출력 30마력을 더한 가지치기 모델로서의 터보S는 완전히 잊어버려야 한다.
그만큼 터보S는 주행을 하는 내내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하는 마력이 있으며 터보와 정말 많이 다르다.

가속패달을 밟은 양과 제동의 양의 의미는 그만큼 하중이동에 따른 앞머리의 무게감이 급격히 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코너에서 가속패달을 놓을 때 머리가 안쪽으로 심하게 말려들어오기 때문에 991 운전하듯이 운전하면 심장이 급 쫄깃쫄깃해질 정도로 긴장감을 가지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운전해야 한다.

이러한 핸들링 특성은 997을 기준으로 완전히 사라졌으며, 991로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찌보면 공냉식인지 수냉식인지 이상의 의미일지도 모르는 큰 변화이자 전통의 911이 가진 리어엔진의 특성 대부분을 버렸거나 아니면 포르쉐의 주장대로 단점을 개선시켰다로 결론났다.

하지만 997까지의 이 큰 질량의 리어를 가진 스포츠카를 다룰 때 느낄 수 있는 그 까다로움은 단점으로 치부하기에 너무나 매력적이고 911을 몰면 그 어떤 스포츠카들과도 다른 그 차별성의 원천 소스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공냉식이 단종된지 20년이 넘었으니 다시한번 굵은 선을 긋는다면 997과 991 사이가 적당하다.
그래서 997은 다시 그 운전의 재미가 부각되고 있고, 996의 높은 주행완성도에도 다시한번 시선이 옮겨가는 효과까지 얻었다.

포르쉐도 독일차 브랜드중 하나이지만 911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SUV와 파나메라 그리고 박스터 등의 모델로 수익성을 극대화시킴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로서 포지셔닝에 흔들림이 없다.

911 운전경험은 어떤 세대를 타건 분명히 차별성이 강하고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911의 장점은 이처럼 높은 주행능력과 매순간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인데, 이러한 것이 연출되고 세대의 변화에 따라 고객들에게 확실하고 다양한 Benefit을 줌에도 불구하고 희석되지 않는 운전의 재미의 원천은 스포츠카에 대한 포르쉐의 높은 이해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스포츠카는 이래야한다는 그 이해와 구현능력, 최신 기술이 주행에 개입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질감을 최소화시키는 높은 세팅 능력을 가능케한 엄청난 테스트, 그리고 내구성이 하이퍼카들에 비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다는 점 등 표면적인 것보다 911은 장점이 많은 차이다.

터보S의 희귀성은 오래된 세대일 수록 그 가치가 높아 964 터보S는 4억을 줘도 구할 수 없는 차가 되었다.
올바른 정비와 관리를 통해 이런 민트급 수퍼 스포츠카들이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 강한 이유는 10년 후 또다시 우연히 시승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면 아마 지금보다 더 흥분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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