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IS-F 를 시승했습니다. 솔직히 나이 먹고 애 크고 나서는 이런 하드코어(?) 차량에 대해 미련이 별로 없어지고 편하고 고장안나고 적당히 폼 나는 차쪽으로 기울었는데 한방에 훅~ 가버려서 이전 병이 도질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발단은 어찌어찌 업무상으로 만나뵙게 된 분이 토요타통상(렉서스 D&T모터스가 동양고속과 토요타통상 합자죠..) 부사장님인데 차 이야기를 하다가 IS-F 는 타보고 싶은데 못타봤다.. 그랬더니 한번 빌려주겠다고 하시더군요.

마침 다음날인 어제 누나차가 ES350인데 정기 소모품 교한차 대치동센터에 가겠다고 해서 대타를 자처하고 갔다가 연락을 드렸더니 바로 흰색 IS-F 를 준비해주시더군요. ES소모품 교환과 점검 마칠동안 즐겁게 타고 오라며...

 

일단 IS250/350은 일본서 근무할때 많이 타보고 해서 잘 아는 차라 적응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또 이전에 RX-7, SUPRA TURBO등 나름 꽤 빠르다는 차를 소유했으니 렉서스의 스포츠세단이 어떤지 한번 간좀봐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올림픽대로로 올렸습니다.

 

코스는 대치동~올림픽~미사리~춘천고속 (왕복).. 시간이 낮시간대라 어차피 최고속은 낼 엄두도 안내고 소리와 거동 안정성을 중심으로 봤습니다.

제일 처음에 눈에 들어오는 것... 타이어가 미쉐린 파일럿스포츠, 휠이 BBS 19인치, 브레이크는 타공 브램보군요. 트래드도 순정대비 넓어졌고 실내는 잘 아는 IS의 실내를 스포츠버킷시트와 알칸타라, 전용 클러스터 등으로 드레스업을 해 놨군요.

 

스타트는 일반 AT모드. 스포츠버튼도 안누르고 얌전히 타니 그냥 IS350(절대250은 아닙니다.. ^^) 같습니다. 조용하고 80키로까지 올리는데 5리터 엔진의 토크는 RPM을 전혀 올릴 필요없이 쉽게 도달하네요.

 

올림픽대로에서 나름 거동을 확인하며 스로틀을 열어갑니다. 스포츠버튼 눌렀습니다.  야마하에서 전용 레죠네이터와 음향튜닝을 한 엔진음은 3단계로 바뀝니다.  아이들링에서 ~3500정도는 그냥 얌전하며 쉬익~하는 흡기사운드가 납니다. 이후 4000정도를 기점으로 6000까지는 V8대배기량 사운드... 6000넘으면 박력만점의 사운드로 바뀝니다.

 

MANUAL모드로 운전을 하며 RPM과 속도, 차의 반응을 봅니다... 이거 워낙 토크빨이 좋아 어떤 단수에서도 100키로 정도면 추가 가속이 됩니다.. ㅋㅋ 심지어는 8속에서도 됩니다...

중간에 카메라 없고 차가 한산해지면서 3속 풀가속을 해 봤습니다. "장난 아닙니다.." 바로 4속으로 풀가속하니 순식간에 X60키로... 60에서 액셀한방, 4속변속후 액셀 한방으로 100키로가 가속한겁니다. 단순계산으로 액셀 한방에 50키로 상승... ㅡ,.ㅡ

속도계를 밑에 조그맣게 만든 이유를 알았습니다. 전혀 볼 여유가 없습니다... RPM과 8단이나 되는 기어변속.... 카메라에 주위 차 신경쓰니 가운데 LCD창에 나오는 디지털 속도계 보는게 제 능력으론 한계입니다... 옆에 태운 후배(BMW3er오너).... 기절할려고 합니다. 순간 이동하는 줄 알았다고...

바로 춘천고속에서 다시 가속... 이거 3속 60에서 스타트했는데 5속들어가기 직전에 Y영역으로 바로 들어갑니다.. 6000이상의 매력적인 소리를 들으려면 문막서킷의 스트레이트 코너에 가야지 안그러면 별로 들을 수가 없습니다.

차선 변경, 고속주행.... 안정성도 좋습니다. 바디 강성은 일반 IS와는 완전 별개입니다..  이전 수프라 튜닝한 놈과 비교하면 중간가속부터 안정성, 브레이크 뭐하나 비교하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브레이크성능도 상당하고 무엇보다 0.1초라는 변속시간/레브 보정 성능이 장난이 아니라 맘 놓고 쏠수 있습니다.  얼마전 LF-A의 동영상이 있었지만 비슷한 플리핑소리와 반응입니다.. E46 M3의 변속속도는 IS-F와 비교하면 5배는 느려터지다고 느낍니다... 이미 인간의 변속 속도로는 따라갈 수 없는 수준입니다. E46에선 전혀 매력을 못느낀 SMG..... IS-F는 MT설정도 없지만 AT가 정답입니다.   

 

얼마전 타본 친구 E92 M3와 비교하면 0-100KM 스타트는 론치컨트롤을 쓰면 미세하게 M이 우세할 것 같으나 5리터의 중간 가속은 IS-F 가 더 강하고 드라마틱합니다. 최고속이야 솔직히 국내에선 아무 의미없다고 생각하니 이거 렉서스 맞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IS-F 엔진은 잘 아시다시피 LS600h에 들어가는 5.0 D4-S(GDI와 MPI인젝터 트윈시스템)를 베이스로 야마하가 설계한 전용 헤드를 조합한 모델입니다. 마력은 423마력, 최대토크 51.5Kg.m.  N/A400마력 오버, 50키로 이상의 토크의 중간 가속은 터보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돌아오면서 실내를 관찰했습니다. 깔끔한 마무리... 정교한 조립 완성도... AT모드땐 그냥 편한 세단으로 변하며 렉서스스러움을 보여주니 팔방미인 같네요... 비슷한 모델로 C63, M3가 있는데 고속직빨안정성은 역시 63이 좋은 것 같고 코너링이나 감성은 M3가 좋은 것 같지만 패들의 반응 만큼은 IS-F가 최곱니다. 그리고 팔방미인의 성격...가격도 해외에선 얼추 비슷한데 한국선 8800... 게다가 지금사면 1000만원 할인과 렉서스 재구매 고객은 추가 200의 할인까지.. 7600에 살 수 있으니 가격메리트도 있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고장 안날 것 같은 신뢰성과 서비스센터의 고객응대를 보면 좋은 경쟁력을 가진 차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AMG와 M과는 비교 못할 차 일지도 모르지만 비엠 골수팬인 제가 봐도 절대 유럽차에 뒤지지 않는 차라고 생각합니다.

 

차를 반납하고 ES350으로 갈아탔습니다. 후배가 그러네요..원빈의 CF는 아니지만... 일반 렉서스가 청량음료라면 IS-F는 30년산 위스키야.. 라고.

 

집을 넓힐 계획을 수정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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