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Battle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대전에서 , 고향인 포항에 가기 위해 , 영주인 부석사를 들렸다가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참고로, 영주는 가로수가 은행이라, 늦가을 비오는날 가시면 황금길을 달릴수 있습니다.
아마 9시쯤 된 상황이었을것 같습니다.
경북의 북쪽도 , 강원도 못지 않게 산이 많아, 와인딩이 많습니다.
곧소개 해드리는 36번 도로도 , 그리과 같이 꼬불 꼬불 하기 그지 없습니다.
파란색이 기존 도로지요.
봉화를 한참 지나 , 신나게 와인딩을 즐길 무렵 앞쪽에 차량이 한대 보였씁니다.
어렴풋이..보이는게, 덩치는 있고, 뒷자리에 머리들이 좌로 쏠렸다. 우로 쏠렸다. 하더군요
가까이 가니, 태권도 였는지, 학원이었는지 노오란 종류의 차량이었습니다.
(그때 그런 차량에 관심이 있었다면, 스타렉스인지. 카니발이었는지 , 봉고인지 , 이스타나 였는지.. 구분을 했을텐데.. 지금 기억으로는 이스타나...였는듯)
제가 살짝 따라 붙으니, 학원차도 속도를 높입니다.
뒷자리 아이들의 머리는 더 좌우로 흔들립니다.
근데, 애들이 무서워하는것보다 즐기는듯 하네요. 까르르르 ...웃는게 보입니다. 재잘거리는것도
허나, 길이 워낙 꼬불 꼬불하고 편도 1차로라 추월이 안됩니다.
그것보다 더 감탄하게 되는것은 운전자의 실력입니다.
서서히 좁혀지는것도 아니고, 멀어지는것도 아니고, 그 높은 차량을 가지고 자연스레 돌아나가는
운전 실력입니다. 간격이 일정하게 유지 됩니다. 그리고 차가 휘청이지도 않네요.
어느새 10키로 이상을 같이 와인딩한것 같습니다. 스킬음 없이 스윽 돌아나갑니다.
울진에 다가왔을 무렵 , 내리막에서 해당 차는 아슬하게 신호를 통과하고
저는 걸려서, 멀어지는 차를 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합니다.
'역시 , 현지인이 최고야. 숨은 고수들이 많네...'
그 와인딩의 길이 이제 새로운 길이 뚫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제 구도로로, 자전거나 끌고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아반떼ad 스포츠 수동을 처음사고 운전이 그저 좋아서 산길 이곳저곳 찾으러 주말마다 지도보고 내비 찍어서 무작정 가던 시절이었는데요.
2017년 비오는 늦여름이었습니다.
울진 망양정을 찍고 갔습니다.
중간 개통구간이 끝나고 산길에 접어드니, 저 멀리서 레토나가 보였습니다.
비고오고 천천히 가겠다 싶어 따라 갔는데, 안개도 살짝 껴 있고 노면도 젖어있었는데도 페이스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따라서 붙고자 했는데도 버겁기 시작했습니다.
앞차의 뒤를 붙어 보니 레토나 밴이더군요. 성에가 껴 있고 어렴풋이 유리사이로 보이는 화물칸에는 감자박스가 꽤 실려있었습니다.
코너늘 돌아나가는데 눌리는 롤도 장난이 아닙니다. 약간의 오르막이 나오면 출력때문에 처지지만, 휘청휘청 하면 숏코너도 빠르게 갑니다.
중간에 계곡에 다다르자 넓은 곳이 있어 빠져주시길래 깜빠기 켜고 지나가면서 운전석을 유심히 봤는데...
짧은 파마머리에 아주머니 였습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으며 운전으로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네요!
스쿠프시절 스키드음내며 열라올라가는데, 불빛하나가 계속 따라와서 궁금해서 세워보니, 노부부가 구형 프라이드 타고 지나 가는데, 그 스피드가 자괴감에 들게도 했었구요, 얘기거리가 참, 많지만 글재주가 없네요.
촌에서 매번 좋은 내용만 보고가다, 울진얘기가 나와서 반가움에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4월1일에 신36번국도가 계통예정입니다. 고도가 높고 동네특성상 과속하는 차량이 많습니다. 안전운전바랍니다.
아울러 기존, 36번은 없애고 생태복원을 한다고 계획이잡혀있습니다
반대를 하긴하는데, 실행된다면 최고의 드라이빙코스중 한곳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군시절 대전에서 근무했고 스타렉스를 끌고 강원도를 간적이 있는데, 새벽이라 피곤하다는 선탑의 용인(?)하 적당한 과속을 하던중 제옆을 유유히 지나가던 마이티...
대구라는 곱게깔아논 도로에 적응이 되어있던 짬밥적은 저엿던지라 강원도의 구불구불한 80 도로는 저에게 조금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더욱이 카운티와 같이 운용해 같은 섀시를 쓰는 마이티가 어떤차인지 짐작가는데 그걸 끌고 저를 추월하다니요...
두번째는 비가 살포시 오는중이었던 몇해전 어느 도로에 화물차량 통행이 많아 도로침하가 빈번한 곳이었습니다.(어디쯤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네요...) 당시 볼일이 있어 아버지의 승용차(SM5)를 몰고 규정속도 90%의 페이스로 달리던 저를 스윽 추월하던 모닝, 사실 스윽 수준은 아니고 속도차가 30~40정도는 있어보이는 수준이었습니다.
속도를 조금더 올려 따라갈려 했으나 저는 물이자주고이는 포인트를 잘몰랐기에 가속중간중간 헛도는 앞바퀴에 등골이 오싹해져 다시 제 페이스대로 갔지만...그 모닝은 벌써 쩜이 되어 있더군요.
지금 생각하니 불안불안하게 왓다갔다 하던 모습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물 웅덩이를 피하던 모습이었던것 같습니다;; 흰 장갑을 낀 아주머니의 파마머리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언젠가 인터넷에서 보았던 썰중 구형프라이드+아는길을 달리는 차알못 사람이 코너를 돌때 레이싱 카트에서나 볼수있는 3.5륜 코너링을 구사하는 썰을 보았던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2012년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때 운전면허 따고 얼마 안 지나서 벌초하고 집에 내려가던중 중간에 아버지 왈, "야 니가 운전해."라면서 저보고 운전을 맡긴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타시던게 94년식 뉴세피아 LS 수동이었는데 속으로 '잘못하면 인생 종치겠다'는 생각과 '아버지는 도대체 이런 길을 어떻게 시내버스로 오고갔지?'라는 의문만 남기면서 그 무시무시했던 곳을 커브에서 기어를 낮추고 RPM을 맞춰가며 내려갔던 몇번의 경험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작년 추석에도 다시 아버지 차(구형 XD 오토, 지금은 차량 부식과 노후때문에 코나로 바꾸셨습니다.)로 그 길을 왕복으로 갔다왔는데 제 차를 타면서 그 무서운 금정산성도 가봤고 회동동에서 철마넘어 곰내재를 거쳐 정관 집까지도 가봤지만 아직도 36번 국도는 적응도 안되고 어려운 수학 방정식 같은 도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대가 산 정상에 있고 의무대대 가는 셔틀버스라 하루에 적게는 2번, 많으면 4번씩 고갯길을 탔었습니다. 편도 7km의 짧은 구간이지만 왕복2차선의 도로를 매일매일 타다보니 모든 요철을 외우게 되고 도로밖 풍경까지 훤해지더라구요.
일병때 3단으로 돌았던 코너를 상병때는 뒷바퀴로 CP를 찍으면서 5단으로 돌았었죠.
유물과 같은 차를 그렇게 돌려서 그런지 업힐에서 2번 뻗고, 차체 부식이 너무 많아서 결국은 폐기했지만...
15년된 군용 버스로 최신유로엔진 달린 금호고속 차들을 코너에서 쪼는 맛이 있었습니다.
같은 길을 매일 몇바퀴씩 타려니까 유일한 재미가 그것뿐이었나봅니다 ^^
정경복님 덕분에 재밌던 기억이 나서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