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시승기를 다시금 올리는 듯 하다

 
 20여일전 차주이신 형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타보니 별거 없지?" 라고 물으시는데

 대답은 그렇습니다..라고 했지만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별거'라는 단어에 담긴 임팩트 있는

 여러가지 의미를 느낄만큼 CL65를 품에 고스란히 안질 못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그러하지만...

 


 임금이 여자를 취하는데 부끄러움이 없다는 '군왕무치(君王無恥)'의 정신으로 녀석을

 취해야 하는데 아무리 세수를 하고 BB크림을 발라도 거울을 보면 반드르르 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녀석을 탈때가 되면 궁핍한 얼굴을 가진 모습을 룸미러를 통해서 보게 된다

 사람을 상당히 초라하게 만드는 65우아함(gracefulness)과 강건함(robustness)이 있다


 사실 그러한 느낌때문에 운전석에 앉아 녀석에 대한 심리적 지배력을 갖게 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할 수도 있다..꼬박 60일이 걸렸으니 말이다

 


 기온과 날씨가 65를 충분히 느낄수 있게 허락하질 않아서 녀석과의 신성하고 비밀스러운

 행위를 맘껏 즐기지는 못했으나 그나마 영상의 기온이 허락하는 날이면 잠깐씩 밀회를

 즐기는 시간을 최근들어 부쩍 갖게 되었다


 녀석을 타면서 운전이라는 것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조금은 신성한 행위(?) 쯤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가고 멈추고의 페달은 아무도 못보게 아래쪽 깊숙히 숨어있고 손으론 스티어링을

 움켜쥐고 있고 콕핏과 내가 마주보게 되는...남녀가 마주 본다는 것이 만남의 가장 극적인

 그리고 에로틱한 제스쳐라고 볼 수 있는데 녀석과 운전을 하면서는 마주보는 그 이상의 것들도

 내가 조작하게 되면서 조금은 신성한 행위라고 생각되어졌던것이 아닌가 싶다

 페달류가 아래쪽 깊이 있는 것만 봐도...신성한 행위의 시작과 끝을 아무 데서나 막해도

 되질 않으니..그렇게 숨어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난 시승기를 쓰곤 간간히 맞이하는 봄날같은 날씨엔 녀석의 밸런스를 느끼기 위해

 스티어링을 잡고 마음을 집중하는 명상을 하곤 했다


 사실 CL65의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은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크고 딱딱하다

 그렇다고 조타필링이 나쁜것은 절대 아니다

 아마도 CL65를 만들땐 기업에서 어느정도 목표수치가 있었을테지만

 그것에 부합하게 그리 만들지 않았나 싶다


 인체에서 손이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듯 손으로 느껴지는 스티어링의 딱딱한 감각은

 고속코너링에서 상당히 예민하게 느낄수 있도록 그래서 손맛이 좋은 메이커의 배려이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오히려 저속와인딩 보단 고속순항과 유연한 R에서의 손맛이 상당히 좋다

 꽤나 높은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처억~'하고 붙으면서 돌아가는 라인을 구사할

 그것을 스티어링으로 느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겨버리기도 한다

 

 

 명상이 끝나곤 녀석의 밸런스를 느끼고 스로틀의 개방각을 디테일하게 생각하면서

 과연 정밀도 있는  코너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주행을 했었다


 생각을 하면서 주행을 하는 경우라도 간간히 모터싸이클의 핸들털림 현상처럼...

 녀석도 뒤가 털리는 경우가 가끔있는데 30km~80km의 지극히 일상적인 속도 영역에서

 노면의 상황이 순간적으로 조금만 변해도 미처 운전자가 감지하지 못할정도의...

 같은 개방각의 악셀온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여지없이 뒤가 털리는

 그 후 esp가 작동하면서 몇번 춤을 추게되는 아찔한 경험을 수차례 했었다


 사실 의도적으로 밟거나 esp가 점멸되게끔 주행중 풀가속을 하게 되면 별 문제 없는데

 그러한 상황은 꼭 불시에 운전자에게 '겁'을 줄만큼 보여준다


 아마도 내가 만만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끝임없이 운전자에게 각인시켜줄 모양으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고 다니게 된다

 


 또한 조금씩 뚫린 고속도로에서는 over 100km ~ under 280km 가속력에 대한 느낌도

 수차례 가져보며 차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것은 급격한 가속력에 의한 시야좁아짐의 현상인데

 시야가 가속력을 못따라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사실 천천히 가속되는 상황이라면 가속에 맞게 자동차의 주행라인을 관리하기가 쉬울텐데

 녀석은 급하게 뒷통수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속도에 적응할 시간을 허락하질 않는다

 짧은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금방 250을 넘어버리기에 공항로를 제외한 편도 2차선

 고속도로에선 좁은 일방통행길을 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찰라의 미끄러짐 현상G상승에 따른 시야의 좁아짐 현상은 사실 운전에 대한 테크니컬적

 습득과는 다르게 '겁'을 준다는 것은 확실한 듯 하다

 


 그러한 운행을 하면서 스트릿 배틀도 여러차례가 더 있었지만 대부분 내가 먼저 포기한

 경우가  많다. 그리곤 생각했다 스트릿 배틀은 이기고 지고의 의미가 전혀 없다는 것을....

 

 먼저 힘의 차이가 난다고 스스로 느끼기에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고

 진입 라인과 재가속 라인을 재면서 칼질 주행을 하기엔 차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두번째 이유였고 노면의 상태와 기온..그리고 출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트레드 폭이 작은 (275/35/19) 타이어 덕분에 최소 R로 코너를 클리어 할 경우에 위험도가

 많이 따르고...

 - 65엔 ABC라고 칭하는 훌륭한 장치가 있지만 코너의 원심력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엔

  4개의 타이어밖에 없기에..무게를 골고루 분산하는 ABC의 능력도 물리적인 한계를

  벗어날수 없다는 중량과 타이어 싸이즈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게 차를 타면서 느낀점이다 -

 
 또한 스트릿 배틀의 특성상 가감속을 많이 하는 주행에선 '요(yaw)&롤(roll) 자세'가 뒤에서

 보기에  경망스럽게 보일까봐 조심스러웠고 120km가 넘는 속도에서도 걸핏하면 땅을 파는

 과도한 힘때문에 적당한 레이싱 모드의 스로틀 개도각의 포인트를 찾기 어려워 적극적인

 배틀의 모습을 많이 자제해 왔던것이 사실이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내가 먼저 포기한 순간의 배틀 결과는 항상 엉덩이를 보여주는

 추월후 자제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하겠다~(한판승)

 

 그 순간 배틀은 나는 끝냈고! vs 상대편은 ~ing 중이였을테니 상대의 결과는 65별거 아니네~

 라고 했을수도 있겠다


 대부분 주행 속도를 떨어트리지 않게 도로를 잘 재단하면서 빠른 라인주행을 해야 배틀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텐데 대부분의 배틀에선 속도를 떨어트리고 째고를 반복해야만 하는

 배틀답지 않은 경험이 대부분이였다


 공도에서 딱 한번 마주친(분당~내곡) SLR은 옆에 붙어서 롤링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갔었지만

 아예 밟으실 생각이 없었던듯 했고...두어본 본 997 TURBO역시 적당히 갑시다~ 라는 제스쳐를

 보내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가장 재밌었던 배틀은 친구가 운전하는 옵티마(02년식)를 앞세우고 녀석이 운영하는

 펜션까지의 (성우리조트 진입로)의 와인딩 배틀이였던 것 같다


 앞에서 칸보이를 하던 녀석이 갑자기 비상등을 점멸하면서 브레이킹을 하길래 함께 비상등

 점멸후 배기음을 선사하고 CL65의 뒷태도 보여주고 녀석의 와인딩 실력도 볼겸 퐈아앙~~

 하고 밟았는데 의외로 룸미러에서 자취를 감추질 않았던 그래서 참 많이 웃었던 배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례로 부모님댁에(16층) 들렸다가 우진어머님(5층)집에 놀러를 함께 갔었다

 나의 친구 어머님이시자 어머님끼리 동갑이신 관계로 우리들보다 더 막역한 사이이신데

 "얘가...어쩌구..'시승기 인트로 부분에 대한 이야기' 해서 3억이 넘는 차를 타고 왔는데~~~~"

 그 타이밍에 "한번 타보실래요?" 라고 던졌는데 우진어머님께선 과연 3억짜리 차는

 세상에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나 할 심사로 함께 주차장으로 나섰다

 


 일발시동을 걸자 투덜발언 1st " 비싼차가 왜 이리 시끄럽니?"

 주행을 하자 그때 눈치를 채셨는지 2nd "벤츠가 왜 문이 두짝밖에 없니?"

 살짝 가속G를 선보이자 3rd "아~ 아~" 의 외마디 비명소리

 운전자인 나는 세번째 투덜발언이 좋아하는 탄성으로 오해를 하곤 마구 때려밟기 시작했다

 270km까지만 쏘곤 주차장에 내리시자마다 바로 쓰러지셨다...정말로

 와인딩을 탄것도 아니고 그저 100~270까지 지긋히 딱 한번 밟았을뿐인데

 주차장에서 쓰러지시고 집에 올라오신후 큰대자를 몸소 보여주시며 "비싼차라고 해서

 좋을줄 알았는데 시끄럽고 달릴땐 토할것 같고 아이구야~~~~~~~ 깊은 한숨"

 
 그나마 한번의 경험이 있으셨던 모친께선 몸상태는 우진어머니와 비슷했겠지만 애써

 태연하게 참으시는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리곤 한마디 하신다 "저차가 비싸고 좋은찬데 저렇게 무서운거 보니..아이구~ 넌 이제 많이

 타봤으니 빨리 형님께 갖다드려라..세상에 아무리 부자라도 자기물건 소중하지 않은 사람없다..

 그러니 얼른 벤츠를 드리도록 해라"

 


 사실 내겐 소중하기 보단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강한 차이긴 하다

 국토를 지키는 군인이 내 나라 소중한것을 어디 잘 느끼겠는가? 그저 지켜야 한다..라는

 사명감으로 군생활을 하는것처럼 나역시 CL65를 가지고 있으면서 트렁크에 빨깐 꼬깔콘

 삼각봉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주차할때마다 신경쓰고 좋은 파킹랏을 찾기 위해 주차장을

 몇바퀴씩 돌고  그렇게 파킹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뒤돌아보게 만드는 그래야 맘이 편해지는

 사명감이 있다


 

 아....

 요즘은 벌써부터 녀석을 떠나 보낼 생각을 하니 깊은 탄식과 아쉬움..그리고 홀가분함이

 묘하게 교차된다

 
 그래서 어루만져주기 위해 부쩍 세차를 자주 해주게 된다

 

 


 그리스 문화에서 유통되던 그 말이 떠오른다


 '인간에게 최선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고, 차선은 일찍 죽는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외부환경으로 인하여 65의 제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진 못한듯..한 영상!

(3명탑승/기온 영하2도/모고속도로 짧은 직선구간/80km~260km 롤링 동영상)

- 남자들은 이 차를 타고 이렇게 외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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