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자동차의 진가를 맛보기 위해서 신차를 시승하는 것보다 때론 연식이 오래되었고,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을 타보는 것이 더 좋을 때가 많다.
차가 오래되고 주행거리가 높은 차들을 통해 진정으로 설계의 기초와 강성을 포함한 내구성 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차를 관리한 운전자의 정성에 따라 그 상태는 천차만별일 수 있지만 차가 가진 기본적인 완성도를 오너의 열정만으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비슷한 연식과 주행거리의 차량들을 여러번 시승해보는 방법밖에는 없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2006년식이며, 7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272마력 V6 3.5 사양이다.
W211의 초기형중에는 E320이 많았고, 이후에는 E280이 많아 실제로 E350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승차는 24만킬로 이상을 탄 차로 광적인 관리를 했다고 보기보다는 그냥 평범한 메인트넌스를 하면서 차의 기계적인 상태는 유지하면서 주행한 차량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중에서 벤츠는 세대별 세스펜션 세팅의 변화가 적은 브랜드이다.
현행 W212와 이번에 다루는 W211은 서스펜션 세팅에서 매우 흡사한 느낌을 주는데, 이 느낌의 원조는 W211의 한세대 이전 모델인 W210의 그것과도 매우 흡사하다.
AMG에는 3단계로 승차감을 조정할 수 있는 에어매틱이 장착되어 있는데, E350에도 옵션에 따라 당시에는 선택이 가능했었다.
종합적인 부분으로 봤을 때 16인치 휠에 일반 서스펜션이 장착된 W211이 주는 안락함과 고속주행시 편안함은 현행 W212의 그것보다 더 우수하다.비슷하거나 작은 휠에서 오는 푹신함면에서 큰 휠이 장착된 신형모델의 그것을 압도 한다.
출렁이지 않으면서도 W211정도의 승차감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 진정 국산차 메이커들이 고급성의 벤치마크로 삼아야할 모델은 최신형 모델이 아니라 2세대 정도 이전 모델의 기초를 닮아야할 것이다.
형편없는 그립의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X80km/h로 꾀 심하게 감기는 코너를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 나간다.
코너를 도는 내내 아래위로 굴곡이 있음에도 스티어링을 잡은 손에 드는 자신감은 상당했다.
이렇게 타이트하게 달리는 상황에서 급브레이크를 때려도 괘도변화없이 그대로 속도를 줄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기로서는 100점을 당연히 받아야하는 대목이다.
7단 자동변속기는 구형인 5단에 비해 내구성이 나쁘고 문제가 많아 AS도 많았지만 실제로 오버홀 한 경우도 이정도 연식에 킬로수라면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도 된다.
시승차 역시 변속기 오버홀한 상태였다.
엔진의 회전이 처음에 묵직하다가 3500rpm을 넘어서면서 가벼워지는 특성이라 다단변속기가 엔진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어 가속패달을 조금 깊게 밟았을 때의 경쾌함은 일반적인 아줌마 운전을 할 때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중형 세단이 270마력 정도의 출력을 확보했으면 연식이 어떻든간에 고속도로에서 쉽게 밀리는 출력이 아니다.
24만킬로를 탔지만 회전질감이 좋고, 압축이 좋게 느껴져 엔진이 닳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독일차를 헤아릴 수 없이 많아 타봤지만 관리가 잘된 주행거리 많은 엔진은 주행거리가 짧은 거리의 엔진보다 질감이 오히려 부드럽고 매끈하다.
E350은 0->100km/h 가속도 6.9초로 출중하고 고속주행을 했을 때 벤츠는 역시 고속이지 하는 그런 말을 되내일 수 있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차이다.
W211의 AMG모델들이 가진 매력도 훌륭하지만 이렇게 완성도 높은 샤시를 통해서 탄생한 일반 모델들의 매력도 여전히 높다.
이때 당시 BMW의 E39나 E60이 확실히 스포츠성향으로 만들어졌고, W211은 편암함에 초점이 맞춰져 현재 신형 F10과
W212의 성격차이가 희석된 것과 비교하면 강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독일엔진중에서도 결함으로 인해 블럭 자체의 내구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졸작들도 의외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벤츠의 것도 예외는 아니어서 형편없이 설계된 엔진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악명높은 몇몇 엔진을 제외하고 제대로 만들어진 독일제 엔진들은 주행거리와 무관하게 내구력이 유지되어 주변장치들의 컨디션만 받쳐주면 거의 영원히 돌 것 같은 튼튼한 엔진들이 많다.
자동차의 근본이 기계임에도 요즘은 기계적인 포인트보다는 IT와 전자쪽에 많이 초점이 맞춰져 있고, 소비자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들도 훨씬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브랜드들에게는 늘 위협에 방어해야하는 입장인 셈이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디젤엔진이 가솔린 엔진의 영역을 빠른 속도로 대체해 나가는 듯 보이지만 나의 선입견속에 벤츠는 가솔린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모든 자동차가 연비가 좋고 실용적이어야할 필요는 없다.
벤츠를 경제적인 개념으로 차를 바라보면 정말 중요한 것들이 감춰질 수 있다.
요즘 자동차에 요구하는 환경과 경제성 그리고 실용성이라는 키워드를 걷어내야 진짜 알맹이가 보일 것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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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래된차가 로드임프레션 최신으로 올라와있어서 db가 엉켰나 생각했습니다 ㅎ
근데 전에도 올리신 시승기부분에서 보면 엔진의 압축압력을 말씀하시던데
시승할때 어떤 느낌으로 알 수 있을까요?
항상 궁금했던건데, W211 전기형 M112 3.2리터 엔진이랑, 후기형 M272 3.0리터 혹은 3.5리터 엔진의
[메인터넌스 측면]에서 차이가 있나요?
엔진이란게 처음 출시된차일땐 다들 성능이 좋은데, 10년 후에 또 평가해보면 그때는 다른 평가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질문드립니다.
후기형 엔진에서 BMW나 아우디차들처럼 마력 스펙이 좋아졌는데, 저는 이게 벤츠 특유의 배기량으로 밀어 붙이는 (rpm을 높이기 보다는) 경향이 축서 되면서, 롱텀 메인터넌스 측면에서 그 전 엔진에 비해서 약점이 될것같은 우려가 있거든요.
언급하신 엔진들에 대한 메인트넌스에 대한 차이는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 엔진이 아닌 일반엔진이고 대부분의 엔진들이 겪는 메인트넌스에 대한 숙제가 생길 뿐 특이 사항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7000rpm이상을 돌리는 벤츠 엔진은 6.2리터 AMG 엔진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에 직렬에서 V형으로 바뀐 6기통 엔진이 내구력에 영향을 줄 큰 특성의 변화가 생기진 않았다고 봅니다.
다만 6기통 3.2리터 엔진이 3500rpm을 경계로 갑자기 시원하게 속도가 붙는 느낌은 V형 엔진보다 더 스포티하게 느끼게 하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주행거리 12만, V6 3000, 7A/T(패들), 231HP, 제로백 7.3초,
스포츠서스펜션(에어매틱 X), 18인치 휠(RE050A 타이어) 등 올 순정 사양]
W211 E63 AMG, W219 CLS63 AMG 매물 가끔 훔쳐봅니다. ㅜㅜ
모빌1 광고엔 160만키로를 주행한 벤츠도 나오더군요...
집에 독일제 플레그쉽세단이 있지만 플레그쉽 급에선 벤츠와 벤츠가아닌차로 나뉘는것을 느낍니다. 물론 비벤츠라도 아우디의 경우는 투박하지만 콰트로(D3와 동세대)와 뭔가 있어보이는 디자인이 있고 7의 경우는... 저라면ㅎㅎ 7은 좀...ㅎㅎㅎ
다만 w211시대에 만들어진 벤츠들은 조금... 벤츠같지 않은 벤츠 아닌가 합니다... 과도기적인 느낌이... 발렛알바하면서도 그렇고 친구네 집차를 몰아봐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잘된차는 드문것 같기도하고 SBC에 문제가 많은것 아닌지요... 요즘나오는 차들에선 느낄수없는 브레이크답력의 루즈함?이 좀 많았던기억이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정말 세상 좋아진것을 느끼는게... 90년대에 태어나서 90년대 중,후반에 정말 1년에 한두번 볼까했던 꿈의차 벤츠가... 당시 아버지차가 쏘나타3였는데 순전히 쏘3를 사신 계기는 제가 뒷태가 벤츠를 닮아서 무조건 고놈으로 가져와야한다고 아버지에게 졸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진짜 쳐다보기만해도 '우왕! 벤츠당!!!!!'라고 할정도로 독일차에대한 환상과
엄청난 부의 이미지로 다가왔는데... 그동안 우리나라도 참 많이 발전했나봅니다. 저희집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독일제차를 사는것이 옛만큼이나 대단한일이 아닌 일상적인 모습으로 되었다는게... W211 E350같은경우엔 당시에 출고가가 1억근처였던걸로 알고있는데...ㅎㅎ 대단히 비싼 차였죠.... 잠이 덜깨서 횡설수설해봤습니다^^;;;
957카이엔 터보 검정색과 W211 E350 전기형 은색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연식이 있는 차임에도 불구하고 완전 똑같은 차가 연이어 Road Impression에 출현하네요. ㅎㅎ
제 W211은 10년차에 6만km의 마일리지밖에 안되었지만,
누구나 한 번씩은 겪는 SBC문제 말고는(얼마전 교체 완료했습니다.) 지금껏 아무 문제없이 잘 달려주고 있습니다.
모든 차가 연비 좋고 효율적일 필요는 없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디젤 위주로 라인업이 획일적으로 변하고 있는 한국 수입차 시장이 많이 아쉽습니다.
권영주 마스터님께서 요차 2.4리터 트윈스파크 사양을 제 부탁으로 시운전해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정말 감사했죠.
매우 바쁘신 분이 회원을 위해 흔쾌히 호의를 베푸시고, 수리샵도 소개해주셔서 엄청나게 저렴한 서비스를 받기도 했고요.
당시 이 차 조수석에 동승시 별난 출력도 없는 일반 모델이 스포츠카처럼 변한다는 것을 배운 대단한 기회네요.
마치 물리력을 거스르는 느낌으로...
마스터님, 너무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동 모델의 달리기 성능에 매혹되었었는데요, 두가지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은 1.발진 및 저속주행시 마치 수동 1단 기어에 고정된 것 같은 느낌의 매우 뻑뻑한 주행감 2.과속방지턱 통과시의 고통이었는데요 고속영역에서의 발군의 성능에 감탄하다가도 저속 주행에서의 위 두가지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너무 괴로웠던 기억입니다. 혹 그 차만의 문제였던것일까요? 궁금합니다^^ 아 해당모델은 E240이었습니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디젤엔진이 가솔린 엔진의 영역을 빠른 속도로 대체해 나가는 듯 보이지만 나의 선입견속에 벤츠는 가솔린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모든 자동차가 연비가 좋고 실용적이어야할 필요는 없다.
벤츠를 경제적인 개념으로 차를 바라보면 정말 중요한 것들이 감춰질 수 있다.
요즘 자동차에 요구하는 환경과 경제성 그리고 실용성이라는 키워드를 걷어내야 진짜 알맹이가 보일 것이다."
감동에 가까운 문장들이네요.... 멋집니다.