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만에 올리는 배틀기 입니다.
 
사실 이번에도 배틀이라 하기엔 뭐하지만.. 게시판 성격에 맞는 것 같아 올려봅니다-
 
휴.. 아직도 차고에 들여놓은 애마 엔진룸에서 열기가 가시질 않고있네요..
 
약 1시간 전, 개인 용무를 마치고 약 9km 떨어진 집을 향해 가고있었습니다.
 
집에 가는 길의 1/3은, Sarcee trail 이라고 하는, 왼쪽으로 시내 야경이 쫘악~ 펼쳐지는
 
시원한 도로로 이루어져있고, 이 도로는 제가 유일무이하게 경찰 레이더에 잡혀본 곳이기도 하죠..
 
(당시 파사트 VR6 웨건을 추월하다가 그만...ㅜㅠ)
 
그런 그 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신호를 받고 멈춰선 저의 옥테그라('옥'색 인테그라입니다 ㅡㅡ;)..
 
그러던 중 왼쪽 갈래길에서 튀어나온 차가 있었으니,, 낯익은 인테그라의 뒷모습에
 
사다리꼴의 대형 스포일러가 달린 녀석이 휙~ 지나서 멀어지더군요.
 
'타입 R?? 인가? 아님.. 그냥 fake?'
 
워낙에 날개만 타입 R의 그것으로 달고다니는 wanna be type R 인테그라가 판을 치기 때문에
 
이곳 캘거리 같은 시골에서는, 1년에 5천대 꼴로 생산되었다는 "진짜 그 놈" 을 보기는 쉽지 않지요.
 
하지만 이번엔 느낌이 오더군요..
 
'음.. 저건 진짜 "알" 이다.. 가볼까??'
 
이내 신호는 떨어지고, 이미 100m 정도 멀어져있는 "알"을 향해
 
다소 조급한 런칭으로 가속을 시작하는 저의 GS-R.
 
1단, 2단에서 5~6천만 사용하는 다소 여유로운 가속만으로
 
쉽게 쫒아가리라 생각했던 제가 틀렸던 것인지,
 
"알"과의 거리는 그다지 좁혀지지 않더군요.
 
'흠.. 눈치챘나?? '
 
아무래도 처음 신호 대기중일 때부터 홀로 서 있는 제 차를 의식하고 페이스를 좀 높여 달리고
 
있었나봅니다.
 
3단에서 8200 rpm 까지 풀 전개해서 이내 따라붙은 저는 5단으로 붙으며 일단 탐색에 들어갑니다.
 
상대는 역시나 타입 알. 배기음이나 외형으로 봐서 17" 애프터마켓 휠 말고는 그다지 눈에 띄는
 
사항은 없는, 깔끔한 노란색 타입 알이었습니다..(캬.. 이쁜 노란색.. 제 차는 미운 '옥' 색..ㅜㅠ)
 
주변에 차들이 다소 있었기에 칼질을 예상하고 순발력 확보를 위해 4단으로 더블클러치를 하는 찰나,
 
이내 "알"이 뒤에 붙은 제 움직임에 반응합니다.
 
"빠아아앙~~" VTEC 전개 사운드를 내뿜으며 멀어질려는 "알".
 
놓칠 새라 4단 6000 을 넘기면서 뒤를 쫒는 저의 "옥"..
 
약 3km 에 걸쳐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을 오르는 두 대의 인테그라.
 
"어쭈? 붙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지~" 라는 듯이
 
차선을 자르며 칼질을 시도하는 "알"을 저도 끈덕지게 쫒습니다.
 
다행?인지.. 그 쪽도 3단을 사용하지 않고 4단 만으로 무리하지 않는 주행을 하더군요^^
 
그 쪽에서 3단을 사용했다면 8600 rpm 까지 무리없이 밟을 수 있는
 
준 레이싱 엔진.. B18C5 엔진에 제가 못따라 붙었을 겁니다.^^ (제 차는 해봤자 8300 정도까지죠)
 
4단으로, VTEC 전개 시점인 4400rpm 부터 약 5500rpm 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제 "옥" 도 차 두세 대의 거리를 유지하며
 
"꾸와와왕~ (풀악셀) 우우우웅~ (악셀 약간 오프)"
 
하는 배기음의 리듬을 반복하여 타면서 "알" 의 드라이버와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제 경험으로 인해, 땀에 흥건해진 손, 두근대는 심장은 배틀의 필수 요소였죠.
 
제 "옥" 도 나름대로 같은 다이노 머신에서 순정 타입 알 보다 휠마력이 더 나온다고 자신하고 있었기에,
 
내심 그 노란 "알"이 제대로 레드라인을 때리면서 달려보기를 바랬지만,
 
그 도로가 종종 경찰이 이동식 카메라를 쓰는 곳이기도 하고, 오르막이 끝나면
 
이내 정체 구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적당히" 즐기면 되는 거라고 자신을 달래었습니다.
 
이내 2.5km 의 길었던 오르막 구간이 끝나 평지 구간이 시작되었고,
 
"알" 역시 적당히 즐겼다고 생각했는지 우측 차선으로 슬쩍 빠져주더군요.
 
90km/h 정도의 순항 속도로 옆을 지나가는데 캄캄한 운전석 안쪽 A 필러에
 
세 개의 게이지가 밝게 빛나고 있더군요.
 
그 쪽도 좀 밟기 좋아하는 오너였나봅니다.
 
아마도 뒤에 딱 붙어 쫒아오는 인테그라가 '언놈' 인지 궁금했던지,
 
얼른 지나가라는 듯이 감속을 하는 "알"의 드라이버.
 
저는 그 기대에 부응? 하고자,
 
제 "옥"의 뒤에 붙은 "dohc VTEC" 엠블렘과 아담한 직경 10cm 짜리 머플러를
 
확인할 만한 시간을 주고서는 4단->2단 더블클러치로 8000rpm 을 마크하고
 
곧 바로 3단 가속으로 "알"을 뒤로하고 멀어졌습니다.
 
따라붙지 않는 인테그라 특유의 헤드램프/시그널램프 불빛을 뒤로 확인하며,
 
약 4분에 걸친 고알피엠 주행으로 열이 오를 만큼 올라있을 제 "옥"의 엔진도 슬슬 달래줄겸,
 
악셀을 치면서 3단, 2단으로 내려 감속한 후(2단에선 7000rpm을 넘더군요^^;)
 
정속 주행 모드로 전환해서 집에 안전히 돌아왔습니다.
 
차고에 "옥"을 넣고서 후드를 열어, 예전에 해준 DIY 흡기 덕트의 덕으로 차가운 상태로 남아있는
 
탑퓨얼 인테이크 파이프와 단열 박스를 확인하고 미소지으며 집으로 들어왔네요^^:
 
이상 장황했던 "옥"과 "알"의 힐클라임 chasing 후기를 마칩니다~~~
 
사진은 아까 집에서 나가면서 찍은 거네요~ 정장 입고 구두 신고서 배틀 한 것도 첨입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