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에 겪은 간만의 시원한 주행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수요일밤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친구가 내려와서 송정쪽에 회 사줄려고 가는데....
마침 XD의 기름이 없어서 비교적 기름값이 저렴한 송정쪽 주유소 밀집거리에서 주유.....
유턴을 하여 다시 송정삼거리 쪽으로 가려고 신호 받고 있는 중.....
맞은편 차선에는 엔젤아이 및 네온, 조잡한 스티커로 도배한 흰색 쎄라토 세단 한 대....
친구가 옆에서 자극합니다. '야~ 뜨거운 맛을 보여줘봐!!'
 
안타깝게도(?) 제가 먼저 유턴하여 서행하였습니다. 쎄라토는 여전히 신호대기중...
한 400m정도 제가 앞에 있는 상황....
신호가 떨어졌는지 끼이이익~ 하면서 출발하는 쎄라토......
'옳거니!!' 친구랑 저는 좋아했습니다.
 
사이드미러를 주시하며 적당히 가까이 왔을 때 시프트 다운 후 가속시작.....
그러나....평상시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조금 늦게 밟아도 보통은 우월한 가속력으로
제 미러 속에 들어가야 할 차가...그것도 양X가...
조금씩 멀어지는 겁니다. '낭패+당황+etc'
 
이상하다...여기고 있을 때 친구가 쎄라토의 블로오프밸브 소리를 들었답니다.
 믿고 싶었지만, 상대의 외관으로 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런 상황...
그러나 가속력으로 보면 믿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
 
원래 송정 삼거리에서 좌회전 하여 해수욕장 쪽으로 가야 회를 먹을 수 있지만,
욕을 본 이상 식욕도 상실되고 친구도 끝을 보기 원하는 상황이라....
 
삼거리를 지나쳤습니다. 조금 후 2시방향은 송정터널로 해서 신도시 우회도로를 거쳐 광안대교를
탈 수 있는 희망의 도로......12시 방향은 송정 까페촌으로 빠져버리는 절망의(?) 도로....
다행히 하나님이 보우하사 희망의도로로 빠지는 쎄라토....
 
송정터널을 향해 올라가는(오르막입니다.) 두 대의 불 덩어리.......
차량이 적당히 있어서 풀악셀은 못하는 상황.......그러나 쎄라토 만만치 않은 가속력....
아니..오히려 차량이 적당히 있는 쎄라토 선행 상황에서 쎄라토가 악셀을 조금 일찍 밟으면 후행차량은 뒤늦게 밟을 수 밖에 없습니다만 아주아주아주 조금씩 멀어지는 쎄라토....
 
'이런 느낌은 처음' 이었습니다. 이때까지 공도 가속력 배틀시 져본 적 없는 XD86인데.....
(임자를 못만났을는지도....솔직히 M3 같은 차나 포르쉐, RX7 같은 차에는 함부로 들이대지 않습니다.)
게다가 상대는 양X의 마인드를 가진 분....
 
이때까지 나름대로 핫해치(?)로서 수많은 티뷰론과 투스카니, 엘란 및 대배기량 차량들을 농락하는
재미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반대 입장에서 서보니 기분 참 %#$%%#......
 
양X의 탈을 쓰고 튜닝카를 농락(?) 하는 상대방의 컨셉 또한 신선했습니다.
적당한 차량들로 인해 광안대교 요금소까지 쎄라토가 선행하는 상황.....
두 대의 늑대들이 재빨리 먹이를 먹기위해 서로 다른 요금소로 진입.....
 
요금소를 지나면 왼쪽으로 꺾어지는 완만한 4-2로 좁아지는 오르막길......오른편엔 전망좋기로
유명한 롯데캐슬자이언트가 위용을 자랑하고.......
 
애석하게도 쎄라토는 줄을 잘못 섰는지 늦게 스타트...아울러 칼질 상황이 좋지 못해 저속차량들
사이에서 왔다갔다 애처로운 상황......
 
차량이 없을 때 요금소에서 출발하여 왼쪽 코너를 돌아 약간의 직선(오른쪽으로 꺾어져 광안대교
본선으로 진입하기 직전)의 끝에서 제 애마는 X80km/h가량 나옵니다.
 
상대의 칼질미스인 상황을 이용하여 순식간에 배틀종료할 수도 있었지만 저는 정정당당한 것을
좋아합니다. 기다려 줬습니다. 적당히.....이번에는 충분한 간격을 두고 제가 먼저 악셀 전개....
 
광안대교를 달립니다. 두 대의 늑대가 질주를 합니다. 골인 지점을 향해.....
쎄라토는 제 차를 앞서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무서운 기세로 달려옵니다.
미러를 의식하지 않고 저는 제 라인을 타고 칼질합니다.
저 멀리 1,2차선 선행차량이 있어서(저는 2차선 주행중) 어쩔 수 없이 우측추월을 해야하는 상황.......
미러를 확인합니다. 차는 없습니다. 그래서 느낌이 이상해 몇번이고 봅니다.
그래도 이상해 고개를 획 돌려 육안으로 우측 후방을 확인합니다.....
아.......쎄라토가 3차선에서 제 차의 정확한 사각지대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광안대교 직선도로가 끝나고 브레이킹에 들어가야 할 때.....
여전히 쎄라토는 제 뒤에 있었습니다.
 
다시 2차선으로 좁아져 서행합니다. 쎄라토도 이제 더이상 밟지 않습니다.
열린 창문으로 보이는 각종 게이지들.......
 
동명정보대까지 가서 차를 돌려서 다시 광안대교를 타고 송정으로 가서 쎄라토를 화제삼아
친구와 함께 회를 냠냠 먹었습니다. ㅋㅋ
 
6만원 짜리 도다리 中짜 하나 시켜서 두명에서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P.S:친구가 그러는데 광안대교 끄트머리 쯤 미터기를 꺾었답니다.
        예전엔 210정도에서 머물렀는데......에어로 다이나믹스의 효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