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2.jpg 3.jpg 4.jpg 5.jpg IMG_3686.jpg IMG_3687.jpg IMG_3688.jpg IMG_3694.jpg IMG_3695.jpg IMG_3696.jpg IMG_3697.jpg IMG_3699.jpg

 

RS5를 처음 본 것은 2년전 독일 출장때 뮌헨 공항에 위치한 아우디 쇼룸에서였다.

A5를 베이스로 S5가 나왔고, 최강버젼 RS5가 나왔을 때 RS의 상징이었던 터보엔진과 웨건이라는 공식은 이제 모두 깨져버렸다는 것이 RS매니어로서 약간 아쉽긴 했지만 RS배지를 단 모델들이 늘어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A5의 의미는 아우디의 핸들링이 일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암시와 예고와 같았다.

아우디를 여러대 소유하고 있고 다양한 테스트 경험을 토대로 A5를 평가해보면 핸들링의 완성도와 스포츠성에서 분명한 업그레이드를 느낄 수 있었다.

 

기존 아우디의 약간은 둔한 핸들링 감각과 고속안정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짜릿하고 빠듯한 핸들링과는 거리가 멀었다면 A5는 오히려 현재의 둔해진 BMW와 비교해 일정 부분 오히려 우위에 있다고 봐도 될 정도로 훌륭하게 진화되었다.

S5 수동으로 독일의 국도를 달렸던 경험도 아우디 핸들링이 큰 폭으로 변했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B7 RS4가 터보 엔진 대신 고회전 V8 4.2 NA엔진을 탑재한 것은 RS가 터보를 사용하지 않은 첫번째 시도였다.

BMW와 경쟁적으로 고회전 고출력을 지향했던 시점에서 8기통 대배기량 엔진으로 8000rpm이라는 마의 영역을 넘게 돌릴 수 있는 엔진을 만들어 쥐어짜는 쾌감과 배기량을 앞세운 초중반 펀치를 통해 여유있는 출력을 느끼게 한다는 컨셉은 사실 그리 지속력을 가지지 못했던 것은 RS5이후 나온 모든 RS모델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터보를 선택했던 것으로 증명된다.

 

V8엔진을 가진 S5를 고려했을 때 과급엔진으로 RS5를 설계한다는 것은 모델 라인업의 구성상 매우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결과물은 RS4에서 가져온 동일한 엔진을 손봐 420마력에서 450마력으로 출력을 높였고 제원상 최고속도는 늘상 250km/h에 걸던 리미트를 280km/h로 높여 잡았다.

 

B7 RS4는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엔진이고 8000rpm을 돌리는 짜릿함이 큰 엔진이긴 하지만 감성적으로 두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첫번째는 회전질감이 너무 평범하다는 점이었고, 두번째는 가속패달을 밟았다가 놓을 때 회전수 하강이 너무 느리다는 점 이와 연동된 문제점으로 가속패달을 밟았다가 놓았을 때 바로 그 시점에 회전수가 멈추지 않고 약간 늘어지는 느낌을 가진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엔진임에도 소프트웨어적인 튜닝의 부재로 재미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러한 부분은 수동변속기만을 가진 RS4의 구성상 치명적인 단점이라 생각한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지만 드라이 섬프로 구성된 R8 V8의 경우 수동과 자동을 모두 몰아보며 역시 소프트웨어적인 튜닝으로 RS4의 단점이었던 부분이 개선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요즘 고출력 스페셜카에 터보가 없는 경우가 워낙 드물기 때문에 NA고출력 엔진을 오랜만에 접하면 반갑기도 하고 신선하기까지 하다.

 

그만큼 요즘은 터보가 아닌 고출력차를 만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고 때문에 NA엔진에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을 날도 머지 않아 올 정도로 기술적으로 과급을 통해 출력을 한방에 해결하는 방법과 비교해 NA엔진은 배기량을 제한한 상태에서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단히 정밀한 설계를 요한다는 설계철학의 차이가 매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가속패달을 밟았을 때의 배기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확실히 RS4때보다 소리가 우렁차다.

달리면서 패들을 건드려 다운시프트를 하는 순간의 느낌은 "아 이차 제대로 만든차다"라는 감탄이었다.

 

RS5는 DSG 즉 아우디의 고유명으로 7단 S-Tronic을 가지고 있다.

DSG의 장점은 모두들 알지만 빠른 변속과 정교한 다운시프트이다.

10rpm 단위의 정교한 매칭을 고려해서 설계한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정도로 매우 정확한 회전수 보상기능을 가지고 있어 달리는 조건에서 변속기는 늘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다만 다운시프트를 할 때 수동변속기로 힐&토우를 정확히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 즐기는 바로 그 사운드 그것이 DSG에는 연출이 잘 안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힐&토우를 할 때 제동과 함께 가속패달을 밟을 때는 매우 짧은 시간에 패달을 깊이 밟아 실내로 파고드는 음색이 매우 굵고 깊이 있는 음색이 들어와 줘야 한다.

 

이러한 감성을 듀얼클러치로 가장 먼저 표현한 차가 E92 M3였다.

RS5는 이러한 감성 다운시프트의 회전수 보상의 재미와 사운드 효과가 M3를 넘어선다.

 

3단에서 2단으로 내리면 "우왁"하는 사운드를 동반하면서 기어를 내린다.

정말 재미있고,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그대로 뿜어내는 V8사운드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러한 DSG의 감성튜닝도 터보엔진이었다면 절반으로 줄었을 것이다.

배기가스가 터빈에 부딪히는 순간 소리가 온순해지는 특성과 가속패달을 깊이 밟을 수록 오히려 고요해지는 고부스트 엔진의 그것과 NA의 그것은 분명 회전력을 만드는 과정의 큰 차이로 인해 절대 같은 수준으로 조율될 수 없는 부분이다.

 

RS5의 고속안정성은 E92 M3를 압도한다.

같은 도로를 고속으로 달렸을 때 스티어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든든함에 있어서 M3는 그다지 우월하거나 내세울 점이 없다.

반면 RS5는 노면 친밀도가 월등히 높고 두꺼운 앞뒤 타이어로 인해 노면을 심하게 탄다는 점을 제외하면 예측가능한 부분과 후륜에 실린 무게감과 안정감이 우월하다.

그렇다고 서킷에서 M3보다 느리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랩타임에서 앞서기도 한다.

 

8250rpm에서 450마력을 끌어내고 43.9kg토크가 4000~6000rpm에 걸쳐있는 엔진특성은 회전수의 상승과 하강 모두에 RS4와 전혀 다른 감성이 녹아있어 7000rpm을 넘어서도 미친듯이 솟구치는 감각을 보여주어 차들과 섞여 달려야하는 상황에서는 8000rpm을 꽉 채우면서 달리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버킷 시트 수준의 홀딩을 보여주는 레카로 시트는 보기는 좋지만 GT의 컨셉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RS5의 제품 컨셉과 비교해 과히 좋은 선택으로 보여지진 않는다.

서킷에서 타는 그 순간을 제외하고는 현재의 버킷 시트는 타고 내리는 노력을 너무 많이 요구한다.

 

터보와 웨건이 1세대 RS모델들의 Heritage즉 빠른차가 갖춰야할 디자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매우 높은 출력을 가졌지만 정신병자 수준으로 빨리 달리는 것에 집착한 아빠를 포함한 빡센 가족들의 패밀리카의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면 신세대 RS는 그 실력이 뭔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되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다.

 

RS모델을 여러대 가진 입장에서 5명의 가족을 고려했을 때 RS는 이래야한다는 명확한 고집은 있지만 기존에 M과 특정상황에서 붙으면 항상 질 수 밖에 없는 RS의 한계가 있었다면 지금의 RS는 M을 때려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가 충분하고, 실력과 감성을 아우디식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표현했다는 그 노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